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긴축으로 수익성 방어 매출 24% 감소에도 영업익 3% 증가…고정비 감축 영향
성상우 기자공개 2019-11-11 08:33:29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인건비 감축을 통해 가까스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 3분기 인건비를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10% 이상 줄였다. 덕분에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상승했다.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감축 기조는 지난 2분기 이후 추진한 조직 개편 및 슬림화에 따른 것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게임들의 매출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수익성 위주의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넥슨은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의 지분 매각이 무산된 올해 2분기 이후부터 쇠퇴기에 접어든 게임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기 시작했다. 진행 중인 주요 개발 프로젝트 구조조정과 대대적인 조직 재개편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한 인건비 감축 및 비용 효율화 기조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넥슨코리아의 모회사 넥슨재팬은 지난 3분기 매출이 523억5700만엔, 영업이익은 244억1900만엔이라고 7일 도쿄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 늘었다. 이 덕분에 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 24.1%에서 3분기 46.6%로 치솟았다.
회사측은 "상대적으로 신규 게임 출시가 줄어들어 마케팅 및 프로모션 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설명대로 3분기 마케팅비은 37억6700만엔으로 전년동기 대비 41% 줄었고, 전분기 대비로는 31% 감소했다.
마케팅비보다 비중이 큰 인건비(HR cost)가 크게 줄어든 점도 주효했다. 넥슨 비용 구조 상 인건비는 전체 영업비용(Cost of Revenue)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게임사의 인건비는 업계 관행상 매출원가(COGS) 항목에 포함되는 인건비와 판관비(SG&A)로서의 인건비로 분류된다. 개발진 등 게임 서비스 생산에 직접 관여하는 인력에 지급되는 비용을 매출원가로, 스탭 부서 등 그 외 인력에 대한 비용은 판관비로 보는 방식이다.
넥슨의 3분기 총 인건비는 99억7400만엔이다. 이는 지난 2분기 114억4100만엔 대비 12.8%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1억3600만엔의 인건비를 집행한 지난해 3분기 대비 17.8% 줄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非)개발자에 대한 인건비 감소 폭이 더 컸다. 3분기 인건비 중 개발자에 대한 인건비(매출원가)는 60억1000만엔, 비개발자 관련 인건비(판관비)는 39억6400만엔이다. 비개발자 인건비는 전분기 대비 16.6%, 전년동기 대비로는 25.2% 줄어든 수치다. 개발자 인건비는 전분기 대비 10.1%, 전년동기 대비 12.0% 감소했다.
최근 진행 중인 넥슨의 체질개선 움직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비용 감축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넥슨은 △듀랑고를 비롯해 △히트 △M.O.E △니드포스피드 엣지 △배틀라이트 △어센던트원 △마블 배틀라인 등 올해 들어서만 7작품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전사 차원의 내부 개발 프로젝트 재검토 계획도 밝힌 상태다. 서비스가 종료된 듀랑고와 같은 실험적 작품들도 다양하게 개발했던 기존 정책과 달리 수익성 중심의 '가지치기'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현재까지 넥슨은 다수의 개발 프로젝트를 이미 접었다. '데이브'와 '네 개의 탑'을 개발 중이던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 42'를 해체했다.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 겸 개발총괄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던 '페리아 연대기'도 최근 출시가 무산됐다. 8년간 600억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이다. 넥슨레드가 개발하던 '제노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조직 재개편도 강도 높게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PC온라인과 모바일 사업본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실무그룹을 9개로 나누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8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넥슨M' 사무실을 폐쇄하고 넥슨 아메리카와 통합하는 등 북미를 시작으로 해외 사업조직 개편 작업도 착수했다.
이어지는 조직 개편 및 사업 체질 개선 작업엔 최근 영입한 허민 고문을 중심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허민 넥슨 고문 겸 원더홀딩스 대표는 지난 2001년 네오플을 설립해 '던전앤파이터'를 히트시킨 장본인이다. 그로부터 7년 뒤 허 대표는 3800억원에 네오플을 넥슨에 매각했다. 던전앤파이터는 현재까지 넥슨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매년 호실적을 내고 성장세를 유지하던 넥슨 역시 최근 사업 환경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넥슨의 선택과 집중이 내년 이후 넥슨 실적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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