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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소부장 특화' 케이런벤처스, AUM 2000억 노린다①삼성전자 출신 파트너 3인 설립…전주기 투자 밸류체인 갖춰

이채원 기자공개 2024-09-09 07:58:11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런벤처스 사명에는 국내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을 글로벌 스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K스타트업의 러닝메이트가 되기 위해 삼성전자 출신 파트너 3명이 의기투합해 2015년 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을 설립했다.

10년차인 케이런벤처스의 운용자산(AUM)은 약 1500억원이다. 창업자가 중심이 되는 하우스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매년 펀드레이징을 시도하기보다 결성한 펀드를 공들여 운용하는데 방점을 뒀다. 오랜 벤처투자 경험과 산업계 경력을 보유한 파트너들이 투자업체의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스타트업에 대한 성장 주기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투자사와의 굳건한 신뢰 덕에 다수 투자조합에 기투자사들이 LP(출자자)로 참여하며 투자시장 선순환 사례를 보여줬다. 하우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운용 펀드를 늘려 AUM 2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한다. 내년부터는 마수걸이 펀드를 포함한 다수 펀드의 청산 시기가 다가오면서 회수 실적에도 기대감이 몰린다.

◇삼성전자 출신 파트너 3인 설립

케이런벤처스는 삼성전자 출신 전문 심사역 3인이 모여 설립했다. 시작은 김진호 파트너와, 권재중 파트너가 공동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권재중 파트너가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김정현 파트너가 새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들은 삼성벤처투자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부터 신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권재중 고문은 삼성전자 벤처사업팀장으로 국내외 미래기술 보유 벤처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사업 협력을 총괄했다. 이후 다수 중견 기업에서 대표이사와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했다. 풍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투자업체들의 밸류업을 돕고 있다.

김진호 대표는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출신의 사업기획 전문가로 하우스 내부 살림을 담당하고 있다. IT, 바이오·헬스케어 등 산업 분야 투자에 많은 경험을 보유해 하우스에서 바이오·헬스케어 기술기업의 전문 멘토링도 맡는다. 김정현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벤처투자에서 벤처 투자업무를 시작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서 23년 간 몸담은 인물로 하우스에서 펀드관리를 맡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호 대표, 김정현 대표, 권재중 고문

◇국내 1호 마이크로VC펀드 운용사 선정

하우스는 산업계 경력을 자랑하는 파트너들이 모인 만큼 딥테크 투자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부장 특화 전문 운용사로 이름을 알렸다. 하우스는 설립 이후 2개월 만에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마이크로VC 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해 국내 1호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2016년 170억원 규모 케이런벤처스 1호 조합을 결성했다. 모태펀드를 비롯해 서울산업진흥원과 금융기관, 성공한 창업자들이 주요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했다. 이 펀드로 하우스는 결성 9개월 만에 52%의 소진율을 보이는 등 광속 투자를 이어갔다.

2017년에는 국내 1호 엑셀러레이터(AC)로 등록했다. 같은 해 5월 약정총액 30억5000만원인 케이런 2호 스타트업 투자조합을 결성하며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사업인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대상 기업에 투자했다.

9월에는 150억원 규모 케이런 3호 하이엑스퍼트 투자조합을 만들었으며 12월에는 63억7000만원 규모 케이런 글로벌바이오 프로젝트펀드 1호를 결성했다. 글로벌 바이오 프로젝트 펀드로는 결성총액 전액을 혁신신약 개발 기업 지분을 인수하는데 사용했다.

이듬해인 2018년 약정총액 733억원 규모인 연구개발특구 일자리창출펀드 2호를 결성했다. 포스코기술투자가 공동 운용사로 참여했으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모태펀드, 대전·광주·대구·경북 테크노파크 등이 648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기존에 초기 기업 투자에 집중하던 하우스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기술 이전 또는 출자를 받은 기업, 기술 사업화를 시현한 업체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케이런벤처스는 연구개발특구 일자리창출펀드 2호로 초기 스타트업보다 밸류업 과정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그로쓰 캐피탈(growth capital)에 집중했다.

하우스는 설립 3년 만에 AUM 100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3년 간 펀드레이징을 하지 않았다. 결성한 펀드의 운용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2021년부터 펀드레이징을 재개해 334억원 규모 케이런 6호 소재부품장비 투자조합을 결성했고 2023년에는 프로젝트펀드인 케이런 소부장 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올해 6월에는 케이런 소부장 투자조합 2호를 조성했다.



◇김신근 파트너 합류 변곡점…내년 상반기까지 AUM 2000억 목표

하우스의 변곡점은 지난해 김신근 부사장의 합류다. 케이런벤처스는 지난해 6월 김신근 전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를 새로운 파트너로 영입하고 20% 가량 지분을 부여했다. 김 부사장은 15년차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삼성전자 CTO 전략실에서 시스템 기획업무도 경험한 이력이 있다.

하우스는 김 부사장의 합류로 전주기 투자 밸류체인을 더욱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케이런벤처스 대표는 “3명의 파트너 중심으로 운영되던 하우스가 김 부사장의 합류로 인해 크게 바뀌었다”며 “하우스는 2020년 AC 자격을 반납하는 등 초기 투자 중심으로 돌아가던 투자 방향을 전주기로 바꾸려고 노력했고 지난해 김 부사장이 들어오면서 중기, 후기 투자에 무게가 더 실렸다”고 말했다.

케이런벤처스는 내년 마수걸이 펀드를 포함한 다수 펀드의 청산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 총알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펀드레이징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김정현 대표는 “1호 펀드로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올해 말 IPO에 나서는 곳들이 다수 있어 회수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부터 펀드레이징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 내년 상반기까지 AUM 2000억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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