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와증권 1위는 엔화 계절풍? RBS, 2위로 화려한 등장…도이체방크는 참담한 퇴장
이 기사는 2011년 04월 01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이와증권이 올해 1분기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채권(이하 코리안페이퍼) 주선 시장에서 깜짝 1위에 올랐다. 수출입은행의 우리다시 본드를 단독주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올해 1분기는 사무라이본드의 발행이 유독 집중됐던 시기다. IB들의 주선 순위도 역시 사무라이본드에 의해 갈렸다.
코리안페이퍼 시장을 호령하던 BofA메릴린치와 도이체방크는 올초 힘을 쓰지 못했다. BofA메릴린치는 10위권 밖이고 옵션쇼크를 일으킨 도이체방크는 아예 실적이 전혀 없다.
◇ 다이와증권, 2010년 실적 '0'에서 선두로
1일 머니투데이더벨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국내 기업들의 해외채권(코리안페이퍼) 발행 주관 리그테이블에서 다이와증권은 7억8527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 선두로 치고 나왔다.
다이와증권의 주관 건수(3건)은 RBS의 5건보다 적다. 하지만 400억엔 규모의 수출입은행 우리다시 본드(Uridashi Bond)를 단독으로 주선, 물량에서 다른 증권사를 압도했다.
우리다시 본드는 일본 이외 지역에서 발행한 채권을 주관사가 인수해 이를 일본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소액 판매하는 채권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우리다시 본드를 제안한 증권사는 다이와증권이 처음이었다"라며 "작년 9월 첫 검토한 이후 5개월여만에 발행이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와증권의 2010년 한국물 주선실적은 전무하다. 지난해 리그테이블에 이름 조차 올리지 못한 수모를 올해 우리다시 본드 주선으로 한방에 날린 셈이다.
국내 은행 관계자는 "딜 하나에 다수 주관사가 달려들어 주선금액을 조금씩 나눠 갖는 관행이 횡행하는 시장에서 다이와증권은 전략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 도이체방크, 2010년 선두에서 실적 '0'로
도이체방크는 다이와증권과 정반대의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코리안페이퍼 주선 실적 1위의 영예를 차지했으나 올들어서는 주선실적이 전무하다.
도이체방크는 '11.11 옵션쇼크' 사건으로 사실상 코리안페이퍼 주선업무를 접었다. 사고는 장내파생상품에서 터졌지만 국내 발행사들 사이에서 문제아로 찍혀 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특히 해외채권 주요 발행군인 금융권에서 철저히 외면 당하고 있다. 1분기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금융회사들은 아예 처음부터 도이체방크를 제외하고 주관사를 선정했다.
도이체방크의 빈자리를 메운 것은 영국계 투자은행인 RBS다. RBS는 1분기 코리안페이퍼시장에서 5억8375만 달러를 주선하며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위에 겨우 이름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인상적인 활약이다. 특히 올들어 발행된 4건의 글로벌본드에 모두 주관사로 선정됐다.
RBS의 1분기 실적은 그동안 쌓아왔던 외화자금공급의 내공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RBS는 해외 은행 가운데 국내 기관과 은행에 평상시 외화자금 지원이 가장 활발한 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책 은행 관계자는 "RBS는 글로벌 자금 시장에 문제가 생겨 외화 유동성에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상당히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도 "리먼 이후 미국계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내 기관에 대해 신용공여한도인 크레디트 라인을 축소한 반면 유럽계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론 지원 등 외화자금 지원 규모가 크다"라며 "(RBS는) 그 동안 외화를 지원한 덕을 보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사무라이채권 시장 데뷔 열풍…단, 일본 대지진으로 분위기 반전
'엔화시장'은 올해 1분기 한국물 발행을 견인했다. 해외 공모채권 발행 9건 중 엔화채권 발행은 4건이나 됐다.
지난해 1분기 사무라이채권이라고는 국민은행의 300억엔이 유일했다. 반면 올해 1분기 엔화 조달 규모는 무려 1450억엔에 이른다. 특히 4건 모두 발행사의 사무라이채권시장 데뷔 작품이었다.
다이와증권은 수출입은행 우리다시 본드 외에 KT와 부산은행 사무라이채권 발행을 주선했다. RBS와 모건스탠리는 우리은행 사무라이채권, 씨티글로벌마켓은 KT 사무라이채권 발행 주관사였다.
그러나 사무라이채권 발행은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원전문제로 일본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데다 발행사들 역시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 관계자는 "외화차입을 위해 해외 투자자를 만나는 등 현지 로드쇼를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은 선뜻 진행하기가 조심스럽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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