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국찬우 CIO "KB인베, 바이오텍과 동반성장 지향"①오름테라퓨틱·리가켐바이오·올릭스 자금난 때 구원투수 역할 주목
최윤신 기자공개 2025-03-10 09:39:13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바이오텍인 제넨텍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는 창업자와 투자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는 바이오 산업의 환경을 보여주는 큰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오텍의 성장에는 긴 시간이 걸립니다. 투자자가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텍의 성장을 지속 지원하며 꾸준히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해나갈 것입니다."국찬우 KB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상무·사진)는 최근 화상으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국내에서 주목할 기술수출 성과를 낸 올릭스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오름테라퓨틱에 모두 투자한 벤처캐피탈로 업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4차례 팔로우온, 상장 이후에도 적극 투자
1981년생으로 글로벌 생명공학 산업계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6년 K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국 CIO는 KB인베스트먼트를 바이오 명가로 만든 주인공으로 꼽힌다. 지난 2023년 김형준 상무와 함께 공동 CIO에 올랐다. KB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보스턴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바이오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오름테라퓨틱이 대표적인 사례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오름테라퓨틱의 첫 투자유치부터 2023년 시리즈C브릿지까지 모든 라운드에 자금을 투입한 투자사다.
특히 오름테라퓨틱이 지난 2023년 자금난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큰 역할을 했다. 오름테라퓨틱은 매년 4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용을 지출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투자금이 고갈되며 자금난이 찾아왔다. 오름테라퓨틱은 전략적으로 글로벌 바이오텍에 M&A를 추진하려했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라이선스 아웃 모델로 사업을 추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어려움에 처한 오름테라퓨틱에 발벗고 나서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 오름테라퓨틱은 2023년 시리즈C 브릿지라운드에서 밸류에이션을 낮추면서 2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 CIO는 당시 직접 다른 투자자들을 찾아 회사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팔로우온 투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며 자금 모집을 지원했다.
국 CIO는 "KB인베스트먼트뿐 아니라 인터베스트와 IMM인베스트먼트 등 좋은 투자자들이 회사를 믿고 팔로우온에 참여했다"며 "바이오텍은 이렇게 팔로우온 역량을 가진 투자자들과 함께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름테라퓨틱은 그 해 글로벌 바이오텍인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에 단백질 분해제(TPD) 파이프라인 'ORM-6151'의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한다. 파이프라인 전체의 권리를 양도하는 방식으로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을 1억달러(약 1400억원) 수령했다. 임상 1상 시험계획(IND)를 승인 받은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에서 이정도 규모의 금액이 책정되는 것은 글로벌시장에서도 흔하지 않다.
이후 지난해에는 또 다른 글로벌 바이오텍인 버텍스 파마슈티컬에 TPD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1500만달러(약 200억원)의 업프론트를 받았다. 올해 초에는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증시 입성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상장 이후 2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KB인베스트먼트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옛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도 적극 나섰다. 지난 2021년 단행한 16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국내 VC 중 가장 많은 300억원을 책임졌다. 이후 리가켐바이오는 매년 라이선스아웃 성과를 냈고, 지난해에는 오리온그룹에 인수되며 더 큰 도약에 나섰다. KB인베스트먼트는 해당 투자를 통해 투자금에 3배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리가켐바이오가 2013년 상장하기 이전에 투자했던 투자사다. 상장 이후인 2016년에도 한차례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 투자들이 이뤄진 건 국 CIO가 합류하기 이전 하우스의 선배 투자자들이 단행했다. 그럼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시스템' 덕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 CIO는 "바이오텍은 상장 이후에도 VC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KB인베스트먼트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레거시가 있기 때문에 선배들이 투자한 회사에 후배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서 '인사이트' 얻어
최근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에 1조원에 달하는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바이오텍의 새 역사를 써나가는 올릭스의 성과에도 KB인베스트먼트의 공헌이 존재한다. 2022년 유상증자 자금을 모으지 못해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KB인베스트먼트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국 CIO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주선했다.
올릭스는 KB인베스트먼트의 기존 포트폴리오 회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올릭스가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단 게 그의 설명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보스턴 지사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를 오가며 글로벌 바이오텍과 접점을 가져왔다.
국 CIO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로우헤드파마슈티컬을 비롯해 siRNA(소형 간섭 리보핵산)기술이 주목받고 있었는데 한국시장에선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올릭스에 대해 저평가되고 있었다"며 "보스턴과 뉴욕 등지에서 쌓은 인사이트가 아니었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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