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바람 부는 위믹스]박관호 체제 위메이드, 게임 살아야 가상자산도 산다⑤블록체인 기술 개발 대신 게임 중심 재편…실적 개선 목적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9-02 13:18:49
[편집자주]
위믹스는 국내 블록체인 업계를 대표하는 프로젝트지만 출범 직후부터 최근까지 늘 '이슈메이커'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미르4 글로벌>을 통해 P2E 시장을 개화시키면서 호평을 받더니 곧바로 위믹스 초과 유통 논란이 불거져 '악동' 신세로 전락했다. 논란에도 끄떡 없이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던 위믹스의 행보가 최근 심상치 않다. 올해 위믹스를 둘러싼 잡음이 유독 거세다. 위메이드는 사업조정 칼을 빼들었다. 위믹스의 향후 사업 계획과 경영진 구속, 유통량 논란 등 대응책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회장) 취임 후 6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위믹스 사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연관성이 크지 않은 블록체인 기술,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를 대거 정리했다. 대신 다수의 게임을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상자산을 출시하는 등 '게임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위메이드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가상자산 공시 의무 강화로 위믹스 유동화, 판매 매출 인식 등 부가적인 방법으로 실적을 부풀릴 방안도 없어졌다. 이제는 게임으로 실적을 내야 한다는 박관호 대표의 경영 방향성이 담겨 있는 결정이다. 가상자산은 당분간 게임 흥행을 뒷받침할 요소로 활용할 전망이다.
◇'선택과 집중' 기조…리스크 큰 디파이 서비스 타 기업에 이관
위메이드는 최근 탈중앙금융(디파이) 서비스 일부를 '온체인랩스'로 이관헀다. 온체인랩스는 올해 5월 설립된 신생 블록체인 기업이다. 위메이드와 지분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관 목적물은 △스왑(교환) △리퀴드 스테이킹 △대출 등이다. 탈중앙화 서비스라 당국의 규제를 적용받지는 않지만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서비스들이다.
지난해 하루인베스트, 델리오 등 가상자산 담보대출 기업이 운용 실패로 고객 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당국 제제가 있었고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의 기소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위믹스 디파이 서비스는 탈중앙화로 위 사례와는 유형이 다르다. 하지만 상장사인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담보대출 서비스를 운영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 사업 부문에도 선택과 집중 기조를 적용했다. 우나기 서비스 종료가 대표적이다. 우나기는 위메이드가 체인랑크와 협업해 개발한 '크로스체인' 기술이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가상자산 간 교환을 돕는 서비스였다.
가상자산은 기반 블록체인이 다를 경우 거래소를 통한 매매가 아닌 이상 직접 교환이 불가능하다. 또 투자자들이 전용 가상자산 지갑을 여러 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탄생한 게 크로스체인 기술이다. 위메이드도 우나기 서비스를 활용해 위믹스 저변을 확대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박관호 대표 취임 후에는 외부 확장보다는 위믹스 플랫폼 내 게임들을 활성화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이에 당장 활용성이 낮은 우나기를 출시 6개월만에 종료시켰다.
같은 기조 하에 이더리움 레이어2 기술을 개발하는 자회사 라이트스케일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 위메이드는 2022년 100억 원(위믹스 380만 개)을 들여 라이트스케일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실적 중심 경영, 블록체인 투자보다 게임 흥행이 먼저
박관호 대표는 비용효율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가 운전대를 잡으면서 가장 강조한 건 흑자전환이다. 적자를 감내하는 투자보다는 수익성이 부족한 사업은 과감히 쳐내는 경영 효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위메이드 창업자이자 지분 40.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블록체인 투자만큼은 줄이지 않겠다던 전문경영인 장현국 전 대표(현 부회장)와 오너 박 대표 간 경영 철학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 대표 체제에서 위메이드는 게임이 살아야 위믹스도 살아난다는 방향 아래 움직이고 있다. 이에 올해 연말 출시 목표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토큰 이코노미를 입힐 계획이다.
자회사인 위메이드엑스알이 개발한 게임으로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성공한다면 위메이드도 연결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이 치열한 MMORPG 장르 속 레전드 오브 이미르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요소를 차별점으로 내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위믹스페이와 플레이토큰을 출시한 것도 박 대표의 기조와 맞물려 있다. 무리한 투자 대신 게임 흥행을 위한 요소로 위믹스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플레이토큰 투자자에게 게임에서 제공하는 혜택 우선 접근권, 아이템 구매 기회 등을 제공하면서 유저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위메이드는 단시간에 위믹스 전략을 완전히 새로 수립할 수는 없지만 시간을 두고 하나씩 변화시켜나간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어떤 방향으로 위믹스 사업을 전개할지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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