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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 새긴 장덕현 "삼성전자도 유리기판 고객" 중국 '이구환신' 정책 긍정 평가, AI 시장 공략 본격화

김도현 기자공개 2025-03-20 07:11:4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3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시의적절하게 말한 것 같다. 나도 사장으로 누가 뒤에 칼을 꽂는 듯한 상황에서 살아간다. '독하지 않으면 죽는 것이고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은 신입사원부터 사장까지 새겨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19일 서울 엘타워에서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전 계열사 임원 대상의 세미나에서 '사즉생(死卽生)'을 언급하면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삼성그룹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고도 침묵을 지켜온 이 회장이었던 만큼 안팎에서 이번 메시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다. 주요 계열사 삼성전기를 이끄는 장 대표도 이 회장 발언에 공감의 뜻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장 대표(사진)는 올해 실적을 밝게 전망했다. 중국의 '이구환신(설비 투자 및 소비재 구매 관련 지원방안)' 정책이 한몫한다. 그는 "(이구환신이) 가전, 휴대폰, 자동차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삼성전기 부품사업에 상당히 도움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새 먹거리인 유리기판과 전고체전지 로드맵도 소개했다. 그는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진행된 'CES 2025' 현장에서 연내 두 제품 샘플을 고객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유리기판은 기초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유리로 바꾼 제품이다. 온도에 따른 변형이 적고 신호특성이 우수해 반도체 미세화, 대면적화 등에 유리하다. 첨단 반도체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저기는 이미 국내 세종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면서 복수의 고객과 협력 중이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의 개화 시기를 2027~2028년으로 예측하고 본격적인 양산 시점을 2027년 이후로 잡았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유리기판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잠재 고객이자 계열사 간 미묘한 관계 설정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여러 관계사가 기술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기판만 하고 인터포저는 안 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면서 "크게 보면 삼성전자도 우리 고객이고 미국 내 인공지능(AI), 서버 등 다루는 업체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인터포저는 2.5차원(D) 패키징에서 칩과 기판 사이에 투입되는 널따란 실리콘 소재를 일컫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유리기판 자체, 삼성전자가 유리 인터포저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장 대표가 선을 그은 셈이다.

장 대표는 "올해 중 몇몇 고객들과 샘플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당장 2분기부터 세종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이곳에서 샘플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아이템 전고체전지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안정성과 성능을 높인 배터리다. 삼성전기는 특정 고객과 평가 중으로 2026년 하반기 양산 목표다.

기존 주력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는 AI 분야에서 1~2개 고객 추가 확보를 추진 중이다. FC-BGA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으로 삼성전기는 부산, 베트남 등에서 대량 생산 중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PC에서 서버 등으로 FC-BGA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AI 공급망까지 진입한다면 일본, 대만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 이름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올해는 AI와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세계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부문 잠재 고객으로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은 물론 자체 칩을 개발 중인 빅테크들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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