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ROE 10%' 목표…조건은 E&S 시너지-배터리 부활시점은 2027년 이후…최소 주당배당금 2000원 설정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01 08:42:43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업종 대표성과 준수한 주주환원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시장 평가(PBR)와 자본효율성(ROE) 지표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탓이다.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는 이 두 가지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2027년이면 배터리 사업이 혹한기에서 벗어나고 곧 살림을 합치는 SK E&S와 시너지가 날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2027년 ROE 10% 목표…E&S 시너지-배터리 사업 회복 기대
SK이노베이션은 근래 본업인 정유·석유화학 부문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중국발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배터리와 소재 사업마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2년 말 8.4%를 기록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작년 말 1.2%, 올 상반기 말 -0.17%로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ROE는 대체로 PBR과 상관관계를 보인다. 통계상 ROE가 8%를 넘으면 PBR이 1배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 5년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1.2배 수준이었으나 올 들어 0.4~0.6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2년 5월부터 2년 넘게 PBR이 1배 미만인 상태다. SK E&S와 합병이 결정된 지난 7월에도 PBR은 0.5배를 밑돌았다.

SK이노베이션 스스로 "현 PBR과 ROE는 글로벌 배터리 피어그룹, 메이저 오일 기업, 국내 정유사의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공시한 밸류업 계획에서 '2026년까지 ROE 5%, 2027년 이후 ROE 10%'를 목표로 내걸었다. 3%는 과거 10년 평균 ROE를 봤을 때 기존 사업만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나머지는 SK E&S와 합병 시너지(3%),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정상화(4%)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이 당장 기대하는 건 SK E&S와 합병 시너지다. 근간에는 연간 1조원을 상회하는 SK E&S의 현금창출력이 '배터리 혹한기'를 버티게 해줄 것이란 기대가 깔렸다. SK E&S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500억원이다. 이 추세라면 3년 연속 '영업익 1조 클럽'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SK E&S는 연간 500만톤 이상의 LNG를 공급하는 국내 민간 1위 LNG 사업자다. 해외 가스전 개발·생산부터 LNG 직도입, 발전 사업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사적으로 O/I(운영효율화)를 추진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와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의 공정 최적화를 통한 저가원유 도입 등이 대표적인 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캐즘 시기만 버티면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사업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대부분의 시장조시기관에서 중장기 전기차 수요는 연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장기적으로 전동화 지속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모멘텀은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당 최소 배당금 2000원, 주주환원율 35% 이상 제시
SK이노베이션은 올해와 내년에 주당 최소 배당금을 2000원으로 정했다. 실적이 낮아도 이 수준의 배당은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2027년 이후에는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지향한다는 목표도 이번에 처음 발표했다. 35%는 SK이노베이션의 지난 10년간 최저 수준의 주주환원율이다. 최소 목표치를 정하고 그 이하로 주주환원 정책을 후퇴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2021년 이후 연평균 주주환원율은 137%로 피어그룹 대비 우수한 수준이다. 작년에는 주주환원율 31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 30%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SK온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 SK이노베이션 주주에게 SK온 주식교환 기회를 부여하고 주식교환 통해 매입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안도 아직 검토 대상이다. 주식교환 시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의 10%라는 구체적인 규모도 설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주주환원 방향성, 경영 환경, 중장기 사업계획 등을 공유하는 '주주와의 대화', '인베스터 데이'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분기 실적 발표, 주요 이벤트 발생 시 주요 내용과 질의사항을 담은 IR 뉴스레터를 발송해 투자자들과 소통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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