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보수 분석]유독 보수 적은 신한금융 회장들, 왜③'위상' 못미치는 보수…2015년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
조은아 기자공개 2024-09-03 10:57:50
[편집자주]
금융권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 직원은 평균 1억원을 웃도는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도 그럴진대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떨까. 금융권 주요 회사 CEO들의 보수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 회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르는 데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같은 자리지만 상황에 따라 보수 격차가 워낙 크다. 한때 연간 보수가 46억원을 넘겼지만 최근 몇 년사이엔 10억원에도 못미쳤다.신한금융은 KB금융과 함께 국내 '리딩 금융' 자리를 두고 다투는 명실상부 양강이다. 최근 5년의 전적(연간 순이익)만 살펴봐도 KB금융이 3승, 신한금융이 2승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라이벌전을 펼치고 있지만 수장들의 월급 봉투는 사정이 다르다.
◇한때 보수 46억…장기성과급만 34억
한동우 전 회장 때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의 보수 역시 금융권에서 내로라하는 수준을 자랑했다. 일례로 한 전 회장은 2015년 무려 46억원대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는 7억7000만원으로 그리 놀라운 수준은 아니지만 여기에 연간성과급과 장기성과급이 더해지면서 큰폭으로 뛰었다.
연간성과급은 전년(2014년) 성과를 평가해 이듬해(2015년) 1분기 지급이 이뤄진다. 당시 한 전 회장은 연간성과급 4억3000만원을 받았는데 최종 지급액은 ROE, 영업순이익 등의 경영지표 평가 결과와 함께 경쟁사 대비 상대 주가상승률에 따라 결정된다.
당시 한 전 회장의 보수를 끌어올린 건 장기성과급이다. 무려 34억20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금융지주 전체를 통틀어서도 흔치 않은 금액이다.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도 2023년 역대급 장기성과급을 지급받았는데 당시 금액은 20억원으로 한 전 회장이 받은 금액에는 한참 못미쳤다.
신한금융은 당시 "경영지표 평균 달성률이 93%, 상대 주가상승률이 136%로 양호하게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한 전 회장은 재임 기간에 연간성과급 역시 매년 지급받았다. 가장 많이 받았을 때는 2014년의 4억3000만원인데 나머지 역시 4억원 안팎이 꾸준히 유지됐다.
◇2021년부터 사라진 성과급
분위기가 달라진 건 조용병 전 회장이 취임한 뒤부터다. 신한금융 회장의 보수는 크게 급여와 상여(연간성과급과 장기성과급)로 나뉜다. 급여는 기본급과 경비성 수당으로 이뤄지는데 다른 금융지주들과 큰 차이는 없다.
경비성 수당은 말 그대로 업무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돈이다. 직원들의 경조사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신한금융의 급여는 8억원으로 고정돼 있다가 2022년부터 8억5000만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취임한 진옥동 회장 역시 연간 8억5000만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물론 경비성 수당이 포함된다. 급여가 8억원이던 시절 경비성 수당은 3억5000만원으로 전체의 45%에 이르렀다. 8억5000만원으로 오른 지금은 경비성 수당이 얼마인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비슷하게 45%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에서도 양종희 회장은 연간 9억원의 급여를 받는데 경비성 수당이 4억원으로 45%를 차지한다.
급여가 비슷하기 때문에 금융지주 회장들의 보수는 오롯이 상여가 좌우한다. 조용병 전 회장은 취임 이후 한 차례도 장기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연간성과급 역시 2021년(2020년분)을 끝으로 받지 못했다. 당시 금융당국이 라임펀드 사태 조사에 착수하며 이사회에서 해당 성과급에 대한 지급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등 고객손실 사태 속에서 성과급 지급을 보류한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신한금융과 이사회는 고객 손실사태에 대한 CEO의 책임 있는 모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회장이 받지 못한 보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3년치 연간성과급, 그리고 장기성과급이다. 연간성과급만 모두 더해 12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조 전 회장은 지난해 퇴직했다. 퇴직했어도 보수 5억원 이상을 받으면 공시를 해야 하는데 반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에 조 전 회장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지급이 이뤄졌어도 5억원 이하라는 얘기다. 그는 특별퇴직금 역시 지급받지 못했다.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특별퇴직금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다. 조 전 회장의 일반퇴직금은 5억원 이하로 추정된다.
진옥동 회장 역시 신한은행장이던 2020년 3억원 수령을 마지막으로 상여를 받지 않다가 올 상반기 오랜만에 수령했다. 배경엔 역시 라임펀드 사태가 자리한다. 진 회장은 상반기 급여로 4억2500만원, 상여로 6억7000만원을 수령했다.
진 회장의 상여는 같은 기간 양종희 KB금융 회장(4억2700만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2억8400만원)보다 많지만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13억7200만원)보다는 적다. 양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해 회장으로 재직한 기간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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