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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VC 로드맵]김지원 대표 "수익 다각화, 글로벌 투자 비중 20%"아주IB투자, 올해 3000억 투자 목표…"유망 섹터는 조선·AI·방산"

이성우 기자공개 2025-02-03 09:23:29

[편집자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벤처캐피탈(VC) 업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의 정권교체를 비롯해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혹한'을 견뎌 온 VC업계에는 큰 긴장감이 감돈다. 더벨은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VC 수장들이 가진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하우스별 펀딩과 투자, 회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조합, 사모펀드(PEF), 해외 투자, 엑셀러레이터 등 벤처캐피탈(VC)의 이익 실현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아주IB투자는 수익을 다양한 곳에서 발생시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조직이 되려 한다. 특히 해외 투자 비중을 늘려 이를 달성하려고 한다."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주IB투자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벤처투자 시장 침체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수익원 다각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을 내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올해 아주IB투자는 전체 투자 금액의 20% 정도를 글로벌 기업에 베팅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유망 투자 섹터로 △선박 조선 △AI 반도체 및 애플리케이션 △방산 △로봇 △바이오·의료를 지목했다.

◇투자의 본질은 균형…해외 투자 더 늘린다

아주IB투자는 1974년에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 VC다.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회사는 균형 잡힌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섹터별 투자 비중은 △ICT서비스 30% △ICT제조 21% △바이오의료 21% △화학소재 15% △전기기계장비 13% △유통서비스4% △기타 8%다. 투자 금액 비중은 국내 벤처조합 55%, 해외 벤처조합 14%, 액셀러레이터 4%, PEF 27%다.

2015년 대표에 오른 이후 10년 넘게 아주IB투자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100년 이상 유지되는 VC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이익을 내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는데 해외 투자의 수익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IB투자는 해외 투자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VC다. 회사는 2013년 미국 보스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후 2019년 7월 미국 법인 솔라스타벤처스로 확대하고 유망 신약 개발 기술 투자에 집중했다. 40여개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19개사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2019년 실리콘밸리 현지에도 사무소를 설립했다. 상반기 내에 법인으로 전환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운용할 수 있는 펀드를 조성해 유망 기술 기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실리콘밸리 쪽에서는 테크 기업, 보스턴 쪽에서는 바이오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총 3000억원 투자하는 것이 목표"라며 "투자 환경에 따라 유동적일 수는 있으나 이중 20%는 해외에 할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주IB투자는 해외 투자에 239억원을 사용했다. 전체 투자(1592억원)의 15%다. 해외 투자 239억원 중 110억원은 미국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악소니스 테라퓨틱스(Axonis Therapeutics)에 투자했다.

◇"올해도 어려운 VC 생태계…주식시장 상승 쉽지 않아"

김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VC업계가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21년 글로벌 팬데믹 시기를 정점으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한국도 벤처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벤처투자 시장이 지난해보다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부진, 강달러 지속, 미중 간 경제 블록화 심화 등 매크로 경제가 변화하지 않으면 2024년 국내 주식시장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도 선제적으로 투자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확인되는 몇가지 분야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선박 조선 분야의 경우 업계 전체적으로 수주량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수주 잔고가 넉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박 기자재나 전장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AI 분야의 경우 서버 문제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반도체나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을 물색할 계획이다. 방산 분야는 국내 방산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대기업과 협력하는 방산 분야 벤처기업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며 유망 투자 분야로 꼽았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베트남과 약 3억달러 규모의 K9 자주포 20여문 수출 계약을 협상 중이다. 또 지난해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로봇 산업의 경우 AI와 더불어 산업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고, 바이오·의료 산업은 노령인구 증가에 따라 의료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회수시장 활성화 위한 노력 절실…주주환원 지속

김 대표는 유망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VC업계의 노력과 투자뿐만 아니라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상장을 제외하고 88개사"라며 "2023년 95개사에 비해 7개사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상장사 감소뿐만 아니라 공모가가 VC의 투자원금에 못 미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정도로 시장이 침체돼 회수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국내 VC가 코스닥 시장을 통한 회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 시장 침체는 벤처 생태계를 지속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벤처투자가 기피되고 창업 의지가 저하되어 국가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아주IB투자가 상장사인만큼 적극적인 배당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IB투자는 코스닥 상장 이후 매년 빠짐없이 배당을 실행해온 기업이다. 회사는 2023년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현금배당)으로 1주당 5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59억원이다.

김 대표는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계속 유지하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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