[Company Watch] SK하이닉스 올라탄 한미반도체, '2조 클럽' 성큼HBM 수요 폭발→실적 대폭 향상, 마이크론 가세 효과 전망
김도현 기자공개 2024-07-30 10:08:1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4: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신규 고객을 발굴한 데 이어 생산능력(캐파) 증대를 지속하고 있다.상승세 1등 공신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장비 외에 기존 주력 품목의 주문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계 전반의 투자가 재개된 영향이다. 추후 제품별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지만 기술 경쟁력은 충분하고 그 이상의 파이 확장으로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흐름에 자신감이 붙은 한미반도체는 매출 목표를 재차 상향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로 거듭하겠다는 의지다.
◇TC 본더 납품 본격화, 하반기 매출 4500억 기대
한미반도체는 29일 2024년 2분기(연결기준) 매출 1234억원, 영업이익 5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59.7%, 전년 동기 대비 151.6%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93.1%, 전년 동기 대비 396.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08억원, 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서 매출은 165.6%, 영업이익은 535.0% 불어나면서 반도체 업황이 확실히 반등했음을 보여줬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HBM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면서 HBM용 '듀얼 TC 본더'와 'HBM 6사이드 인스펙션' 등 수주 증가, 기존 주력인 '마이크로쏘&비전플레이스먼트' 판매 호조가 더해져 실적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TC 본더는 HBM를 이루는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이들을 접합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미반도체 설비는 미세 정렬부터 적층까지 단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마이크로쏘는 반도체를 자르고, 비전플레이스먼트는 절단된 반도체를 세척, 검사, 분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작년부터 AI 서버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 가속기를 구성하는 HBM 주문이 대폭 늘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응용처가 마땅치 않았던 시절부터 연구개발(R&D)을 이어왔고 HBM 시장이 개화하면서 빛을 봤다. SK하이닉스가 HBM에 자본적 지출(CAPEX)을 집중하는 가운데 한미반도체는 낙수효과를 입고 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연달아 수주 계약을 맺었는데 올 3분기부터 본격적인 납품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반기부터 한미반도체는 2.5차원(D) 빅다이 TC 본더도 출시한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만 매출 4500억원 이상을 올려 연간으로 6500억원을 찍겠다는 계획이다. 올 4월 한미반도체는 2024년 연매출 예상치를 5500억원으로 상향한 바 있는데, 최근 6500억원으로 다시 높였다.
지난주 SK하이닉스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당분간 HBM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정밀기계 등 국내외 TC 본더 업체가 공급망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전체 물량이 확대되는 만큼 한미반도체에 할당되는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고객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한미반도체는 2025년 1조2000억원, 2026년 2조원의 연매출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시장 상황, 한미반도체의 또 다른 고객 발굴 등으로 해당 수치는 또 바뀔 수도 있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반도체 산업 동향과 회사의 수주 등 영업현황, 투자계획 등을 근거로 숫자를 추정하고 있다"고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이은 부지 확보, 차세대 라인업 준비도 '착착'
한미반도체는 올 상반기 6공장을 오픈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한미반도체는 추가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5월에 이어 7월에도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 공장 부지를 구입했다. 두 부지는 차로 2분 거리로 근접하다.
최근 매입한 부지는 1만평 이상으로 기존 3공장 본더 팩토리 옆에 위치한다. 내년 초 공장 착공에 돌입해 같은 해 말 완공 예정이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인천 본사 2만2000평의 6개 공장에서 210대의 핵심부품 가공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TC 본더를 양산 중이다. 올해 연 264대(월 22대)의 TC 본더를 제작할 수 있고 2025년부터는 연 420대(월 35대)까지 증대된다. 신규 부지 물량까지 더해지면 캐파는 더욱 커진다.
이처럼 한미반도체가 계속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건 올 4월 미국 마이크론과 TC 본더 계약을 체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은 엔비디아향 HBM 공급에 성공하면서 관련 투자를 본격화한 상태다.
그동안 마이크론은 일본산 TC 본더를 쓰다가 품질 이슈 등으로 인해 한미반도체로 협력사를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초도 물량에 대한 평가가 괜찮다면 한미반도체와 교류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역시 내년부터 용인 팹 구축에 들어간다. 1공장은 HBM 위주로 라인이 꾸려질 예정이어서 한미반도체 비중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한미반도체는 TC 본더 다음 단계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 '하이브리드 본더' 등을 준비 중이다. HBM 패키징 방식 변화에 따른 대응이다. 각각 내년 하반기, 내후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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