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 미술시장 가늠자]거래액 22% 줄었는데, 아트페어 개수만 30% 증가①화랑 개수 정점 찍고 감소세…경매시장 침체 '가속'
서은내 기자공개 2024-12-30 13:18:16
[편집자주]
2024년은 미술시장이 숨고르기를 한 해였다. 3년 전 유례없는 호황기 이후 지속된 침체기다. 2024년 하반기 각종 데이터 지표와 유통업계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새롭게 다가올 한 해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이는 분위기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시장 조사 데이터와 자체 집계한 옥션 데이터 등을 토대로 한국 미술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2025년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5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미술시장 전체 규모는 크게 축소됐다. 정작 미술품 거래 유통부문 중 아트페어의 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전국적으로 100개 이상의 아트페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거래 수익면에서 실익 없는 행사가 많았다는 의미다. 최근 2~3년 사이 급증했던 화랑의 증가세는 잦아들었고 옥션사들의 실적은 두드러지게 악화됐다.
◇거래규모 8066억→5400억, 2년새 33%↓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가 최근 내놓은 한국 미술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술품 시장의 거래 규모 추정치는 5400억원 내외다. 거래 작품 수를 기준으로 하면 4만점 내외로 추정된다. 2023년 기준 미술시장 작품 거래 규모는 6928억원이다. 그 규모가 1년 사이 약 22%가 감소한 셈이다. 2년 새 감소폭은 33%다.
작품 거래규모 추이를 보면 2022년 8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약 7000억원, 올해는 5000억원대까지 그 수치가 하락했다. 호황기로 접어들었던 2021년 이전 10여년간의 연간 거래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이 외 다양한 흐름이 관련 산업의 완연한 '약세'를 보여준다.

호황기 때 급증했던 화랑의 개수가 올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국내 화랑의 숫자는 2021년 598개에서 2022년 831개, 2023년 895개로 2년 사이 약 300개 늘었다. 2022년 말부터 이미 시장 규모는 축소하기 시작했지만 2023년에도 화랑의 숫자는 전년 대비 60개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화랑 증가 추세가 올해 들어 꺾였다. 예경은 2024년 시장조사 모집단인 화랑 개수를 877개로 추산했다. 1년 새 20여개가 줄어든 수치다. 화랑의 작품판매액은 2022년 4506억원, 2023년 5166억원이며 올해는 약 3500억원으로 추정된다. 거래액 감소폭이 화랑 개수의 감소폭보다 컸다. 한 곳당 평균 거래 규모도 감소 중인 것으로 봐야 한다.

◇아트페어, 예경 미술시장 조사 시행 후 최다 수준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 아랑곳 않고 아트페어 횟수만 늘었다. 2024년 개최된 아트페어 수는 107개로 2023년 82개에서 1년 새 30%가량이 또 늘어났다. 2021년 65개, 2022년 71개를 기록하는 등 호황기 이후 매년 10여개씩 추가되다가 올해 더 급격히 늘었다.
다만 작품판매 금액은 반비례로 흘렀다. 2022년 3052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23년 2958억원, 2024년 2200억원대 수준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24년 아트페어에서의 작품 거래규모가 전년보다 800억원 가량 줄었음에도 아트페어 숫자는 30% 증가했다는 건 평균적인 아트페어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을 것이란 의미로 봐야 한다.
옥션은 상황이 더 안좋다. 경매시장은 거래액 감소 추세는 화랑이나 아트페어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2021년 3000억원대였던 시장이 2022년 2000억원대로, 2023년 15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한 후 2024년에는 1100억원까지 떨어졌다.

◇ 예경 데이터로 시장 분위기 확인, 응답률 35%는 한계
문체부 산하 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매년 미술시장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화랑, 경매사, 아트페어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과 미술관, 미술은행 등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미술시장 결산 자료는 본조사와 추정조사의 두 조사 방식을 통해 취합한 결과물이다.
본조사는 2024년 5월부터 9월까지, 2023년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한다. 추정조사는 2024년 11월과 12월 두달간 2024년 현황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다. 내년 5~9월에 다시 본조사를 통해 2024년 데이터를 확정하는 식이다. 이같은 조사결과 모수를 통해 전반적인 증감추세,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각 조사대상마다 실제 모집단 수와 조사 응답수의 차이가 있고 조사 방식의 한계가 있는만큼 해당 자료 만으로 시장 전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화랑의 경우 추정조사에서 응답률은 35.3%, 본조사는 40.2%에 그쳤다. 미술시장의 데이터는 그 특성상 전부를 드러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미술시장은 크게 보면 미술품 거래뿐 아니라 전시, 감정 등 부가적인 사업들까지 아우르는 영역이다. 국내 미술시장이 글로벌 시장과의 교류가 늘어나고 시장 저변이 넓어지면서 보다 미술시장의 영역 범위도 점차 세분화하며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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