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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VC 로드맵]배진환 메디치인베 대표 "30년 네트워크 기반 투자"1000억 펀드 결성, AI·바이오·기후테크 주목…산은 출자사업에 제안서

이성우 기자공개 2025-02-04 08:11:03

[편집자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벤처캐피탈(VC) 업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의 정권교체를 비롯해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혹한'을 견뎌 온 VC업계에는 큰 긴장감이 감돈다. 더벨은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VC 수장들이 가진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하우스별 펀딩과 투자, 회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08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688억원을 회수한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올해는 투자에 힘을 싣는다. 회수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투자업계 경력이 30년 이상인 배진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필두로 네트워크 기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배진환 대표는 지난 23일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투자 전략을 설명했다. 회사는 28개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다양한 분야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배 대표와 같이 자리한 소병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최근 결성한 1000억원 규모 펀드로 AI 자율제조, 디지털 바이오, 기후테크 분야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컨더리펀드를 통한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경험이 있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관련 분야 투자 및 펀드 결성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28개사가 소속된 동반기업네트워크…쎄트렉아이, 출자도 받아

2012년 메디치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해 이끌고 있는 배진환 대표는 투자업계 경력이 30년이 넘는다. 1994년 한국종합기술금융(현 KTB인베스트먼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KTB투자증권 PE본부 이사와 상무를 역임했다. 오랜 기간 투자업계에 몸을 담으면서 배 대표는 다양한 인연을 쌓았다.

배진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대표(왼쪽)와 소병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부사장 / 사진=이성우 기자

배 대표는 "투자 업무를 시작했을 1994년 당시에는 기업이 투자를 받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며 "이 때문에 투자를 집행한 벤처캐피탈(VC)과 투자를 받은 기업은 지금보다 동반자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투자 회수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배 대표는 수십년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반기업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동반기업네트워크는 배 대표가 메디치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을 때 시작됐다. 당시엔 10개 기업에 그쳤으나 지금은 △인공지능(AI)·빅테이터 및 네트워크 기업 6개 △소재·부품·장비 기업 13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5개 △에너지·기후테크 기업 4개 등 총 28개 기업이 소속돼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론 △소프트웨어 검증 및 품질 보증 전문 기업 슈어소프트 △인공위성 시스템 개발 기업 쎄트렉아이 △플라즈마 전원 장치 개발 기업 뉴파워프라즈마 △AI 기반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 기업 제이엘케이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그리드위즈 등이 있다. 이 기업들은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MOU를 맺고 투자, 인수, 매각 등 다양한 부분에서 협업하고 있다.

배 대표는 "산업 현장에 있는 기업이 가장 정보가 많다"며 "유망 기업 발굴 및 투자를 위해 동반기업네트워크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꾸준히 쌓은 경력을 통해 이같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2023년 결성한 우주펀드 '메디치 2023-1 뉴스페이스 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었던 힘도 동반기업네트워크에서 나왔다. 배 대표가 2004년 한국종합기술금융에서 투자한 쎄트랙아이가 해당 펀드에 출자한 것이다.

배 대표는 "현재 창업주는 물러났지만 초기 멤버들이 고위직으로 일하고 있어 2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며 "투자 이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추천하고 기업공개(IPO)를 도우며 창업주뿐만 아니라 실무진과도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 중요한 것은 좋은 기업을 추천 받는 것"이라며 "쎄트랙아이가 좋은 기업을 추천하고, 그 기업이 또 다른 좋은 기업을 추천하면서 네트워크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드라이파우더 1000억 확보…절반가량 소진 계획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든든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 특히 지난 16일 'IBKC-메디치 기술혁신투자조합'을 결성해 드라이파우더(투자 여력)를 확보했다.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확보한 350억원의 출자금에 메디치인베스트먼트-IBK캐피탈 컨소시엄의 GP커밋과 금융기관 출자금을 합쳐 1000억원 규모로 결성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드라이파우더는 1138억원이 됐다. 이중 400억원을 연내 소진할 계획이다.

IBKC-메디치 기술혁신투자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는 소병하 부사장이다. 1966년생인 소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과 KTB투자증권을 거쳐 KB인베스트먼트에서 PE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HB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2021년 8월 메디치인베스트먼트에 부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합류했다.

소 부사장은 "이 펀드의 주목적 투자 분야는 AI 자율제조, 디지털 바이오, 에너지 기후테크 분야"라며 "메디치인베스트먼트에는 AI를 전공한 유니스트 출신 심사역과 바이오를 전공한 카이스트 박사 출신 심사역이 있다"고 말했다. 또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심사역이 에너지 기후테크를 담당할 예정이고 회계사도 2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 부사장은 "펀드 운용을 잘 하려면 운용인력과 이를 받쳐주는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펀드 운용을 잘 하기 위한 기반을 많이 갖춰 놓았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도 "5년 전엔 벤처투자 업계가 활성화되는 시기여서 심사역의 이직이 잦아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만 최근 3년 업계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이직 변수가 줄어들어 안정화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올해도 어려운 VC업계…세컨더리펀드 검토

소 부사장은 "VC업계가 선순환되려면 회수가 잘 돼야 하는데 경기 침체로 시장이 많이 경직돼 있는 게 현실"이라며 "선순환이 안 되니까 신규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시기에 세컨더리펀드가 더 필요한 것 같다"며 "회수 시장 활성화와 이에 따른 VC업계 선순환을 위해 세컨더리펀드 결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회사 세컨더리펀드는 레코드가 좋은 편"이라며 "최근엔 산업은행의 세컨더리펀드 출자사업에 제안서를 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세컨더리 부문에서 위탁운용사(GP) 2곳을 선정하고 600억원을 출자해 2000억원 규모 자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지금까지 총 3개의 세컨더리펀드를 운용해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 △메디치 2014-1 세컨더리 투자조합 18.2% △메디치 2015-2 투자조합 32.2%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 19.1%다. 현재 운용중인 메디치-IBKC 세컨더리 투자조합 2호도 결성 3년 만에 134억원을 분배하며 순항중이다.

배 대표는 "30년 이상 투자를 해오면서 많은 기업들과 인연을 맺어 네트워크가 탄탄해졌다"며 "성공한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꾸준히 이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투자에서 성과를 냈다"며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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