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밸류업 점검]자사주 소각·액면분할까지 '주가 부양' 총력전②액분 이후 소액주주 유입 기대감, 주주와 장기동행 '방점'
홍다원 기자공개 2024-08-28 08:42:29
[편집자주]
올해 1호 코스피 상장사인 에이피알이 밸류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10년 만에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거듭난 만큼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꾸준한 제품 개발과 시설 투자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주주가치 제고다.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과 소각, 액면분할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에이피알의 밸류업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미래 청사진을 그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에이피알의 가장 큰 고민은 주가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 25만원을 소폭 웃돌고 있지만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았고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주와 장기적으로 동행하기 위해선 주가 안정과 주주환원책이 필수적인 만큼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5 대 1 액면분할을 진행해 유통 주식 수도 늘린다. 소액주주들이 쉽게 접근할 수도록 주당 가격을 낮추고 활발한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매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종가 기준 고점 '40만원' 이후 내리막길
에이피알은 코스피 상장 첫날 시초가 44만원5500원을 기록하다 시초가 대비 28% 하락한 3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6월 27일 종가 40만2500원으로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7월 10일 종가 기준 30만원선이 무너진 이후 아직 30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상장 전부터 에이피알의 미래 성장성에 집중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던 만큼 7월 31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하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에이피알은 2분기 매출액 1555억원, 영업이익 2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2%, 13% 성장했지만 컨센서스(매출액 1660억원, 영업이익 310억원) 대비 각각 6.3%, 9.6% 밑돈 수치다.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건 화장품은 잘 팔렸지만 뷰티 디바이스 신제품 '울트라튠' 판매가 부진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를 반영해 에이피알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8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낮췄다.
그럼에도 공모가(25만원)보다는 높은 가격을 유지해 왔지만 블랙먼데이인 8월 5일에는 상장 이후 최저점인 20만50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고 주가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하루 만에 11% 이상 주가가 빠지자 에이피알 김병훈 대표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주서한을 보냈다. 주주들에게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던 원인을 설명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 요소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대표는 "더 빠른 성장을 기대하셨던 분들의 기대치에는 부족했을 수 있으나, 생산과정, 수출과정, 인허가 기간 등 물리적으로 발생하고 지연되는 시간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는데 병목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전사 매출 16.4%에 해당하는 500억원의 매출을 미국 시장에서 달성했고 하반기에는 이보다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해 여러 신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당·자사주 매입 '주주환원책' 발표, 책임경영 강화
실적 성장 외에도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등 실질적인 주주환원계획을 내놨다. 주주들과 장기적으로 동행하기 위해선 주가 안정과 밸류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5월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자사주를 취득했다. 성장성을 입증하고 스스로 책임 경영 의지를 내비치기 위해서다. 김 대표와 신재하 부사장, 정재훈 상무이사는 에이피알 자사주 총 1만2300주식을 약 36억원에 매입했다. 김 대표는 약 32억원 규모(1만1000주), 신 부사장은 3억원(1000주), 정 상무이사는 3000만원(1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한 달 뒤 에이피알도 6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자연스럽게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매입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소각 계획도 밝혔다. 신탁기관인 NH투자증권이 오는 12월 23일까지 에이피알 자사수를 취득한 이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러한 주주환원책을 장기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에이피알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현금배당을 포함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한다. 규모는 매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이다.
주가 안정이 가장 큰 고민거리인 만큼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에이피알은 7월 31일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액면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보통주 1주당 액면가는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된다.
분할을 마치면 에이피알 총 발행 주식 수는 762만178주에서 3810만890주로 늘어난다. 신주 발행 이후 10월 31일 거래가 재개되면 공모가 기준 1주당 25만원이었던 에이피알 주가는 5만원, 주식 수는 5주로 늘어나게 된다.
상장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주관사에서 꾸준히 액면분할에 대한 요청이 있었다. 한 주당 액면가와 거래가가 너무 높아지면 거래량이 줄어들고 신주 발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에이피알은 액면분할로 얻을 수 있는 효과로 주식 유동성 증가를 꼽았다. 거래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나고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소액주주들이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시장 안정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액면분할 이후 유동성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재무 건전성과 미래 성장성을 갖고 장기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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