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3]SG세계물산 혁신 이끈 최창용 이사 "중요한 건 발품"②조직효율화·원가절감·마케팅 다방면서 활약…여성복 사업부 2년새 100억 반전
서하나 기자공개 2023-03-31 08:16:37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온 패션업계의 위기, SG세계물산엔 준비된 인재가 필요했다. 최창용 패션사업 본부장(이하 최 이사)이 적임자였다. 옷과 패션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20년간 근속한 최 이사는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과 상품기획·영업에 대해 두루 이해도를 갖춘 멀티플레이어다.최 이사는 차장에서 단숨에 상품기획·영업 전체 총괄을 책임지는 패션사업 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조직 효율화와 원가 절감, 유통사와 다양한 마케팅 등을 주도하면서 지난해 SG세계물산의 흑자전환에 일조했다.
최 이사가 본부장을 맡은 이후 SG세계물산은 브랜드 경영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약 80억원 적자였던 여성복 사업부는 지난해 2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단일 브랜드에서 1년 만에 100억원을 반전시킨 일은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29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SG세계물산에서 만난 최 이사(사진)는 더벨과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갑'은 있다"라며 "자신에게 특화된 업무만 해서는 부족하고 멀티플레이어가 돼 갑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라고 말했다.

SG세계물산 같은 브랜드사들의 갑은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등 유통사였다. 유통사가 갖고 있는 '판매 공간'을 얻기 위해 브랜드사들은 '영업'을 한다. 일반적으로 매출력, 브랜드력, 친화력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것과 달리 최이사는, 유통사들도 결국 고객을 유치할 '컨텐츠'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컨텐츠, 즉 상품 경쟁력을 제안하고 공간을 할애받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최 이사는 "유통사와 함께 공장이나 원단 소재 업체 등을 방문했다"라며 "글로벌 캐파가 부족하니 원가를 맞추려면 발주를 미리 해야 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유통사로 전달됐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유통사와 함께 기획한 제품이 소위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무신사와 같은 잘 나가는 유통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 자신이 있었고 이를 실제로 기획했다. SG세계물산의 바쏘옴므 브랜드와 무궁화 콜라보 제품을 함께 기획하는 참신한 시도도 했다.

최 이사는 '발품'에서 나온 자신감이 과감하고 새로운 도전의 배경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장 시절부터 주말마다 매장에 계속 나가기 시작했다"라며 "좋은 상품이나 잘 나가는 제품을 보면서 남들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익혔고 이는 곧 업무에 대한 자신감과 긍정성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패션사업 본부장에 오른 뒤 30% 정도 인력을 감축하는 과감한 조직 효율화도 주도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온라인 쪽 유통사들이 새로 생기다 보니 영업환경이 어려워졌고 영업과 상품 기획 실무를 실제로 경험했기에 두 조직을 통합해도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원가 효율화를 위해 직접 협상 테이블에도 앉았다. 최 이사는 "코로나 이후 환율이 치솟으면서 원부자재 상승 등 원가 압박이 커졌다"라며 "직접 해외 소싱을 다니면서 각 아이템 별 지식이나 원단에 대한 소싱 등 네트워크를 쌓고 손해 보는 일을 최소화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기획부터 납품까지 1년가량이 걸리던 시스템은 스파(SPA) 브랜드처럼 한 달 정도로 줄였다. 빠른 회전율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 50%대였던 판매율이 80%까지 올랐다. 올해 여성복 사업부의 목표는 30억원 흑자다. 남성복 사업부는 40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이사는 "SG세계물산은 약 40년간 내수 사업을 잘 해왔지만 늘 새로운 사업에 대한 욕구가 있다"라며 "올해 온라인에서 잘되고 있는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투자해 온라인 노하우나 마케팅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상반기 안에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를 국내 인큐베이팅하는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최 이사는 학창 시절부터 워낙 옷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패션업계에 몸담았고 남성복 영업경력만 24년을 채웠다.
그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패션사업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그래야 패션사업이 더 빛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일주일에 최소 옷 한 벌을 살 만큼 옷을 좋아한다"라고 덧붙였다.
최 이사는 마지막으로 "꿈을 계속 생각하고 간직하다 보면 어느새 그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더라"며 "직장인의 삶의 토대인 회사에서도 욕구와 욕망을 표출하면서 그 공간에 에너지를 얼마나 쏟느냐가 결국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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