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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투자 포트폴리오]신사업 출발점 '사내벤처', 자체 기술→글로벌 진출④'스마트팜·건기식·자사몰' 정식 부서 편성, 제품 기획해 '전통주 사업화'

홍다원 기자공개 2024-08-20 07:43:02

[편집자주]

60주년을 앞둔 농심이 라면과 스낵을 넘어선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방향성과 가능성을 찾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로 사업을 키워 온 만큼 유망한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식품은 물론 플랫폼과 AI 등 이종 산업에도 투자해 오고 있다. 농심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그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내 벤처는 단기간에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사용된다. 농심은 신사업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외부 스타트업 투자는 물론 'N.Start'를 통한 사내 벤처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팜, 건기식, 자사몰 팀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정식 부서로 편성되기도 했다. 농심이 눈여겨보고 있는 사업의 출발점이 사내 스타트업인 만큼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미래 사업의 길잡이로 활용할 계획이다.

◇7개 팀 신사업 도전, '글로벌 수출' 도약하는 스마트팜

농심은 2018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N.Start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내부에서 이뤄지는 신사업 추진 및 발굴은 'N.Start in'으로 정의해 이뤄지고 있다. 사내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신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총 7개 팀이 N.start 제도로 신사업에 도전했다. 농심은 아이디어가 채택된 팀에 사업을 키우기 위한 예산, 공간, 육성 멘토링 등을 제공한다. 농심이 임직원에게 사업을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직원들은 신사업을 제안하고 직접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사내 벤처 사업은 신사업 전반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전략실 산하의 N스타트팀이 담당하고 있다. N스타트팀에서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사업성이 있는지, 제품화시켜 시장에 출시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는지 등 여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사내 벤처 제도로 스마트팜, 건강기능식품, 자사몰 총 3개의 팀이 사업성을 인정받아 정식 부서로 펀성됐다. N스타트팀에서 도출한 신사업 가능성이 실제 비즈니즈로 이어진다고 판단한다면 각각의 농심 사업부로 이동하는 것이다.

가장 성과가 돋보인 분야는 스마트팜이다. 농심이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식품 생산에 사용하는 다양한 작물 기술을 연구해 온 만큼 오래 전부터 미래 먹거리로 스마트팜 사업을 낙점했다.
농심 스마트팜.
스마트팜 사업은 사내 스타트업 팀에서 시작됐다. 농심은 2018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공장과 기술력을 활용해 60평의 특수작물 연구를 위한 재배시설과 200평의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신설했다.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면서 2022년 11월 오만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출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농심형 수직농장 통합솔루션'의 글로벌 수출이다. 온도, 습도, CO2 등 농산물을 재배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농심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관리하고 있다. 재배하는 작물의 특성에 맞게 조건을 변경해 품질은 물론 경작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건강기능식품 팀으로 시작했던 사내 스타트업도 브랜드로 거듭났다. 농심은 2020년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을 런칭하고 콜라겐이 주력인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출시했다. 라이필은 2024년 5월까지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설명이다.

자사몰인 '농심몰' 역시 시너지 효과를 내는 하나의 채널로 자리잡았다. 2022년 오픈한 농심몰에서 라면과 스낵 등 신제품을 먼저 출시하는 만큼 고객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더해 농심몰 전용 제품과 소비자 참여형 패키지 꾸미기 서비스 '농꾸'로 자체 유통망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면허 대신 '제품 개발·브랜드 기획'으로 주류 진출

농심의 사내 스타트업 N-Start 활동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반려동물과 주류로 사업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존 농심이 보유하고 있던 브랜드와 지적재산권(IP) 등을 활용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올해 4기로 선정된 총 6명의 직원들은 '반려동물 영양제'와 '전통주'를 아이템으로 사업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농심은 건강기능식품 분야를 반려견으로 확장했다. 지난달 8일 '반려다움'이라는 브랜드로 여러 영양제를 출시했다.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주류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전통주 사업화 추진팀'에서 기존 농심 스낵 '꿀꽈배기'를 활용한 '꿀꽈배기맛주'를 출시했다. 전통주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전통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개발했다. 농심 브랜드를 활용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결과로 보인다.
구디웨이브클럽 전통주 하이볼
신규 브랜드인 '구디웨이브클럽'도 런칭했다. 구디웨이브클럽의 첫 번째 제품은 전통주와 하이볼을 합친 것이다. 향후 옛것과 새것, 글로벌과 한국 문화 등을 융합한 식음료 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농심은 주류 제조 및 판매 면허가 없다. 앞으로도 받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주류 제조와 판매는 전문 제조업체와 편의점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주류 사업에서 농심의 역할은 제품 개발과 브랜드 기획 및 활용인 셈이다.

이처럼 사내 스타트업 제도를 활용해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고 신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농심은 회사의 장기 경쟁력이 직원들의 능동성에서 나오는 만큼 N-Start를 통해 미래 사업의 해법을 찾아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잘 나가는 제품이나 서비스 중에 시작이 신사업이었거나 사내 벤처 형태로 출발한 것들이 많은데 기존 사업과의 접점과 자연스러운 연결 효과가 장점이라"며 "팀에서 시작해 사업부로 자리를 옮기고 통상 규모가 커지면 자회사 분사까지 이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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