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건전성 관리 로드맵]'NCR 4000%' 우리자산신탁, 신사업 투자 확대 '채비'14개 신탁사 중 최고수준 지표, '담보신탁 확대' 사업 확장 모색
이재빈 기자공개 2025-02-04 07:44:25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신탁사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조정을 시작했다. 더벨은 신탁사들의 건전성 현황과 향후 관리 방안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07시2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신탁은 재무건전성이 가장 탄탄한 신탁사로 꼽힌다. 전체 신탁사 중 가장 높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한 효과다. 계정대 규모도 여타 신탁사 대비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올해에는 높은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기가 반등할 때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리츠와 도시정비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
◇유상증자 효과로 NCR 전체 '1위', 계정대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아
우리자산신탁의 2024년 3분기 말 NCR은 3562.4%로 집계됐다. 이는 14개 신탁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위로 집계된 KB부동산신탁(1567.1%)과의 격차도 1995.3%에 달한다.
NCR은 예년 대비로도 크게 개선됐다. 우리자산신탁의 NCR은 2021년 말 1073.6%, 2022년 말 1192.1%, 2023년 말 1285.2% 등으로 나타났다. 연간 100%포인트(p) 내외로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였지만 2024년 들어 크게 늘어난 모양새다.
지난해 단행된 유상증자의 효과다. 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3월 우리자산신탁에 대해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2023년 말 2582억원이었던 우리자산신탁의 자본총계는 2024년 3분기 말 4755억원으로 늘었다. NCR 산정의 분자가 되는 영업용순자본 규모는 1645억원에서 3598억원으로 118.7% 증가했다.
서동열 우리자산신탁 재무회계팀장은 "여타 금융지주계열 신탁사 대비 낮은 수준이었던 자기자본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수년전부터 준비됐던 유상증자였다"며 "유상증자로 자본이 유입되면서 별도의 차입금 조달 없이 계정대 수요에 대응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신탁사 재무건전성 하락 요인 중 하나인 신탁계정대 규모는 동종업계 대비 작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신탁계정대는 2164억원으로 2023년 말(1036억원) 대비 1028억원 증가했다. 같은기간 다른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들의 신탁계정대 증가폭은 2116억~3571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정대 수요의 주요 원인인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지를 상대적으로 적게 수주한 결과다. 1월 현재 우리자산신탁이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한 사업장 중 미준공 현장은 4곳에 그치고 있다. 이들 사업장 역시 오는 3~4월 중으로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자산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고정이하 자산비중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76.38%로 집계됐다. 건전성평가 대상 자산 중 76.38%가 부실로 분류돼 있는 셈이다. 다만 이는 보수적인 회계처리 결과로 우리자산신탁은 책준 사업장에 투입되는 계정대를 전액 고정이하로 분류하고 있다.
서 팀장은 "유상증자 이후 약 1300억원이 책준 사업장에 투입됐으며 향후 약 400억~500억원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외에도 금융기관을 통해 2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신용으로 조달할 수 있어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재무지표 추가개선 전망, 올해 순이익 반등 '시작'
계정대 회수작업은 2024년 신설된 전략사업본부가 주도하고 있다. 책준사업장을 전담관리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올해 들어서는 사업총괄관리실을 신설해 모든 사업장에 대한 관리에 착수한 상태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625억원이다. 전체 신탁계정대의 28.9%에 해당하는 수치로 234억원이었던 전년 말 대비로는 73.5% 늘었다. 올해에도 부동산경기에 따라 채권회수예상액이 변동될 수 있어 추가적인 충당금이 설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2026년 이후로는 추가적인 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지표 개선은 이보다 앞선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탁계정대 추가투입이 상반기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계정대 회수가 이뤄지면서 고정이하 자산비중 등의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충당금 설정의 영향으로 줄어든 순이익 규모도 2025년을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서 팀장은 "대손충당금의 영향으로 2024년 연간 순이익은 2023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올해 책준 사업장 공사가 마무리되는 만큼 충당금 문제가 추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책준신탁을 대신할 매출원으로는 담보신탁을 꼽았다.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우리자산신탁이 담보신탁 업무를 수행해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과의 담보신탁 연계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도 채용한 상태다. 또 리츠와 차입형토지신탁, 도시정비사업 분야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토지신탁과 관련해서는 계열사들과 함께 매월 그룹 미래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위원회를 통해 부동산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신탁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는 중이다.
서 팀장은 "책준신탁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유동성과 자산건전성을 양호하게 관리한 만큼 상대적으로 투자여력이 풍부한 상황"이라며 "향후 경기가 반등하는 시점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더 많은 투자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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