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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유비쿼스, 흔들리는 FTTH 매출…신사업 카드 '만지작'②지난해 대비 30% 낮아진 단가, 저렴한 장비 늘어난 탓…탈출구 찾기 시급

최현서 기자공개 2024-08-22 08:41:32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7: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비쿼스 호실적을 견인했던 광가입자망(FTTH) 사업의 힘이 빠졌다. 올해 2분기 매출은 반토막 가까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80% 이상 감소했다. 전방위적인 통신비 압박 효과가 도미노처럼 이어져 통신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무선 뿐만 아니라 유선 부문 주요 투자도 줄여 통신 사업자들이 요금제 가격을 낮추거나 할인을 제공한 탓이다. 올 상반기 기준 유비쿼스 매출의 95% 이상은 국내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불안한 업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신사업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외부에 확실히 확인된 관련 움직임은 없다.

◇힘 빠진 주력 수익원, 유비쿼스 실적표에 고스란히

19일 유비쿼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8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7.3%, 80.8% 줄어든 수치다.


현금 보유 상황도 악화됐다. 올 2분기 유비쿼스의 당기순이익은 3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87억원) 64.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줄자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290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137억원까지 줄었다.

그나마 차입금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13억원 가량이다. 다만 사업적 측면에서 보면 적은 차입금 규모를 마냥 청신호로 볼 수만은 없어 보인다. 새로운 사업 확장이나 투자를 그만큼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유비쿼스가 집행한 투자비(투자활동현금흐름)는 37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지난해 동기만해도 144억원 가량이었던 항목인데 올 들어 그 규모가 대폭 꺾였다. 회사가 영위하는 통신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더 이상 투자 혹은 먹거리가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방증하듯 유비쿼스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FTTH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게 전반적인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올 상반기까지 FTTH 누적 매출은 219억원이다. 이 중 내수를 통해 161억원을 벌었다. 지난해 상반기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유비쿼스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FTTH를 통해 470억원을 벌었다. 내수는 390억원, 수출은 80억원이었다.

◇통신비 압박 '나비효과'…"신사업 전문 조직 구성 중"

FTTH 매출이 힘을 받지 쓰지 못 한 건 단가가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FTTH 단가는 2309만원이다. 지난해 상반기(3342만원)와 비교했을 때보다 30.9% 낮다.


올해 2분기 급격히 낮아지기 전까지 FTTH 단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2017년 2086만원이었던 FTTH 단가는 지난해 말 4317만원을 기록했다. 6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FTTH 단가가 우상향인 배경에는 데이터 전송량 증가가 있다.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과 같은 큰 데이터 전송 수요는 늘었다. 동시에 이를 빠르게 주고받는 인프라도 갖춰야 했다. 기존 초당 1기가비트(Gbps)였던 인터넷 속도로는 모자랐다. 그로 인해 통신 사업자들은 초고속 인터넷 속도를 10Gbps까지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FTTH의 몸값은 덩달아 올라갔고 유비쿼스도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전방위적인 통신 요금 인하 압박으로 인해 통신 사업자들은 투자를 줄여 요금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망 교체와 같이 큰 비용이 드는 근본적인 장비 투자액을 줄였다. 이 악영향은 고스란히 통신 소부장 기업으로 이어졌다.

유비쿼스 관계자는 "FTTH 관련 제품 중 광회선터미널(OLT)이 단가가 높은데 해당 제품의 판매 수량이 줄었고, 반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접속 단말장치(ONT)의 판매량은 늘었다"며 "통신 사업자이 망을 바꾸는 작업에 대한 투자가 조금 더디다"고 말했다.

유비쿼스도 이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KT, LG유플러스가 주요 고객사인 유비쿼스에 직격타로 작용했다. 유비쿼스의 올 상반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2.7%(13억원)에 불과하다.

통신 사업자가 투자를 줄이는 어두운 업황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던 과거와 달라진 가운데 이를 타개할 유비쿼스의 신사업은 아직 없다. 2017년 인적 분할로 법인을 세운 이후 주주총회 등을 통해 한 번도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분야의 전문인력 영입을 통해 신사업 출구를 찾겠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유비쿼스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조직 구성을 진행했다. 손 놓고 있던 건 아니었다"며 "아직 가시적으로 발표드릴 만한 사항은 없지만 기존보다 좀 더 전문적인 인력 구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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