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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후발주자' 농협금융, 불안한 성장세 반전 가능할까진출국·점포 수 선발주자 빠르게 추격 중…실적·자산 성장세는 목표달성 미지수

강용규 기자공개 2024-10-14 12:22:15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은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늦게 해외로 눈을 돌린 곳이다.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만큼 이후 확장에는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네트워크를 넓히는 중이다.

다만 성과는 갈 길이 멀다. 핵심인 은행의 해외사업 경쟁력은 아직 4대 시중은행에 밀리며 최근에는 해외사업 실적이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자산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고 해외에서 총 이익의 10%를 거둬들이겠다는 목표가 있지만 현재 성과와는 괴리가 크다.

◇해외 네트워크 속도감 있는 확장, 경쟁력은 아직

농협금융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보유 중인 해외 네트워크는 총 11개국 21개 점포에 이른다.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진출 국가 수로 보나 점포 수로 보나 가장 적다. 가장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하나금융이 25개국에 41개 점포를, 네트워크가 4번째로 넓은 KB금융이 12개국에 33개 점포를 각각 보유 중이다.

농협금융의 해외진출은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쌍두마차’로 견인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9개 나라에 11개 점포를, NH투자증권은 6개 나라에 8개 점포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NH농협캐피탈이 2개 나라에서 2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진출 시점을 고려하면 농협금융의 해외 네트워크 확장세는 상당히 빠르다는 것이 금융권 전반의 평가다. 5대 금융그룹 중 다른 4곳이 2000년 전후로 해외진출을 본격화한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경제사업의 분리) 및 지주체제 출범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사업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농협금융이 ‘후발주자’라는 점이 여실히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NH농협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1.67%로 5대 은행 중 1위 KB국민은행의 20.67%는 물론이고 4위 하나은행의 12.67%와도 격차가 크다.

초국적화지수는 은행의 총자산, 총수익, 전체인원 중 해외점포의 자산, 수익, 인원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산출된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농협금융의 해외진출은 네트워크의 '넓이'를 확장하는 데 치중하고 있으며 아직 '두께'를 확보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자료=금융감독원)

◇2030년 글로벌 목표, 네트워크는 '순조' 실적은 '불안'

농협금융은 2030년까지 해외 네트워크를 11개국 27개 점포로 확대하고 총수익 대비 글로벌 수익의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중장기 해외사업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네트워크의 수는 순조롭게 달성을 향해 가고 있다. 문제는 실적이다.

농협금융이 목표하는 2030년의 글로벌 수익은 연 3240억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NH농협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순이익에 반영된 해외사업 순이익은 760억원에 불과했다. 전년도 184억원 대비 크게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을 살펴봐도 괄목할 만한 숫자이기는 하나 향후 7년 안에 목표치에 근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적 증가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자산 성장세는 갈수록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NH농협금융지주의 해외사업환산손익은 139억원으로 전년 599억원 대비 76.8% 감소했다. 해외사업환산손익은 해외 네트워크의 외화표시자산 및 부채의 평가액 변동을 집계하는 수치다. 2021년 742억원을 기록한 뒤 2년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NH농협금융지주는 2월 진행한 2024년 제1차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통해 ‘1점포-1리딩사업’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9월의 2차 협의회를 통해 전략의 성과를 조기에 도출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농협중앙회 차원에서도 강호동 회장이 9월 범농협 해외사무소 화상회의를 통해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 및 차별화된 사업기반 구축을 독려하는 등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자료=NH농협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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