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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벌크'도 흑자 힘 보탰다 [Company Watch]유조선 시황 강세로 흑자 확대 견인, 하반기 물동량 증가 '기대'

유수진 기자공개 2020-08-28 13:33:2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5일 15: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이 올 2분기 2015년 이래 21분기 만에 흑자를 내면서 주력사업인 컨테이너부문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만4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도입과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이 시너지를 내며 이뤄낸 성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호실적과 수익성 개선의 배경엔 벌크부문의 든든한 조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벌크사업은 유조선 시황 강세와 유가 하락에 힘입어 흑자 규모 확대에 직접적인 기여를 했다. 특히 수익성 개선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부문 영업이익률 18.4%, '숨겨진 알짜'

HMM이 최근 게재한 2020년도 반기보고서와 IR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벌크부문 매출은 2892억원으로 전체(2조6883억원)의 10.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7.5%에서 3.3%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2018년 상반기(8.1%)와 비교하더라도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영업이익은 전체(1367억원)의 38.8%에 달하는 5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셈이다. 실제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18.4%로 컨테이너(3.4%)와 기타(5.7%)를 크게 앞섰다. 심지어 벌크부문은 작년 컨테이너가 3400억원(연간 기준) 규모의 적자를 냈을 때도 421억원의 흑자를 낸 바 있다.

현재 HMM은 영위 중인 사업을 △컨테이너 △벌크 △기타 등으로 나눠 실적을 집계하고 있다. 벌크에는 유조선과 건화물선사업이, 기타에는 터미널운영과 임대사업 등이 포함된다. 이중 벌크부문은 컨테이너와 마찬가지로 해상운송업이지만 사업·매출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숨겨진 알짜'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벌크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한 건 유조선 시황 강세의 영향이 컸다. 저유가로 원유 저장 목적의 유조선 수요가 증가하며 매출 확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감소로 수익성도 높아졌다. 연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5.2% 줄어들며 매출원가율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 HMM 2020년 상반기 IR 자료 발췌.

다만 건화물선 시황은 좋지 않았다.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건화물운임지수(BDI)가 전년 대비 23.5% 하락했다. 하지만 유조선이 이를 만회했다. 올 상반기 유조선이 벌크부문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52.8%로 2018년 37.8%, 2019년 41.8%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HMM 관계자는 "유조선은 국내외 정유사 등과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어 꾸준히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며 "사업규모가 크진 않지만 고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부문"이라고 말했다.

HMM은 하반기에도 벌크부문 실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제활동이 하나 둘 재개되고 동절기를 맞아 원유·제품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산업 호조로 철광석 물동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 측은 "건화물선은 중국 경제 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상반기 대비 시황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건화물은 고수익 곡물 화물 영업, 유조선은 고수익 항로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조선으로 해운업 '첫 발'…"지금은 컨테이너 집중"

사실 HMM은 컨테이너선이 아닌 유조선으로 해운업에 첫 발을 들였던 기업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76년 HMM 전신인 아세아상선을 설립하고 26만톤급 '코리아 선(Korea Sun)' 등 3척의 유조선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의 태양'이라는 뜻의 이 배는 원유를 가득 싣고 울산항에서 중동으로 첫 항해를 떠났다.

HMM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컨테이너와 벌크의 매출 비중을 5대 5 정도로 고르게 유지했다. 특정 사업에 '올인'하기보단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외부환경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컨테이너 시황이 좋지 않으면 벌크에서 만회를 할 수 있도록 양쪽의 균형을 맞췄다.

당시 HMM은 벌크사업 내에 지금보다 다양한 사업부문을 갖추고 있었다. 자동차선(자동차)과 전용선(석탄, 철광석), 탱커선(LNG, 원유), 부정기선(곡물, 원목) 등이다. 하지만 이후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벌크 내 사업들을 하나씩 매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동이 생겼다. 의도적으로 컨테이너사업에 집중 투자를 했다기 보단 벌크사업의 덩치가 작아지며 매출 기여도도 낮아졌다고 보는 게 맞다. 컨테이너 매출 비중은 2002년 자동차선 운송사업부문을 매각한 뒤 60%로 높아졌고, 2014년 LNG 운송사업부문을 떼어낸 직후엔 76%까지 뛰었다.

HMM은 아직 경영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기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HMM 관계자는 "지금은 컨테이너선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벌크사업 확장 등은 경영정상화를 이룬 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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