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밸류업 포텐셜]'변화무쌍' SK디앤디, 전략 선회 성과는중장기 경영 계획 1년 만에 수정, 인적분할로 '부동산·에너지' 독립…한앤코 지분 향방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4-09-05 07:47:23
[편집자주]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상장사가 많지 않은 건설업계도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선언한 건설사는 없는 실정이다. 더벨은 국내 상장 건설사의 사업구조,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잠재된 밸류업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디앤디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SK그룹 부동산 개발을 시작으로 공간 개발과 리빙 솔루션 등을 공급하는 전문 디벨로퍼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부동산 투자와 운용, 자산 관리 등 사업 영역도 펼쳐 종합 부동산 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부동산 개발 사업이 상대적으로 긴 호흡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SK디앤디는 출범 이래 변화의 연속이다. 사업구조를 비롯해 지배구조, 재무구조 등 SK디앤디의 변화는 20년째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인적분할로 에너지 사업부문을 떼어내며 기업가치 재평가에 나섰다.
◇1년 만에 바뀐 중장기 전략, 인적분할로 재평가
SK디앤디는 올해 3월 1일 기일로 에너지 사업부문을 'SK이터닉스'로 인적분할했다. SK디앤디 본연의 부동산 개발에 집중하고, 이종사업인 에너지 사업도 독립된 영역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다.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시작으로 반년 가까이 달렸던 SK디앤디의 인적분할은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마무리를 지었다.
SK디앤디는 당초 부동산 개발 사업의 불규칙한 매출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부동산 개발 사업과 에너지 발전 사업의 자금 조달이나 진행 구조가 유사한 만큼 접근이 용이했다. 분양 단계에서 대규모 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과 달리 에너지 시장은 발전 사업소를 운영하거나 전기를 판매해 꾸준하게 매출을 인식도 할 수 있었다.
다만 시장의 관점은 다소 달랐다. 이질적인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본연의 기업가치가 절하된다고 봤다. 실제로 SK디앤디 주가는 에너지 사업부문 인적분할 이사회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 지난해 12월에는 2만원에 다다를 정도로 오르기도 했다.
2022년 7월 SK디앤디가 발표했던 중장기 사업전략보다 더 높은 기대감이다. 당시 SK디앤디는 외형 성장과 고수익 구조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주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 영역에선 공간 디벨로퍼로서 상품 개발 확대와 에너지 부문에선 SK그룹 등과 사업 강화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2026년까지 매출액 2조원 이상 달성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1년여 만인 지난해 9월 SK디앤디는 부동산과 에너지를 따로 떼어내기로 하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인적분할의 성과는 어떨까. 시가총액을 통해 본 SK디앤디 기업가치는 1600억원대다.
반면 SK이터닉스 시가총액은 4500억원을 넘는다. 양사의 단순 기업가치 합계가 620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인적분할 결의 전까지 5000억원을 밑돌았던 SK디앤디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각자 사업구조를 구축한 편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개발 자산 확대, '공덕역·성수동' 사업장 확보
SK디앤디의 실험은 계속될까. SK이터닉스 인적분할 이후 사업구조는 부동산 개발과 임대 사업, 그리고 가구 사업 정도로 단순해졌다. SK디앤디는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성장 기반을 확고히 만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를 통한 투자 운영, 디앤디프라퍼티솔루션(DDPS)을 통한 임대 운영 확대 등을 더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SK디앤디는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재고자산 가운데 건설용지 규모가 6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6.7% 증가한 수준인데, 개발하기 위한 부지를 추가로 더 확보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공덕역 주상복합 개발사업과 성수동 복합개발사업 등이 새롭게 추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생각공장 구로와 군포 트리아츠 A-1 등 20개 부동산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명동N오피스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연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사업장들의 준공과 매각 일정이 올해 하반기부터 향후 몇 년간 이어질 예정인 만큼 차익 실현도 예상된다.
시장의 관심은 SK디앤디의 또 다른 변화가 이어지느냐다. 사실 SK디앤디는 SK그룹 편입 이래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2004년 설립 당시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안재현 전 SK디앤디 대표가 지분을 7대 3의 비율로 양분하고 있었다.
이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래 SK가스와 SK디스커버리 등으로 지배구조가 변경됐다. 현재 SK디앤디가 SK그룹 내에서도 최 의장이 지배력을 지닌 SK디스커버리 계열사로 평가받는 이유다. 최근 SK그룹 리밸런싱 파고에선 한발 빗겨난 상황이지만 기업가치 개선 효과가 눈에 띄지 않을 경우 또다른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앤코 보통주 전량 전환, 이사회 구성 변화 눈길…엑시트 나설까
SK디앤디 지배구조 측면에선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최 의장은 2018년 SK디앤디 보유 지분을 '한앤코개발홀딩스(유)'에 매각했다. 이를 기점으로 SK디앤디는 SK디스커버리 계열엔 속하지만 한앤코개발홀딩스가 SK디스커버리보단 주식 수가 2주 많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SK디앤디가 SK이터닉스를 인적분할 하면서 한앤코개발홀딩스는 기존에 보유했던 우선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앤코개발홀딩스는 582만1753주(31.27%)를 보유하고 있다.
한앤코개발홀딩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만든 법인이다. 이에 SK디앤디에는 한앤컴퍼니 몫으로 김재민 기타비상무이사가 합류해 있는 상황이다. 비상근인 그는 김도현 SK디앤디 대표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꾸리는 주요 구성원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SK디앤디 이사회 구성의 변화다. SK디앤디 이사회는 사내이사 1인과 SK디스커버리 몫의 기타비상무이사 1인, 한앤컴퍼니 몫의 기타비상무이사 2인 그리고 사외이사 3인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SK디앤디 이사회는 사내이사 1인과 한앤컴퍼니 몫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으로 축소됐다.
한앤컴퍼니의 SK디앤디 엑시트 시점은 아직 불명확한 상황이다. 다만 SK디앤디 투자 금액이 2000억원이 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기업가치로는 매각이 쉽진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인적분할로 보유하고 있는 SK이터닉스 지분 가치 등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사 모두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뒤에야 매각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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