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유비쿼스, 어두운 5G 업황에도 빛난 성장세①유선 인터넷 수요 증가에 호실적, 필수 장비 'FTTH' 몸값 고공행진
최현서 기자공개 2024-08-21 13:05:38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비쿼스는 24년 전 이상근 대표가 세운 통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이 대표는 국내 최초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였던 '두루넷'에 몸담으며 유선 네트워크 기술자로서 날을 갈고 닦은 인물이다.한때 로커스가 이 대표의 첫 회사를 인수하고 유비쿼스의 최대주주 자리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끝내 유비쿼스의 실권자 자리를 지켜냈다. 201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또 한 번의 변신까지 했다.
5G 인프라 투자 규모 감소로 통신 소부장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유비쿼스는 빛을 발하고 있다. 가정마다 더 빠른 인터넷 제공을 위해 필요한 장비 'FTTH'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FTTH 몸값이 나날이 올라가면서 유비쿼스는 어두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로커스와의 질긴 인연
이 대표는 1960년생으로 국민대학교 전자공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두루넷 등에서 유선 네트워크 분야에 재직했던 엔지니어였다. 두루넷은 국내 최초 초고속 ISP다. 당시 삼보컴퓨터(현 TG삼보)가 출자해 1996년부터 시범 서비스를 했고 1999년에는 국내 기업 최초 나스닥 상장사라는 위업을 달성한 곳이기도 했다.
1998년 두루넷 퇴사 후 '쎄븐웨이브정보통신'이라는 무선 인터넷 솔루션 기업을 차렸다. 하지만 2000년 쎄븐웨이브정보통신이 네트워크 기업 '로커스'에 인수되면서 쎄븐웨이브정보통신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그해 7월 뜻이 맞는 10여명의 기술자와 함께 유비쿼스의 전신 '프리미어 네트웍스'의 닻을 올렸다.
로커스가 다시 한 번 유비쿼스의 연혁에 등장했다. 2001년 쎄븐웨이브정보통신을 인수했던 로커스가 프리미어 네트웍스의 지분 68.16%를 가져가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와 동시에 이름을 '로커스네트웍스'로 바꿨다. 2004년 12월 로커스가 지분을 유상 감자하자 이 대표가 로커스 네트웍스의 최대주주 자리를 탈환했다. 이듬해 3월 로커스네트웍스에서 지금의 유비쿼스로 옷을 갈아입었다.
유비쿼스는 2017년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서 다시 한 번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해 3월 유비쿼스는 네트워크 사업부분을 인적 분할했다. 그게 지금의 유비쿼스로 자리 잡았다. 나머지 사업부문은 모회사인 유비쿼스홀딩스가 됐다.
◇우울한 업황에도 효자 역할한 'FTTH'
유비쿼스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최초'다. 이 대표는 엔지니어였던 경력을 살려 국내 최초로 메트로 이더넷(L2·L3) 스위치 솔루션을 만들었다. 스위치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적용한 여러 통신 장비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장비다. 세계 최초 5G 백홀 스위치 상용화 타이틀도 유비쿼스가 갖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KT와 LG유플러스와 같은 든든한 고객사와 일찌감치 연을 맺었다.

특히 기존 먹거리였던 스위치 대신 FTTH(Fiber To The Home)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FTTH는 가정까지 광케이블을 연결해 주는 장비다. △2018년 26.6%(349억원) △2019년 23.7%(247억원)였던 전체 대비 FTTH의 매출 비중은 2021년 처음으로 41.8%(581억원)를 기록하며 40%대를 넘겼다. 지난해에는 54.5%(819억원)까지 확대됐다.
FTTH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화질 동영상 등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데이터 업로드와 다운로드 속도 모두 빨라져야 하는 상황이다. 초당 1기가비트(Gbps)급 인터넷 서비스를 10Gbps 급으로 바꾸는 수요가 증가했다. 즉 기존에 깔려 있던 광동축혼합망(HFC)을 FTTH로 바꿔야 하는 수요가 함께 늘어난 셈이다.
그로 인해 FTTH의 몸값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2021년 3467만5000원이었던 FTTH 단가는 2022년 3248만3000원으로 일시적으로 내려갔지만 지난해 4316만7000원을 기록했다. 스위치의 단가가 △2021년 61만7000원 △2022년 48만1000원 △2023년 45만9000원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5G 인프라 망 축소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통신 소부장 기업과 달리 좋은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는 배경이 됐다. 지난해 유비쿼스는 매출 150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9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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