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흑자 행진 끝난 미스터블루, 신작 개발비가 '발목'상장 이래 첫 적자 전환, '에오스블랙' 흥행 부진…회계 리스크도 겹쳐
황선중 기자공개 2025-03-10 09:15:1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1시3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흑자로 유명했던 미스터블루가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 폭탄'을 얻어맞았다. 수년간 개발했던 신작 게임이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한 탓이다. 신작 개발비를 비용 아닌 자산으로 처리하는 특유의 회계 전략도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미스터블루, 2015년 상장 이래 첫 적자
미스터블루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실적(연결)을 보면 눈길을 끈 지표는 단연 수익성이었다. 직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은 741억원에서 703억원으로 5.1%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6억원에서 영업손실 135억원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적자 전환은 2015년 스팩(SPAC)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수익성이 급감한 배경에는 자회사 블루포션게임즈가 있다. 미스터블루는 온라인 만화 플랫폼으로 유명하지만 블루포션게임즈를 필두로 게임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지난해 6월 MMORPG 장르 신작 모바일게임 <에오스블랙> 출시를 기점으로 성장세를 만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에서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 인기가 점점 떨어지는 데다 비슷한 경쟁작까지 난립한 탓에 이용자의 눈길을 사로잡기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신작에서 매출이 예상만큼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홍보를 위한 마케팅비까지 더해져 적자가 예년보다 커졌다.
◇신작 개발비, 영업비용 아닌 무형자산으로
게다가 신작 개발비를 비용 대신 자산으로 분류하는 회계 방식도 한몫했다. 통상적인 방식은 신작 개발에 투입한 개발자 인건비(신작 개발비)를 영업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신작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매출 없이 영업비용만 계속해서 쌓여가는 구조다. 게임업계에 유독 막대한 적자와 자본잠식을 겪는 회사가 많은 이유다.
그러나 블루포션게임즈는 <에오스블랙> 개발비를 영업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분류했다. 결과적으로 신작을 개발하는 동안 영업손실은 비교적 많이 늘어나지 않고 무형자산만 계속해서 불어났다. 실제로 블루포션게임즈 무형자산은 2022년 말 19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말 67억원으로 1년 만에 238.4%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에오스블랙>이 완성되면서 블루포션게임즈는 개발자 인건비를 무형자산이 아닌 영업비용으로 처리하게 됐다. 동시에 그동안 쌓은 무형자산에 대한 상각도 시작되면서 무형자산상각비까지 발생했다. 이는 모두 모회사 미스터블루 영업비용으로 잡혔다. 지난해 미스터블루 적자가 일순간에 불어났던 배경이다.
◇올해 실적도 자회사 신작에 달려
미스터블루 올해 실적도 사실상 블루포션게임즈에 달려 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3분기 MMORPG 장르 신작 모바일게임 <프로젝트R>을 한다. 그간 범용적 개발 도구인 유니티엔진으로 게임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최고급 개발 도구인 언리얼엔진5를 활용한 대작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흥행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외부 퍼블리셔와의 협업도 추진한다. <에오스블랙>의 경우 블루포션게임즈가 한정적인 예산 아래에서 개발뿐 아니라 퍼블리싱까지 책임지다보니 마케팅 효과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프로젝트R> 마케팅은 퍼블리셔에 맡기고 블루포션게임즈는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올해 신작이 성과를 거둔다면 미스터블루는 수익성을 회복할 여지가 생긴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염원하던 증시 입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아쉬운 성과에 머무른다면 블루포션게임즈의 적자는 다시금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미스터블루는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미스터블루 관계자는 "비록 <에오스블랙> 반응이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블루포션게임즈 기업공개(IPO) 의지는 여전하다"면서 "비용절감을 계속해서 진행하면서 <프로젝트R> 흥행을 통해 적자를 해소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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