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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승부수]인도에선 대출폰, 유럽에선 ESG폰으로 통한다⑭국가별 맞춤 마케팅, '택소노미' 독일 관세 고려…북미·일본·영국·동남아 등 고객유치 박차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10 12:51:58

[편집자주]

삼성전자의 모바일 업력은 자그마치 40년이다. 그 긴 역사 속에서 '애니콜', '갤럭시' 등 글로벌이 열광하는 대중적 브랜드가 탄생했다. 최근 삼성 모바일 조직은 이전과는 다른 미션에 맞닥뜨렸다. 대외적으로는 애플, 샤오미, 오포, 구글 등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견뎌야 하며 내부적으론 생활가전·네트워크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삼성의 최근 제품 혁신, 키맨전략, 글로벌 전략 변화들을 짚고 경쟁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8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국가별 마케팅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일원화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고, 현지 특색에 맞게 접근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ESG가치를 중시하는 영국이나 독일 등 서구권 고객들에겐 쓰던 갤럭시 제품을 다른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마케팅을 이어간다. 삼성이란 기업이 지속가능한 환경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브랜딩 전략이다. 인도에서는 개인금융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갤럭시 기기 내에서 대출을 지원하는 독특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전망 "Good"…글로벌 고객 잡아야 산다

지난 6일 시장조사업체인 ID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2.6%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출하량 전망치는 올해 11억9280만대, 5년 뒤 2027년 예상치는 13억7100만대다.

*삼성 대신 '갤럭시' 로고가 박힌 일본 판매제품. 사진=삼성전자 일본 캡처.
스마트폰 세트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인하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IDC는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지난해 415달러 수준에서 2027년에는 376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다면 국내 유일한 스마트폰 사업자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폴더블폰 고객락인(Lock In)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IDC는 올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전망치는 내려잡았지만, 폴더블폰은 올해도 전년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선진국 시장에선 브랜드 입지를 다지며 점유율 확대 기회를 엿보고, 신흥 시장은 공격적으로 신규 고객들을 유치해야 한다.

◇떠오르는 인도에선 '금융 파트너'로 눈도장

삼성이 주목하는 신흥 국가는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인도'다. 인도는 인구수만 14억 명에 달하는 중국 다음으로 제일 큰 시장이다.

제품 라인업도 중저가부터 최상위 모델까지 다양하게 구비했다. 가장 저가 라인인 F부터 시작해 가격 프리미엄 순으로 M, A, Z, S 등 모델을 골고루 마케팅하고 있다. 인도에선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저가 경쟁력을 지닌 중국 업체부터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는 애플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도 이에 견줘 전 라인업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도 페이지 캡처.

'온라인' 프로모션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게 특징이다. 현재 삼성전자 인도 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프로모션만 10개가 넘는다.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지 젊은층들이 온라인 상에서 스마트폰 스펙을 비교해 구입한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가장 독특한 건 금융대출 지원 마케팅이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갤럭시 스마트폰 기기에는 단 3분 만에 대출을 승인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기기 결제 옵션에서 삼성파이낸스를 선택하고 KYC 인증을 받기만 하면 된다. 고객들 입장에선 종이 서류 작업 없이 손쉽게 스마트폰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인도 대출 성장률

인도는 중산층의 성장으로 개인 금융(개인대출) 니즈가 급격하게 커진 국가다. 이자율 규제 완화, 대출 사전 승인제 폐지 등으로 소매금융 취급에 대한 제약이 줄어든 게 주효하다. 과거 국영은행이 중심이 됐던 것과 달리, 최근엔 소매금융 비중이 높은 민간은행과 비은행 역할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인도 재무장관도 지난 2021년 10월 'EASE 4.0' 은행 개혁을 발표하며 주택, 자동차, 농장, 개인 대출 등 대출 승인 범위를 확대해줬다.

삼성은 인도에서 다양한 현지 기업, 기관들과도 제휴를 맺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도 엑시스은행(AXIS BANK)부터 현지 대표 배달앱인 조마토(zomato), 온라인 패션 쇼핑몰인 민트라(Myntra),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빅바스켓(big basket) 등 고객들을 상대로 갤럭시 구입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친구를 추천하면 상품권을 제공하거나, 5% 할인 혜택을 부과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유럽 그린 정책 맞춤 브랜딩…'헌 것 다오, 새 것 줄게'

유럽연합(EU) 고객들에겐 스마트폰 관세와 관련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삼성전자는 독일의 경우 통관시 부과되는 관세와 관련해 현지 고객들에게 다양한 결제옵션을 통해 결제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나의 패키지로 배송받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전자 독일 페이지 캡처
또 독일과 영국에서는 공통적으로 트레이드(Samsung Trade I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기기(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를 삼성의 갤럭시 신제품 모델로 교환해주는 프로모션이다.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고객할 기존 기기에 대한 가치를 평가받아 구매 금액에서 차감시키는 방식이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고민하는 유럽의 ESG 가치관에 부응한 마케팅이다. 현지 기기들에게 사용한 기기를 버리지 않고 리퍼브하거나 재활용해 낭비를 줄이고 있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
*삼성전자 독일 페이지 캡처
영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와 관련된 마케팅도 진행한다. 발렌타인데이에 연인간 초콜릿을 주고 받은 관습이 영국에서 시작된 만큼 해당 국가에선 해당일 갤럭시 기기를 추천 선물로 제시한다. 월별 지불계획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다. 페이팔로 결제할 경우 12~36개월, KLARNA로 결제할 경우 6~48개월 할부 결제가 가능하다.

사용후 14일 후 마음에 안들 경우 무료로 반품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최근 폴더블폰으로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에서 주도권을 쥐었다는 판단 하에 영국 내 폴더블폰의 구입 문턱을 낮추려는 목적이 담겨있다. 앞서 미국에서도 100일 바이앤드트라이(Buy and try) 프로모션을 진행해 효과를 본 바 있다.
*삼성전자 영국 페이지 캡처
◇일본 8년 만에 '삼성' 브랜드로 정면승부

삼성 모바일 사업부 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북미 전략도 특색이 있다. 리스 판매방식을 도입해 가격 부담을 줄여줬다. Klarna로 결제하면 무이자로 4회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도 있다.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기기를 새로운 갤럭시 기기로 교환해주는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또 삼성페이(SoFi) 기능도 강화했다. SoFi를 통하면 ATM 인출
수수료가 면제된다.

'애플 천국'인 일본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달부턴 지난 8년간 숨겨온 삼성 로고를 되살려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은 지난 2016년부터 일본 현지에선 '갤럭시' 로고만을 사용해왔다. 웹사이트명에서도 삼성을 빼고 갤럭시모바일재팬으로 대체했다.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 문화에 맞춰 삼성이란 이름을 지운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갤럭시Z 시리즈가 현지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입지가 개선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1분기 점유율은 애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향후 삼성 브랜드를 앞세운 마케팅을 이어가기로 했다. 제품에도 삼성 로고를 각인시켜 애플과 정면승부를 할 계획이다.

최근엔 M시리즈 보급형 스마트폰을 아마존, 빅카메라, 요도바시카메라, 일부 가전 양판점 등 오프라인 판로를 통해 저렴하게 판매했다.
*삼성전자 일본 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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