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반등 시작한 SV인베, 'AI 반도체 라인업' 주목받나'리벨리온' 프리IPO 추진 기대감…세미파이브·엑시나·실리콘박스 포트폴리오 갖춰
최윤신 기자공개 2025-04-23 08:47:1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6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국내 벤처캐피탈(VC) SV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1일 상한가에 근접한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일 종가 1500원이었던 SV인베스트먼트는 21일 장중 상한가인 1950원까지 올랐고 이후 소폭 하락한 1874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일 종가 대비 24.9% 상승했습니다. 22일에는 1700원대에서 거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2000원대에서 거래됐는데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하향했습니다. 코스닥 지수와 유사한 흐름입니다. 대다수 상장 VC들도 지난해 하반기 비슷한 주가 추이를 보였습니다.

올 들어선 글로벌 빅테크인 메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AI에 인수제안을 건낸 사실이 알려지며 DSC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퓨리오사AI에 투자한 VC들의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퓨리오사AI에 투자하지 않은 SV인베스트먼트는 이런 흐름에도 동참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우하향하던 주가 흐름을 뒤짚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이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보다 운용자산(AUM)이 적은 미래에셋벤처투자, DSC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나우IB캐피탈, 등이 대부분 1000억원 이상의 시총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Industry & Event
국내 주식시장에서 VC의 주가는 대개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의 이슈에 따라 움직이곤 합니다. 최근 퓨리오사AI의 주목도가 높아진 데 따라 VC들의 주가가 움직인 게 대표적입니다.
시장에선 지난 21일 SV인베스트먼트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의 대폭 확대를 강조한 것과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첨단 과학기술이야말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의 근간이고 K-이니셔티브의 핵심 자산"이라며 "과감한 투자와 초격차의 압도적 기술만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백신, 수소, 미래차 등 국가전략기술 미래 분야를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업종이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지난 14일 이 후보가 방문한 퓨리오사AI에 투자한 VC들에 관심이 또 한번 집중됐죠. AI반도체칩 개발사 퓨리오사AI에 투자한 나우IB투자, 컴퍼니케이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4일 한차례 상한가를 찍은 DSC인베스트먼트도 소폭 상승했습니다.
다수 VC의 주가가 올랐지만 유난히 SV인베스트먼트가 주목받은 건 퓨리오사AI와 직접 관계가 없는 하우스이기 때문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AI반도체 팹리스 중 퓨리오사AI가 아닌 리벨리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하우스입니다. 퓨리오사AI에 집중됐던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에 대한 관심이 리벨리온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박성현 대표와 오진욱 CTO 등이 공동 창업한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입니다. 지난해 사피온과 합병을 단행하며 국내 AI반도체 팹리스 중 처음으로 유니콘 반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 제안이 알려지기 이전엔 퓨리오사AI보다 오히려 높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던 기업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리벨리온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하우스로 꼽힙니다. 2022년 시리즈A 라운드를 리딩하며 1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초 시리즈B 라운드에서도 100억원의 큰 금액을 팔로우온 투자했습니다.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VC 중 가장 높은 지분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에선 이번 SV인베스트먼트의 주가상승이 리벨리온의 프리IPO 투자유치 기대감도 반영됐다고 바라봅니다.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최근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프리IPO 라운드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글로벌투자기관과 전략적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물밑에서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벨리온은 사피온과의 합병을 통해 약 1조3000억원가량의 몸값을 가진 기업이 됐는데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밸류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VC업계 관계자는 "리벨리온 역시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프리IPO 라운드의 성사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며 "리벨리온의 사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우군들이 SI로 많이 참여한다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Market View
SV인베스트먼트와 관련해 증권사가 최근 내놓은 리포트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증권사에서 벤처캐피탈 섹터를 전문적으로 커버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VC업계에서는 SV인베스트먼트가 특유의 전략으로 AI 반도체 생태계 관련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점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확장성을 가진 초격차 기업의 투자를 리딩한다'는 방향성으로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쯤부터 중점투자섹터로 'AI 반도체' 선정하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선도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리벨리온뿐 아니라 세미파이브(디자인 파운드리), 엑시나(CXL 메모리반도체), 실리콘박스(칩렛 패키징)로 이어지는 AI 반도체 생태계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AI 반도체 산업이 본격화 하면서 해당 분야의 기업들이 차례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국적의 암모니아 발전 시스템 개발기업 '아모지'와 중국의 배터리 리사이클링기업 사이클웰(Cyclewell)의 투자 라운드를 리딩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할만한 플레이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클럽딜보다는 다른 하우스들과 차별화된 투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때문에 포트폴리오 기업의 퍼포먼스에 따라 주가가 더 큰 상승여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3월 결산법인인 SV인베스트먼트의 지난 회계연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12월 말 종료된 3분기말 실적은 지분법 손실 확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 주력 펀드인 SV갭커버리지3호펀드가 수익구간에 접어들면서 성과가 본격화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현재 이 펀드는 투자금 970억원 가운데 642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갭커버리지3호펀드는 지난해 에이피알 회수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회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는 △케어링 △콘텐츠테크놀로지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등에서 좋은 회수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Keyman & Comments
SV인베스트먼트의 키맨은 홍원호 대표(사진)입니다. 1964년생인 홍 대표는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해외에서 주요 경력을 쌓은 벤처 투자 전문가입니다. 1989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권을 거쳐 2000년 KTB네트워크를 통해 벤처캐피탈 업계에 입문했습니다. 지난 2019년 SV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창업자인 박성호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SV인베스트먼트의 살림을 총괄하고 있는 건 장필식 경영기획부문장(전무)에게도 방향성을 물어봤습니다. 한국벤처투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장 전무는 2018년 SV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기획과 관리부문을 모두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장 전무는 "SV인베스트먼트는 확고한 투자 철학에 따라 선도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주주가 예측할 수 있는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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