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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로 진격하는 K-스타트업]에니아이, 'B2B 구독 모델' 구축…'통합 쿠킹로봇' 목표②투자사 눈길 잡은 기술력, 푸드테크 성장 가능성도 주목…핵심 기술 전문가 5인 모여

이채원 기자공개 2024-08-20 07:29:08

[편집자주]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K-스타트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까. K-스타트업이 탄탄한 기술력과 섬세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등 기존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산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휘봉을 잡았고, 주요 LP 및 벤처캐피탈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더벨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의 미래 청사진과 향후 성장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식업계는 근무시간이 길고 노동집약적 일이 많아 직원채용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여기에 고물가와 최저임금 상승이라는 어려움까지 직면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향후 20년 동안 노동 공급이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산업 1위로 ‘음식점 및 주점업’을 꼽았다.

에니아이 창업자 5명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외식업계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력난에 주목해 햄버거 조리 로봇 ‘알파 그릴(Alpha Grill)’을 개발했다. 알파그릴은 햄버거 패티를 알맞은 굽기로 한 시간에 200개까지 구울 수 있다. 햄버거 조리 과정 중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 한다는 패티 굽는 작업을 대신 해준다는 점에서 외식업계의 호응을 얻었다.

회사는 햄버거 로봇을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할 방침이다. 통합 쿠킹로봇 플랫폼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또 단순히 로봇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B2B(기업 간 거래) 외식업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도입한다.

◇누적 1500만 달러 투자 유치…알파그릴·알파클라우드 성장성 주목

에니아이는 2020년 설립 후 현재까지 누적 1500만달러(약 19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 초 인터베스트, 캡스톤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영국 기반 투자사 이그나이트 이노베이션 등으로부터 1200만달러(약 157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캡스톤파트너스, 롯데벤처스 등으로부터 300만달러(약 40억원)를 유치했다.

투자사들은 에니아이의 기술력과 푸드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에니아이가 2022년 내놓은 알파그릴은 햄버거 맛의 핵심으로 불리는 패티를 굽는 로봇이다. 패티를 굽는 작업은 햄버거 조리 과정 중 가장 높은 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정 조리 온도를 준수하면서 하루에 수 백 개를 일관된 맛과 품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에니아이 알파그릴
에니아이는 패티 조리 시간을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알파그릴이 햄버거 패티 양면을 굽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내외다. 전통적으로 패티를 뒤집으며 굽는 조리 방식과 달리 로봇이 패티의 양면을 동시에 구우면서 조리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시간당 200개의 패티를 조리할 수 있어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도 주문량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로봇팔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심플한 디자인으로 설계돼 불필요한 동작을 없앴다. 주방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상업용 조리 집기와 몸집이 비슷해 사용자가 로봇을 도입하는 데 있어 부담을 없앴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니아이는 알파그릴에 센서를 부착해 덜 익은 패티를 선별해내는 인공지능(AI) 조리 관리 시스템 ‘알파 클라우드(Alpha Cloud)’도 개발했다. AI로 햄버거 조리의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알파 클라우드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등의 기술을 활용해 패티 표면의 익힘 정도를 자동으로 판단하고, 그 결과를 점수로 평가해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알파그릴에 탑재된 비전 센서가 패티의 조리 과정을 촬영하고 알파 클라우드로 실시간 전송하면 데이터를 분석해 패티의 완성도를 평가한다. 따라서 불균일하게 익었거나 핏물이 있는 패티를 자동적으로 선별해낼 수 있다.

매장에서 이를 도입하면 덜 익은 패티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며, 음식에 대한 품질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수백 개의 매장에서 조리되고 있는 햄버거 맛을 모니터링 및 관리할 수 있다.

에니아이는 현재 알파 클라우드를 알파그릴을 사용하는 매장에 시험 도입하고 있다. 향후에는 구독형 서비스로 B2B 고객에 제공할 계획이다. 알파그릴은 현재까지 총 15개의 햄버거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황건필 에니아이 대표는 “작은 매장에서도 알파그릴과 알파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 부담을 줄이는 구독형 서비스를 내놓으려고 한다”며 “외식업체는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을 줄이고 없이 월 납입을 통해 조리로봇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고도화 위해 대규모 채용 진행 중

에니아이가 조리로봇 분야에서 빠르게 두각을 드러낼 수 있던 것은 핵심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모인 덕분이다. 에니아이 창업팀은 로봇제어, 설계, 인공지능 인지 기술 등 조리로봇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로봇의 하드웨어(기계, 구조, 전자회로)와 소프트웨어(임베디드, 제어 알고리즘)를 모두 개발하고 작은 부품 하나까지 직접 가공한다.


황건필 에니아이 대표(사진)는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인연을 맺은 인력들을 모아 회사를 창업했다. 황 대표는 1990년생으로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2016년 광학을 이용한 뇌 영상기기를 개발하는 회사인 오비이랩(OBELAB)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카이스트 학부시절부터 만난 우수 인력들을 모았다. 그는 4명의 공동창업자에 대해 ‘전쟁터에서 등을 맡길 수 있는 전우들’이라고 표현했다. 지민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황 대표와 학부시절부터 14년째 인연을 이어온 인물이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학사, 석사, 박사를 졸업했다. 오비이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지내기도 했다.

김서현 엔지니어는 고려대학교 전기과를 거쳐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석·박사를 졸업했다. 에니아이에서 전기·전자 엔지니어를 맡고 있다. 장주철 리드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물리학과 학사를 졸업했다. 소프트웨어팀을 담당한다. 김소정 기계 엔지니어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학·석사를 거치고 커넥티드 피트니스 스타트업 오몰래(Omolle)를 창업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에니아이는 향후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수집과 비전 AI, 인터페이스(UI) 구축 등 기술 고도화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동시에 기술 사용성을 확장할 계획이다. 햄버거 전 조리과정을 수행하는 로봇, 스테이크 등 다른 음식에도 적용 가능한 로봇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소프트웨어 팀을 본격적으로 꾸리고 공격적인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20명을 채용했으며 향후 개발자 20여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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