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에이피알 밸류업 점검]신재우 디바이스 R&D 이사 "기술 혁신이 곧 가격 혁신"⑥개발 최우선 목표 '대중화', AI 기술로 '하이푸' 가격경쟁력 확보

홍다원 기자공개 2024-09-24 07:44:57

[편집자주]

올해 1호 코스피 상장사인 에이피알이 밸류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10년 만에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거듭난 만큼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꾸준한 제품 개발과 시설 투자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주주가치 제고다.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과 소각, 액면분할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에이피알의 밸류업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미래 청사진을 그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로운 뷰티 기기 개발의 출발점은 소비자의 요구 사항이다. 효과와 기능은 물론 가격까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실험과 기술 수정을 거친다. 에이피알의 보물창고는 고객 데이터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통한 뷰티 기기 혁신을 이끌어가겠다."

신재우 에이피알 디바이스 연구개발(R&D) 이사(사진)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에이피알팩토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장 큰 목표는 소수만 누릴 수 있었던 기술의 대중화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원가 절감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피알의 가파른 성장을 이끈 건 뷰티 기기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2021년 3월 '더마EMS샷' 출시로 뷰티 기기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이후 2022년 '부스터힐러'와 2023년 '부스터프로' 등 연달아 성공하며 뷰티 테크 기업으로 거듭났다.

◇"잘 만든 기기 돋보이려면 잘 팔아야 한다"


그간 뷰티 기기는 너무 고가거나 피부과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누구나 집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뷰티 기기의 대중화가 이뤄진 배경에는 에이피알 R&D실의 끝없는 연구개발이 있었다.

신 이사는 R&D실에서 뷰티 기기의 연구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수많은 시제품 분석과 연구를 통해 생산 직전까지 담당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실제로 그가 몸담고 있는 에이피알팩토리에서 각종 부품부터 샘플 제작 기계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그는 "이 기기를 통해 실제 샘플 제작이 이뤄지고 생산 설비를 내재화하면서 외주에 맡기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며 "자체 기술 개발과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뷰티 기기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1974년생인 그는 연세대학교 의공학과 박사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1994년부터 30년 넘는 시간 동안 체온계, 혈압계, 혈당계, 체지방계까지 모든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물론 의료기기도 재미있었지만 그에겐 의료기기 시장이 제한적으로 느껴졌다. 이미 명확한 규격이 있고 규제가 심해 기술의 발전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특별한 기술이 있다면 그 기술을 기기에 그대로 녹여낼 수 있는 피부 미용 장비로 눈길을 돌렸다. 이후 2020년부터 에이피알과 인연을 맺고 R&D실을 이끌어가게 됐다.

신 이사는 "에이피알에 와서 기술력이 꽃을 피웠다"며 "잘 만든 기술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잘 팔려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에이피알의 역동성과 마케팅 역량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연구 개발한 가정용 뷰티 기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소비자들의 요청사항을 꼽았다. 방대한 에이피알의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 중심의 기능을 연구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소비자 중심 사고로 개발한 젤 없는 '고주파 기기'

에이피알이 올해 5월과 9월 각각 내놓은 신제품인 고주파 '울트라튠 40.68'과 초음파(하이푸·HIFU) 뷰티 기기 '하이 포커스 샷'의 출발점도 소비자 위주의 고민에서 시작했다.

고주파와 초음파가 시장에서는 워낙 오래된 기술인 만큼 효과는 인정받았지만 이를 대중화하려니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술과 효과는 물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안정성까지 갖춰야 할 역량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기기 시장에서 고주파와 젤의 사용은 너무도 당연했다. 고주파라는 에너지가 피부에 전달되기 위해서는 젤이 필수적이어서다. 그러나 에이피알의 '울트라튠 40.68'의 개발 시작점은 젤 사용이 불편하다는 소비자의 의견이었다.

신 이사는 "젤이 얼굴에 올라가면 이걸 지우고 기초 화장을 따로 하기 번거롭고 화장을 마친 이후에는 더더욱 의미가 없어진다"며 "수많은 연구 끝에 젤이 없어도 에너지 전달력이 좋은 고주파수인 '40.68'을 찾아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부품사부터 출력 방식까지 수많은 고민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가정용 기기는 의료용 기기보다 훨씬 안전해야 한다. 의사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 등을 막기 위해 수천만원을 넘어가는 장비에 사용되는 기술을 탑재했다.

그는 "'울트라튠 40.68' 기기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샘플 제작을 129번을 했고 130번의 기술 수정을 거쳤고 총 6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하이 포커스 샷' 역시 소비자의 입장에서 개발했다. 집중 초음파인 '하이푸'를 적용한 제품은 5년 전부터 붐이었다. 유행을 고려했다면 에이피알도 출시했어야 했지만 당시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시중 초음파 기기가 80만원, 90만원대로 비싸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 정말 소수만 사용하는 제품이이기 때문에 에이피알은 초음파 기기의 대중화를 개발 키워드로 삼았다.

하이푸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는 초음파에 들어가는 소자와 소자를 다루는 기술이 비싸기 때문이다. 각 소자별로 실험해야 할 것이 많은데 원가가 비싸니 비용 부담이 큰 것이다.

신 이사는 "그럼에도 우리는 27만9000원에 출시했다"며 "3만개의 소자를 AI(인공지능)에 학습시켰고 AI가 알고리즘을 통해 기기에 맞는 초음파 소자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에이피알의 자체 기술력이 원가 절감을 이끌어냈고 기기의 대중화까지 이어진 셈이다. 그는 기술 혁신을 통해 가격 혁신을 이어가는 것이 에이피알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철학이 소수가 누리던 혜택의 대중화이기 때문이다.

◇자체 앱 넘어 뷰티 기기 간 '연결성' 목표

지금까지 신 이사가 강조해 온 에이피알이 원가 절감을 이룰 수 있었던 모든 배경에는 자체 생산이 있다. 고주파 기기 샘플 제작을 129번이나 할 때에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그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또 개발해 온 뷰티 기기들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에이피알 뷰티 기기의 대량 생산으로 이어졌다.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원재료 구매를 대량으로 할 수 있게 됐고 이러한 선순환 구조로 원가 절감을 이룰 수 있었다.

기술력을 발전시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에이피알 뷰티기기 R&D실의 앞으로의 목표는 '살아있는 뷰티 기기 생태계' 만들기다. 지금도 소비자들이 구매 이후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기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했다. 고객 데이터 확보는 물론 기기 연동을 통한 개인별 사용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에이피알 '하이 포커스 샷'.
여기에 더 나아가 뷰티 기기끼리 연결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맥, 아이클라우드 등 상호 호환이 가능한 것처럼 에이피알 뷰티 기기가 서로 통신하면서 기능 추천 등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신 이사는 "현재는 AI 기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가 절감 등을 위해 사용되고 있지만 AI가 적용될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며 "소비자 중심의 사고로 뷰티 기기 시장의 처음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