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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이차전지사는 지금]'고속 성장' 피엔티, 영업이익률 18% 비결은①'롤투롤 기술' 확보…1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120% 성장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09 14:50:37

[편집자주]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은 '캐즘'이라는 단어와 직결된다. 지층 속 단절된 공간이 마치 새로운 첨단 제품이 나올 때의 시장 확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말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 이차전지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 이차전지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황 부진에도 꾸준한 실적 우상향'. 피엔티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 둔화기)에도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며 반대 행보를 보이자 시장에서 나온 평가입니다.

피엔티는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매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차전지 전극 공정에 필요한 롤투롤 기술을 앞세워 신규 고객처 확보하는 등 수주 잔고를 늘리고 있다. 특히 피엔티는 LFP 배터리 양산 등 다양한 전지 제조 장비의 기술 개발에도 나서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매출 1조' 목표…핵심 경쟁력은 '롤투롤' 기술

피엔티는 국내 전극공정 업체 중에서 시총과 매출 측면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피엔티는 2003년 12월 설립된 이차전지 소재 제조사다. 전극-조립-활성화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전극 공정에 필요한 롤투롤 기술에 강점이 있다.

피엔티는 양극과 음극을 만들어주는 전극 공정용 장비가 주력이다. 전극 공정은 이차전지 수율과 생산량 확보에 직결된다. 피엔티의 핵심 경쟁력은 롤투롤 기술이다. 2009년 국내에서 최초로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관련 사업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롤투롤은 필름, 동박 등 얇은 소재를 회전 롤에 감으면서 특수물질 도포, 압축, 절단 등을 하는 공정이다. 크기가 각기 다른 롤을 정해진 간격으로 배치해 활물질을 도포하고 건조한 뒤 롤프레스 장비를 통해 얇게 만들고 슬러터 장비로 커팅하는 과정이다. 코팅 밀도를 높이고 소재 변형을 최소화해야 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피엔티의 핵심 고객사는 SK온이다. 전극 공정용 장비인 코터와 롤프레스, 슬리터를 모두 공급한다.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에도 장비를 납품한다. 토탈-스텔란티스 합작사 ACC도 동일하다. LS엠트론에도 독점적으로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SK넥실리스와 롯데알미늄 등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피엔티는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로 5454억원을 거둬 최고 실적을 썼다. 2022년 매출 2178억원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이차전지 매출 비중이 85%를 돌파하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수주 잔고도 올 상반기 2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도 실적 우상향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피엔티는 올 1분기 매출 2045억원, 영업이익 3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6.4%, 120.2% 성장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337억원을 거둬 분기 최고 실적을 썼다. 이에 피엔티는 올해 목표 매출을 1조원으로 잡았다. 이는 전년(5454억원)보다 두 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고속 성장 배경에는 높은 영업이익률이 자리 잡고 있다. 롤투롤 기술은 이차전지 양산에서 핵심으로 꼽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평가된다. 이차전지 소재의 롤 간격과 길이, 회전 속도 등에 따라 소재 품질이 결정된다. 민감하고 얇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실제 피엔티는 매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영업이익률 18.6%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도 698억원으로 2022년 597억원보다 17% 증가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6.4%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 450억 돌파…LFP 배터리 양산 '도전'

피엔티는 매년 실적 우상향에 성공하며 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됐다.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확보한 현금은 LFP 배터리 등 차세대 이차전지 사업에 투자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피엔티는 올 1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49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앞서 피엔티의 FCF는 2022년 -115억원, 지난해 -4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왔다. 2022~2023년 CAPEX로 724억원 집행한 영향이다. 이는 2020~2021년(172억원)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피엔티는 개선된 현금흐름에 현금성자산을 쌓고, 차입금 규모를 키워 유동성 확보에 총력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전극공정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FP 시장에서 국산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피엔티는 올 4월부터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에 양극활물질 양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LFP 배터리 0.2GWh(기가와트시)와 양극재 6000톤 규모의 생산을 목표한다. 올 1분기 말 기준 피엔티의 현금성자산은 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91억원 수준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피엔티는 차입금을 늘려 유동성 확보에도 나섰다. 다만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입구조를 바꿨다. 피엔티의 총차입금은 2022년 말 기준 630억원에서 올 1분기 935억원으로 늘어났다. 장기차입금을 171억원 상환한 동시에 단기차입금 228억원을 늘렸다.

늘어난 차입금에 부채총계는 불어났다. 올 1분기 피엔티의 부채총계는 1조74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기준 7930억원보다 2811억원 늘어났다. 이에 올 1분기 피엔티의 부채비율은 226.7%를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6.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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