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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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국찬우 본부장, '바이오·글로벌' 전천후 플레이어③81년생 최연소 타이틀, '그림자 철학' 이론·실무 겸비

서정은 기자공개 2020-03-20 06:40:33

[편집자주]

KB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단기간에 환골탈태한 하우스로 꼽힌다. 지난해 벤처펀드 운용자산(AUM) 1조원 고지를 밟았고 지금도 글로벌 영토 확장에 거침이 없다. 중상위권 하우스였던 KB인베스트먼트가 3년도 안된 기간에 선두권으로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KB인베스트먼트를 변방에서 중심으로 올려놓은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0: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과 바이오. 벤처캐피탈(VC)의 숙원이면서 숱한 좌절을 안겨주는 분야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애쓰는 건 KB인베스트먼트도 마찬가지다.

가장 까다롭다는 두 분야를 함께 아우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국찬우 KB인베스트먼트 글로벌바이오투자본부 본부장(사진)이다. "VC는 그림자 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KB인베스트먼트를 조용하고 발빠르게 글로벌바이오 강자로 만들고 있다.

◇'이론·실무' 투자 탁월…美 정부·병원·회계법인 등 경험


국찬우 본부장은 1981년생으로 KB인베스트먼트에서 최연소 본부장이다. 그는 팀장에서 이사로 올라선 뒤 1년만에 승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 초 신설된 글로벌바이오투자본부를 이끌고 있다.

국 본부장의 이력을 보면 다른 바이오 심사역들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그의 대학시절 전공은 경영학이며 첫 직장은 게임회사였다. '와이앤케이'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바이오 심사역 중 의약대 출신이 꽤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그가 글로벌바이오본부를 지휘할 수 있는 힘은 다양한 이력에서 나온다. 미국 정부기관과 회계 법인, 병원, 의약품 조사기관 등 각 분야를 거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에서 투자감각을 일깨울 수 있었다.

의료·바이오 분야에 처음 연을 맺은 건 석사 시절이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카네기멜론대에서 의료경영정책학(Healthcare management&policy)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2008년 미국 정부에서 일하며 의료정책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카네기멜론대 교수의 추천을 계기로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박사 과정에 입학해 질병별 경제성 분석 연구를 시작했다.

이론을 쌓던 그가 실무를 통해 현실 감각을 익히기 시작한 건 2010년 삼정KPMG 시절이다. 당시 삼정KPMG는 헬스케어컨설팅본부를 신설해 의료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던 터였다. 그는 "당시 가천길병원 연구중심병원, 연세대학교 연구산업화 등 프로젝트를 맡으며 의료산업화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후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옛 IMS헬스)에서 약 2년간 인수합병(M&A) 업무를 하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서울병원은 비전2020을 통해 글로벌 선도병원으로 도약하려는 목표를 잡고 있었다. 미래혁신센터에서 근무하며 병원전략기획 업무를 맡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K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당시 KB인베스트먼트는 'KB-솔리더스 글로벌 헬스케어펀드'를 결성했다. 병원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물색하던 중 국 본부장을 찾았다. 그는 KB인베스트먼트에서 병원 해외투자 뿐 아니라 바이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의대, 약대 등 전공자들과 달리 정책을 분석하고 병원에서 실무 업무를 읽혀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었다"며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자신감도 바이오 산업이 싹트는 것을 일찍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초기 투자 '눈길'…스펙트럼 확장

그는 자신의 역할을 '그림자'에 비유했다. VC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 묵묵하게 주인공(벤처기업)을 지지해줘야한다고 봤다. 다양한 투자를 단행하면서도 외부로 유난스럽게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글로벌 바이오에 투자하는 VC들보다 비교적 초기 투자를 과감하게 단행하는 하우스다. 현장에서 의료산업화 과정을 지켜본 덕에 초기 기업을 발굴, 육성해야한다는 사명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VC는 회수 시점에도 투자한 회사가 성장해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오랜 대화를 통해 (우리가) 그림자가 되어도 재목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고집 덕에 그는 국내외 바이오 투자에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왔다. 국내 투자를 보면 JLK인스펙션이 대표적이다. 시리즈A부터 프리IPO까지 성장단계별로 지속투자해 VC와 바이오 기업의 '아름다운 동행'으로 손꼽힌다.

이밖에 초기 발굴을 통해 상장까지 이룬 브릿지바이오, 미국 진출에 성공한 대전 선병원 사례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대전 선병원은 병원투자에 대한 최초 회수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해외 투자 또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바이옴엑스(BiomX),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 에이디셋바이오(Adicet Bio) 등 이정표가 될만한 딜을 성사시켰다.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VC들이 참여하는 딜에 KB인베스트먼트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 들어 글로벌바이오투자본부는 벌써 450억원 안팎의 투자를 집행한 상황이다. 20억원가량을 투자한 에스엔이(S&E)바이오의 경우 2021년 세포외소포 치료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임상을 앞두고 있다. 300억원 투자가 이뤄진 대전선병원은 한차례 회수 후 신규 투자가 이뤄진 케이스다. 올 초에 33억원 규모로 투자한 바이오프로텍트(BioProtect)의 경우 시리즈A를 통해 첫번째 투자가 이뤄졌다.

그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의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특정 분야에 쏠리는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안에는 1000억원 이상의 미국 현지펀드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의료데이터분석, 병원투자, 신약개발, 의료서비스 등 폭넓은 투자 스펙트럼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해외 클럽딜에도 뛰어들어 국내 VC들이 가지않은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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