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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이차전지사는 지금]'승계' 기반 닦는 알루코, 핵심은 비상장사 '알루텍'③비상장 가족회사로 지배력↑…남매 후계 구도 ‘각축‘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07 10: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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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은 '캐즘'이라는 단어와 직결된다. 지층 속 단절된 공간이 마치 새로운 첨단 제품이 나올 때의 시장 확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말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 이차전지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 이차전지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루코는 박도봉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 알루텍을 최대주주로 구축해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알루텍은 비상장사 기업으로, 그룹 매출 95% 이상을 차지하는 알루코와 알루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영권 승계 작업 시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하기 위해서다.

◇지배구조 정점 '알루텍…'비상장 가족회사' 구축

알루코 기업집단의 계열사는 모두 13개(국내 5개, 해외 8개)다. 알루코의 종속회사에 케이피티유, 알루텍, 알루코 등 셋을 더한 숫자다. 계열사 중 알루코는 코스피에, 케이피티유는 코스닥에 각각 상장돼 있다.

알루코 지배구조 최정점에는 알루텍이 있다. 알루텍은 박 회장이 지분 42.35%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장녀 박세라 등 오너 일가가 모두 확보하고 있다. 알루텍은 그룹 핵심사인 알루코의 지분 15.05%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이 보유 중인 알루코 지분(10.45%)을 합칠 시 총지분율 25%가 넘는다.

알루텍 산하에 위치한 알루코는 알루미늄 사업 부문의 중간 지배기업이다. 전기차 이차전지 모듈케이스와 산업용 소재, 건축용 자재 등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린 현대알루미늄의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알루미늄 대표이사는 박 회장의 남동생 박준영 씨가 맡고 있다.

알루텍은 또 다른 그룹 중간 지배기업인 알루머티리얼즈의 지분도 47.95% 보유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머지 지분 52.05%는 알루코(45.68%)와 케이피티유(1.05%)가 나눠 갖고 있다. 알루머티리얼즈는 해외 자회사에 대한 경영컨설팅업을 한다. 산하에 미국과 유럽, 베트남 등 해외법인을 100% 자회사로 구축했다.

앞서 알루머티리얼즈는 2021년 8월 알루코가 본격적으로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들면서 신설된 곳이다. 내부 거래 기반의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알루코의 전기차 이차전지 모듈케이스 사업의 미국 진출 전략을 구축하는 등 신사업 확장 콘트롤 타워를 맡고 있다. 2021년 매출 3071억원에서 2022년 4864억원, 지난해 3994억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올 1분기도 매출 1020억원을 거둬 그룹 총매출의 68%를 차지했다.

알루머티리얼즈는 올 3월 미국 블루오벌SK LLC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모두 6억100만달러(약 8200억원) 규모의 전기차 이차전지의 모듈케이스를 공급하는 공식 계약도 이끌었다. 이를 총괄하기 위해 알루머티리얼즈는 같은달 US홀딩스를 설립했다. 산하에 알루머티리얼즈 아메리카도 구축했다. 다만 두 회사는 올 1분기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반영되지 않았다.

◇신사업 최전선 배치된 박세라, 지분 늘린 박준희

박 회장은 주요 계열사 경영을 전문 경영인과 형제·자녀에게 고루 맡기고 있다. 앞서 박 회장은 2007년 10월 알루코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알루코를 총괄하는 회장직(등기임원)만 유지하고 있다. 이에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을 차기 주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 회장은 산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장녀 박세라 알루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된다.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알루머티리얼즈 경영을 맡은 영향이다. 박 대표이사는 1987년생으로 올해 만 37세다. 알루텍과 알루코 지분을 각각 8.93%, 1.0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이사의 남동생 준희씨(1993년생)가 올 1분기 알루텍 보유 지분을 기존 8.83%에서 15.67%로 높인 부분이 주목된다.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은 그가 그룹 지배력의 핵심 기업인 알루텍의 지분율을 높이며 2대주주로 올라선 탓이다. 통상 지배기업의 지분 매수는 경영권 승계 작업의 밑그림으로 받아들여진다.

박 회장은 경영 승계를 위해 자녀들에게 알루코, 알루텍 지분을 증여·상속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 모두 별도의 개인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장기간 내부거래를 통한 지분 매입 전략을 쓰기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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