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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LLC형 VC 톺아보기]김중완 비하이인베 대표 "우보천리 철학 이어갈 것"⑥연간 300억 펀딩 통해 '2000억' AUM 달성, 정책 LP 출자사업 지속 노크

이기정 기자공개 2024-05-10 14:54:13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마다 성과가 나오는 시기는 제각각이다. 조급하게 나서기보다는 다른 유망 기업에 투자하면서 천천히 성과를 기다려보려고 한다. '우보천리(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의 마음가짐으로 작지만 알찬 하우스로 거듭나겠다."

설립 8년차를 맞은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VC)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00억원 이상의 펀드레이징에 나서 운용자산(AUM)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 초기 결성한 펀드 청산이 임박하면서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그간 성장 과정을 돌아보면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달려왔다. 김중완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내실있게 회사를 키우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최근 김 대표를 만나 비하이인베스트먼트의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비상장 투자 적성, 책임운용 위해 LLC 설립

1972년생인 김 대표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산동회계법인(현재 삼정KPMG)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약 2년 동안의 회계법인 생활을 마치고 한국기업평가로 둥지를 옮겼다. 이후 KTB자산운용에서 메자닌 투자를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어 2012년 HB인베스트먼트로 이직하며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거듭났다.

그는 "회계법인 시절 IMF 사태가 터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는 과정을 봤다"며 "신용평가사에서는 건설업종 기업들을 담당하며 현금흐름에 대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KTB자산운용에서 비상장사 메자닌 투자를 하며 VC업계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직장을 여러번 옮긴 이유는 흥미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는 "회계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잘 맞지 않았고 신용평가사 업무는 흥미가 있었지만 직접적인 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KTB자산운용에서 비상장 투자가 적성에 맞다는 판단이 들어 VC로 이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HB인베스트먼트에서 6년간 활동한 후 자신만의 투자사를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간 한 팀에서 합을 맞춘 남정석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도원결의를 맺고 독립에 나섰다. 현재까지 이어진 두 대표의 인연은 어느덧 13년차를 맞이했다.

김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고 우리만의 색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다가 포트폴리오, 출자자(LP) 등 관계를 맺은 곳들에 의미있는 투자사로 기억되고 싶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중간 과정에서는 미운 감정이 들기도 하겠지만 결국 돌아보면 도움이 됐던 VC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보다 책임있게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본금이 넉넉했지만 LLC형 VC를 선택했다"며 "남 대표와는 투자 성향 등을 서로 잘 알고 있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의견을 통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업 스스로 생존 가능한 사업모델 갖춰야"

김 대표의 투자 철학은 스스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고금리 여파가 닥치기 전까지 대부분의 VC들은 투자 기업의 재무실적을 크게 중시하지 않았다. 김 대표 역시 시장 한파를 마주하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그는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을 창출하는 것인데 그동안은 성장성에만 집중해 적자가 나더라도 지속적인 펀딩을 통해 살려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기본으로 돌아가 스타트업들이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김 대표는 늦어도 프리시리즈B부터는 스타트업이 스스로 회사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조언도 아끼지 않는 편이다. 실제 비하이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이익을 창출하며 주목 받는 스타트업들이 상당수다.

김 대표는 "적자 기업에서 고강도 체질 개선을 통해 흑자로 돌아선 대표적인 포트폴리오가 물류 풀필먼트 기업 두핸즈다"라며 "두핸즈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고 앞으로 시장이 더 어려워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추가 채용 고려, 10주년 운용자산 3000억 달성 목표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00억원 이상의 펀딩에 도전하고 있다. 회사 설립 후 7년 동안 연평균 1개 이상의 펀드를 만들었는데 투자를 위해 추가 펀드 결성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해 공격적으로 정책 LP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펀딩 시장이 위축되면서 VC들이 대거 정책 LP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모태펀드 1차정시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정량평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회사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해 펀딩 목표가 300억원인데 사실 다른 VC들과 비교하면 소박한 목표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속도가 느린 만큼 장점도 있는데 실제 회사는 오랜 시간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 알찬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펀딩을 마무리하면 추가 채용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인력보강을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인력으로는 70개가 넘는 포트폴리오를 모두 관리하기에 벅차기 때문에 최소 2명 이상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주년인 2027년에는 AUM 3000억원을 달성하는게 중장기적인 목표"라며 "외형성장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내실 있는 우보천리라는 비하이인베스트먼트만의 특색을 더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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