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K-금융 빌드업]민간대출 성장잠재력 충분…기반 쌓는 한인은행③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기반 구축…단계적으로 영업 반경 확장 전망
델리(인도)=이재용 기자공개 2024-08-07 12: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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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코끼리 경제'가 고속질주하고 있다. 세계 1위 인구와 연 7%의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3대 경제 대국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발전에 따라 인도 금융시장 매력도도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인도 금융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국내 금융사들 역시 은행을 중심으로 인도시장에서의 활로를 모색 중이다. 인도의 경제 상황과 금융 환경을 들여다보고 이를 공략하려는 국내 금융사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 금융 시장은 경제 발전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 금융 시장의 핵심인 대출 서비스 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씩 성장했다. 이런 고성장에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민간 대출 비중은 50%에 불과해 성장 여력이 충분한 상태다.한국계 은행들도 성장 잠재력에 높은 기대를 걸고 인도 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진출 한인 은행만 모두 8곳에 이른다. 다만 글로벌 은행에 비하면 아직 진출 초기 단계로 수익성이 확보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향후 성장을 고려해 한국계 지상사 대상 기업금융으로 현지 기반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규제장벽 보다 높은 민간 부문 대출 성장잠재력
인도 금융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한 시장으로 꼽힌다. 유일하게 당좌계좌(Current Account) 규제를 적용해 여신 비중이 10%를 넘는 은행에서만 에스크로(Escrow) 계좌를 보유할 수 있게 하는 등 다른 나라에는 없는 장벽이 있다. 이 외에도 후발 주자로 기반이 부족한 글로벌 금융사에 불리한 면이 많다.
높고 까다로운 규제 장벽에도 글로벌 금융사들이 인도 시장을 주목하는 것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금융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인 선진국 금융시장과 파이 대비 경쟁이 치열한 다른 신흥국 시장에 견주어 보면 인도 금융시장은 블루 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인도 금융 서비스 시장을 대표하는 대출 서비스 시장의 경우 지난 10년동안 연평균 10%대의 성장을 보여줬다. 특히 기업 및 농업대출을 뺀 소매 대출은 인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화, 금융사의 금융 포용성 확대 노력, 소비자의 대출 수요 등에 힘입어 10년간 연평균 17%가량 성장했다.
이런 고성장에도 민간 부문 대출이 인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대 수준이다. 홍콩(258.9%), 미국(218.7%), 영국(147%), 싱가포르(129.1%) 등 선진 금융시장뿐 아니라 태국(160.1%), 베트남(125.9%) 등 동남아시아 금융시장보다도 크게 낮다. 여전히 민간 대출의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한인 은행, 기업금융 집중…리테일 등 영업 반경 확장 불가피
한국계 금융사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도 앞으로 관련 파이가 계속 커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고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현지에 기반을 마련해둬야 향후 과실을 취할 수 있다.
한국계 금융사의 인도 진출은 은행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포함해 모두 8개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수출입·부산은행)이 진출해 있으며 지점 및 사무소 등 현지 점포는 16곳이다.
EDCF(대외경제협력기금)와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계 지상사 및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이 영업의 주축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은 현재 대출 부문에선 오직 기업을 대상으로만 영업에 나서고 있다.
리테일 영업을 하는 곳은 1996년에 최초로 설립된 한인은행인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리테일을 시작했다. 다만 다른 은행도 기업금융으로 기반을 마련한 뒤 리테일을 취급할 방침이다. 현지 진출 한국계 지상사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의 한계는 분명하다.
현지 한국계 은행 관계자는 "한국계 기업과 교민을 상대로 기반을 잡을 테지만 한계가 있고, 미래를 본다면 현지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 산업이 고객 예금으로 대출하는 게 기본 바탕이라 현지 리테일과 현지 기업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으면 대출 규모를 키울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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