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조달 "SK온 사업성 인정받은 결과" ②김양섭 SK이노베이션 CFO 역할 주목, 수율 상승·흑자전환 기대 등 시장 평가 개선
박기수 기자공개 2023-09-06 07:45:1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3: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1년 만에 20조원 자금 확충- "투자자에 믿음 심어준 것, 조달의 핵심 요인"
- 유럽 ECA, 미국 DOE 등 정책자금 확보 '성과'
국내 배터리 경쟁업체 LG에너지솔루션은 일찌감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심지어 부채가 아닌 자본 확충이었기에 자금조달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까지 잡았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더뎠다. IPO에서 프리IPO로 핸들을 틀었지만 그마저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저금리 유동성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미국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 와중에 시장은 커져갔고 몸집을 맞추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다.

THE CFO는 이달 초 진행한 김 부사장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 물었다. 작년 말 이전 녹록지 않았던 상황과 비교해 작년 이후부터 조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질문했다.
김 부사장은 투자자들에 '믿음'을 심어 주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SK온 프리IPO를 진행할 쯤 국내·외 시장 환경은 매우 비우호적이었다"라면서 "특히 금리 상승으로 인해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환경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배터리 사업의 고성장 가능성과 더불어 하이니켈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당사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설득했다"라면서 "결국 투자자들에 성장하는 배터리 사업 속에서 SK온이 보유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고자 한 노력이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주요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작년 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하 한투PE)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투자받은 이후 현재까지 약 20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SNB캐피탈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 싱가포르 투자자 등 FI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FI 유치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존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2조원을 SK온에 직접 수혈했다. 김 부사장을 비롯한 SK이노베이션 재무 라인의 노고는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이밖에 9억달러 외화채 발행과 사업 파트너인 현대자동차·기아로부터 2조원을 차입하는 등 전방위 조달에 나섰다.
국책은행과 해외 당국의 정책자금 역시 적극적으로 끌어모았다. 작년 7월 말 SK온은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Euler Hermes)와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총 20억달러(약 2조64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3개 기관은 SK온이 해외 상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과정에서 보증을 서거나 보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 기관들은 모두 '공적수출신용기관(ECA)'으로 자국 기업의 수출 지원과 국익 창출을 위한 자금 대출 등을 맡는다.
이어 올해 6월 SK온의 자회사이자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BlueOval sk)는 미국 에너지부(DOE)를 통해 최대 92억달러(약 12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정책지원자금을 잠정 확보했다. 금융 지원은 DOE의 첨단기술차량제조(Advanced Technology Vehicle Manufacturing·ATVM)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다. ATVM은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제조 사업에 대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단기간에 20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데는 SK온의 사업성이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시장은 평가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SK온 미국·유럽 공장의 수율 개선에 하반기 영업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 공적수출신용기관 보증 대출을 비롯해 올해 미국 DOE 정책지원 확보 등은 블루오벌SK를 비롯해 SK온의 사업 성장성에 당국과 시장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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