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예술계 패트런 양성소]국립중앙박물관회, 고가 문화재 환수 '중역'④ 박물관을 아끼는 모임, 50년 후원의 역사…교육 프로그램 연간 4000명 모여
서은내 기자공개 2024-08-23 08:25:19
[편집자주]
미술시장에서 '컬렉터'는 중요한 소비의 축으로서 기반을 공고히 형성하고 있다. 컬렉터는 미술시장의 수요자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생산자(작가)에 대한 후원자 역할을 한다. 컬렉터들은 나아가 모임을 조직하며 교육과 후원 사업의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더벨은 문화예술계 패트런 양성에 역할 해온 주요 조직과 핵심 키맨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물관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국립중앙박물관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는 공익 단체이면서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 후원회로 자리하고 있다. 기부와 기증 문화를 활성화하고 교육, 문화사업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1974년 자발적인 모임으로 시작됐다.국립중앙박물관회는 1981년 사단법인으로 정식 발족하고 조직적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중요한 환수 문화재들을 구입하고 이를 기증하는 일은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국보급 문화재들도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구입해왔다. 또 전통문화 보급을 위해 강사진을 꾸리고 특설강좌, 연구강좌, 테마강좌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회 관계자는 "지난 50여년간 박물관의 전시실을 개편하거나 국내로 반환이 안된 중요 유물들을 환수해오는 등 국가 예산으로만 하기에 어려운 일들을 해오고 있다"며 "역사, 문화, 미술, 예술사, 그리스 신화 등 훌륭한 박물관 강좌들을 만들어 매년 4000여명이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재 24점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회에 기증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회가 50주년이 되는 해다. 50년 전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을 비롯해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호 정신을 내세운 58인의 사회 각계 리더들이 모인 것이 모임의 시작이었다. 홍종인 전 조선일보 회장, 김재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세중 국립현대미술관장, 화가 천경자 박래현, 건축가 김수근 등이 발기인에 포함됐다.
현재까지 국립중앙박물관회가 기증한 문화재는 24점에 달한다. 1000여권의 해외서적, 학술지도 기증했다. 주요 기증 문화재로는 1989년 청자벼루(중국 육조시대 유물), 15세기 백자 청화 모란넝쿨무늬 항아리, 19세기 자수화조 8폭 병풍과 화각함, 서예가 오세창의 상형고문, 고려시대 동제불감과 은제금도금관세음보살좌상 등이 있다.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회는 조선 16세기 나전함을 미국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받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16세기 나전칠기 공예 특징을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2019년 기증한 조선시대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는 회원인 윤광자 씨의 기부금을 토대로 구입한 문화재다.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국립중앙박물관회의 1호 기증품으로 불리는 '천전리 암각화'의 스토리도 흥미롭다. 1985년 당시 박물관회의 운영위원회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이전에 기념비적인 유물을 구입, 기증하자는 건의를 냈다. 당시 모임은 적은 예산으로 겨우 운영되던 시기였다. 유물 구입 여력 없었고 유물을 복제해 기증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복제품 제작에 필요한 660만원을 십시일반 모금한 일화가 전해진다.
◇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경영자들 출연자 명단에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회로 모이는 기부금 규모는 지난해 크게 늘어났다. 서로 뜻을 모은 후원자들의 수 뿐 아니라 후원 건수도 급증했다. 2023년 국립중앙박물관회의 사업수익 중 기부금 규모는 약 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기부금 규모(20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지난해 기부금 수익의 규모는 최근 6년간의 수치들과 비교해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기부금 수익 규모가 10억원에서 21억원 사이를 형성했다. 지난해 기부금을 출연한 후원 건수는 약 340건이 넘는다.
국립중앙박물관회의 뜻에 동참하고 있는 회원들은 국내 수많은 기업 총수들, 대기업 경영자들이다. 기부금 출연자 명단을 살펴보면 주요 대기업 오너가의 낯익은 이름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국립중앙박물관회의 기부 의미에 뜻을 함께하며 적게는 수백만원부터 많게는 억원 단위의 기부금을 개인의 이름으로 출연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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