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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쿠팡·네이버도 못잡은 '패션물류', 트랜쇼가 잡는다"이종환 대표 "월간 BEP 달성, 올해 100억 매출"…2500평 풀필먼트, 플랫폼 '디디픽' 론칭

이영아 기자공개 2024-08-12 08:44:1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0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8조원 규모 '미들 마일' 시장에서 독보적인 강자가 되고 싶습니다. 쿠팡과 네이버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공룡들도 '다품종 소량생산' 패션 물류 산업의 페인포인트(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상품 기획·생산·포장 등 물류 앞단을 해결해야 실마리가 있습니다."

이종환 트랜쇼 대표(사진)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황학동 트랜쇼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랜쇼는 동대문 인근 2500평 규모 풀필먼트 센터 'DCF'를 구축했다. 패션 상품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서울시 내 도심 물류 센터 중 최대 규모다.

DCF는 '통합 물류 인프라'로 설명된다. 상품 적재부터 재고관리, 포장, 출하, 배송 등을 '원스톱' 처리한다. 일반적인 이커머스 물류는 '소품종 대량생산'에 맞춰져있다. 물류센터 입고 이전, 상품화(검수·검품·포장) 작업이 이뤄진다. 다양한 제품을 많이 출고해야하는 패션 물류는 상품화 작업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트랜쇼는 '물류 앞단' 상품화까지 자동화해 패션 물류 '하루배송' 시대를 열었다.

◇'연쇄 창업가', 패션 물류시장 미래를 보다

1971년생 이 대표는 중국 난카이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했다. 이 대표는 '연쇄 창업가'이다. 2000년 모바일 콘텐츠 신디케이션(중개) 기업 '에스오코리아' 창립 멤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5년 CJ미디어(옛 CJ ENM)로 적을 옮겨 콘텐츠 업무를 이어간다.

이후 중앙일보, CJ ENM에 차례로 몸담았다. 그러던 중 경력을 살려 2012년 e스포츠 회사 '클라우프(Clauf)'를 설립한다. 독일계 사모펀드(PEF) '테너(Tennor)'를 투자자로 맞았고, 2014년 엑시트(회수)에 성공한다. 이 대표를 눈여겨보던 테너는 스카우트(입사) 제안을 했다.

이 대표는 "포트폴리오 사후관리와 딜소싱(투자기업 발굴)을 모두 할 기회를 얻었는데, 기업간거래(B2B) 패션 비디오 플랫폼을 개발 중인 창업자들을 만나게 됐다"며 "투자검토 및 사업화 조언을 이어오다 직접 합류해서 사업을 해보자는 결심했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 트랜쇼 법인을 설립했다. 첫 아이템은 글로벌 패션 B2B 비디오 플랫폼이다. 중소형 셀러와 독립계 브랜드가 모바일 동영상을 트랜쇼 플랫폼에 올리면 전세계 셀러와 바이어에게 공유된다. 1대1 채팅으로 실시간 상담과 협상이 가능해 거래 성사율을 높였다.

두 번째 아이템은 2019년 출시한 인플루언서 마켓 플랫폼 '에스앤에프(SNF)'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각각 개인 브랜드 기획을 통해 상품을 출시한다. 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 판매까지 트랜쇼가 처리해줬다.

두 플랫폼 모두 초반부터 입소문이 나며 빠르게 이용자를 늘렸다. 트랜쇼는 셀러 입점비와 수수료 제로(0%)를 내세우며 전세계 340개 국가로 유통망을 넓혔다. SNF는 도합 1000만명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했고, 제작 제품은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패션 플랫폼을 개발 및 운영하면서 중소형 셀러의 '물류 고충'을 체감하게 됐다"면서 "평균 상품 가짓수(SKU)가 많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까다로울 뿐더러 입고, 분류, 보관, 배송 등 고도의 물류 전문성이 요구되기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고 언급했다.

◇'미들마일' 꽉 잡은 풀필먼트, 플랫폼 확장

트랜쇼는 과감한 피봇팅(사업방향 전환)에 나선다. 패션 셀러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통합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차별점은 물류 앞단부터 공략한 것이다. 동대문에서 셀러의 사입제품을 수시로 입고하면서 상품화(검수·검품·포장)까지 직접 대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DCF는 주문에서부터 검수, 출고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물류 서비스가 18시간 이내 이뤄진다"면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자체 자원관리시스템(ERP)를 고도화할 수 있었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판매·재고관리·프로모션 지원까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DCF는 1년만에 240%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물동량(송장) 기준으로, 2023년 1분기 18만장에서 4분기 45만장까지 빠르게 늘렸다. 올해 5월에는 정식 서비스 약 1년만에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DCF는 월간 최대 물동량 90만장을 소화할 수 있는 캐파(CAPA, 생산능력)를 갖췄다. 제작 및 사입된 제품을 검수·검품·포장 공정을 통한 상품화 작업까지 직접 대행하는 것을 감안해 추산한 수치이다. 전국으로 오전에 당일발송되며 패션 물류의 하루배송을 실현했다.

최근에는 직접 DCF 물류센터에서 의류를 확보하고, 제품 확인과 배송까지 모두 대행하는 중소상공인 패션물류 미드마일 플랫폼 '디디픽(DDPICK)' 서비스 론칭에 주력하고 있다. 개개인이 진행해오던 동대문 의류 유통의 절차를 단순화해 중복 배송을 막는 구조다.

이 대표는 "패션은 여러 곳에 제작 공장이 흩어져 있다"면서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은 새벽에 대형 도매사로 배송되고, 대형 도매사는 다시 동대문 도소매 가게로 상품을 보내며, 중소형 셀러들이 이를 구매(사입)한 뒤 소비자에게 다시 배송하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디디픽은 중소형 셀러가 직접 현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플랫폼을 통해 동대문 도소매 가게의 상품들을 둘러보고 사입할 수 있다. 이후 동대문 인근 DCF에서 상품화(검수·검품·포장)를 진행한 뒤 곧바로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몇 단계에 걸친 물류비용이 절약된다.


◇"궁극적인 목표, 물류중심 유통회사 될 것"

이 대표는 물류 경쟁력은 이커머스 사업자가 갖춰야하는 필수 역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빠른배송(35.3%) △교환환불(17.2%) △원하는 시간배송(8.6%) 등으로 집계됐다. 모두 물류 관련 수요(61.1%)이다.

그는 "국내 옷가게는 15만개 정도로 추산되는데, 길거리 카페보다 많은 수치"라며 "자본력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형 셀러들의 물류 고민을 더는 것이 트랜쇼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이커머스 공룡도 잡지 못한 패션 물류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랜쇼는 올해 연매출 100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CF와 디디픽이 자리잡는다면 향후 5년이내 연간 22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률 30%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 대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물류 중심 유통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막대한 물동량을 소화하면서 ERP를 고도화하고 있는데, 빅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며 "물류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인 결정으로 제작과 판매, 프로모션 등을 컨설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 규모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49조원, 매년 7억5000만벌 의류가 제작된다. 이 대표는 "버티컬 플랫폼에서 가장 활발한 섹터가 바로 패션"이라며 "물류는 행동 하나하나가 매출이고, 진출할 수 있는 연계 산업이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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