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나선 의류 OEM]'수익성 악화' SG세계물산, 가외 투자사업 시동②자회사 서울인으로 370억 대여, 상장 주식에도 분산 투자
김형락 기자공개 2021-12-08 07:06:50
[편집자주]
의류 OEM 업체들이 코로나19 파고를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 성적표는 업체별로 달랐다. 수주와 생산·납기를 준수한 곳은 호실적을 거뒀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조치로 발이 묶인 곳은 해외공장 가동률이 하락하고, 물류까지 차질을 빚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이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재정비에 돌입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바라보는 패션업계에 발맞춰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선방한 곳은 추가 성장을, 뒤처진 곳은 명예 회복을 노린다. 더벨은 의류 OEM 상장사들의 사업 전략, 재무 상황, 지배구조 등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SG세계물산'이 가외 투자활동에 자금을 풀고 있다. 본사 부동산을 매각해 늘어난 유동성을 갖고 상장 주식에 분산 투자하고, 투자사업을 전담하는 종속기업으로도 흘려보냈다. 패션사업과 의류 수출 사업부문 부진을 만회할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SG세계물산은 투자사업을 펼칠 전진 기지를 마련했다. 지난 1월 채권·유가증권 투자업을 영위하는 비상장사 '서울인' 지분 100%를 7억원에 취득했다. 지난해 말 서울인 자산총계는 7억원이다.
종속기업 편입 후 서울인에 투자 밑천을 만들어줬다. 지난 1월과 3월 SG세계물산이 서울인에 총 370억원을 대여해줬다. 대여금에 매긴 이율은 4.6%다. 3일 적정이자율을 가중평균차입이자율(1.44%)에서 당좌대출이자율(4.6%)로 바꿨다.
SG세계물산의 곳간은 넉넉했다. 올해 본사(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소재) 사옥 매각 잔금 977억원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본사 토지와 건물을 1085억원에 부동산 매매·임대업체 아스크로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사업 진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계약금(108억원)을 수령하고, 지난 6월 잔금을 받아 거래가 끝났다.
SG세계물산은 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패션사업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의류 수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형 감소와 수익성 악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콜롬보를 인수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인수자금으로 196억원을 썼다.
여유자금으로 상장 주식도 사들였다. 시세차익을 염두에 둔 투자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51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은 올 3분기 208억원으로 증가했다. 비상장 주식 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04억원은 상장 주식 투자금이다. 포트폴리오에는 삼성전자(91억원), 대웅(17억원), 대웅제약(15억원), SK하이닉스(14억원) 등이 담겼다.
올해 투자활동이 두드러진 재무 전략을 보여줬다. 현금흐름 변화로 드러난다. 올 3분기 별도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196억원이 빠져나갔다. 사옥 매각대금 이상으로 투자활동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서울인 대여금, 콜롬보 인수, 상장 주식 투자 외에 단기금융자산, 종속기업 취득에 각각 200억원, 45억원을 소진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는 22억원 유입되고,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는 8억원이 유출됐다. 연초 284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102억원으로 줄었다.
SG세계물산은 2018년부터 부동산을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물류센터부지였던 부동산(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소재 토지·건물)을 700억원에 내놨다. 2018년에 계약금 70억원, 2019년에 중도금과 잔금 630억원을 수령했다. 2019년 단기금융자산과 계열사 지분을 늘리는 데 자금을 투입해 별도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입액은 28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들어온 366억원을 보태 장·단기차입금 줄여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는 494억원이 나갔다.
지난해 본사 사옥 매각 계약금이 들어왔다. 단기금융자산도 일부 현금화해 200억원을 쥐었다. 신규 사옥 건립, 계열사 주식 추가 매입 등에 자금을 안배해 별도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은 35억원이 유출됐다.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도 22억원이 흘러나갔다.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158억원을 벌어들여 지출하고 남은 자금을 쌓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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