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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타임 넷제로 꿈꾸는 SK이노의 '그린 디자이너' 환경과학기술원 40년 역사 속 이차전지·분리막 등 미래 발굴…2025년까지 저탄소 R&D 1조 투자

김동현 기자공개 2023-08-29 16:54:1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1980년 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유공)을 인수하며 단순 정유회사에 머물 것이 아니라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주문한다. 인수 직후 이듬해 1월 첫 현장 방문에서 "구성원 복지 시설, 신규 설비, 연구개발(R&D) 등 세가지가 없다"고 지적하며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선대회장의 의지는 'SKMS'라는 SK그룹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에 명문화되며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졌다. 이는 지금의 SK이노베이션이 원유 정제(SK에너지), 석유화학(SK인천석유화학)을 넘어 이차전지(SK온), 분리막(SK아이이테크놀로지), 윤활기유(SK엔무브), 친환경소재(SK지오센트릭) 등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게 된 배경이 된다.

SK이노베이션의 R&D를 이끌며 석유업에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그린 포트폴리오 디자이너 앤 디벨로퍼(Green Portfolio Designer & Developer)'라는 사업비전을 세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이 바로 환경과학기술원이다. 올해로 설립 40주년을 맞은 환경과학기술원은 통합 R&D 조직 역할을 하며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목표인 '올타임 넷제로(All time Net-Zero)'를 실현하기 위한 미래 기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985년 준공된 유공 기술지원연구소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 '그린' 제품의 기반이 된 리더십

SK이노베이션은 28일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R&D 경영 40주년 연구발표회'를 열고 기업경영 학계 전문가들이 연구한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 성공요인을 공개했다. 연구에 참여한 송재용 서울대 교수와 이지환 카이스트 교수는 40년 동안 이어온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 총수의 강력한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경영체계 수립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송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R&D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전문경영인은 특히 쉽지 않다"며 "돈이 있다 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탐색·발굴·육성하는 것은 굉장한 의지와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 결과물이다. SK이노베이션의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제 환경과학기술원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데는 종합에너지 기업이라는 R&D 방향성을 제시한 선대회장의 의지와 이를 사업화로 연계하는 경영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1983년 기술지원연구소라는 정유업계 첫 R&D 조직으로 시작한 환경과학기술원은 대덕기술원(1995년)을 거쳐 2021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이 'SK이노베이션 R&D 경영 40주년 연구' 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당시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한 최 선대회장은 유공 인수에 성공한 1980년 12월 경영방침 설명회를 열고 "기술개발은 다른 분야에 우선해서 꼭 해야 할 일이며 새로운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 밝히며 R&D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공에도 R&D 전문 조직(1983년) 및 연구소(1985년)가 생겨났고 정유 외 분야인 이차전지, 윤활기유 등 언제 성공할지 모르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다.

현재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의 핵심인 이차전지 사업(SK온)의 경우 1991년 울산 석유연구실에서 3륜 전기차용 전지 제작에 성공한 것이 시초다. 세계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SK엔무브의 고급 윤활기유는 1995년 탄생한 제품이다. 이외에도 분리막, 바이오(현 SK바이오팜·SK바이오텍) 등의 사업기반이 환경과학기술원의 전신인 대덕기술원에서 배출한 작품이다.

이성준 환경과학기술원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신 유공 시절인 1994년에 입사해 2000년대 윤활유 촉매, 배터리, 바이오 등의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을 지켜본 산 증인"이라며 "R&D 초기부터 사업적 관점에서 수익 창출을 내다보는 연구를 해 그만큼 빠르게 성과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눈앞에 둔 넷제로 과제, 저탄소 R&D에 1조 투입

지난 40년 동안 새로운 기술의 사업화에 성공한 환경과학기술원 앞에는 더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선언한 올타임 넷제로 실현하기 위한 사업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올타임 넷제로란 회사의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62년까지 창사 이래 직접 배출한 탄소량과 동일한 규모의 글로벌 탄소감축을 실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스콥1·2(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이 1243만톤이었던 SK이노베이션이 올타임 넷제로를 실현하려면 4억톤이 넘는 규모의 탄소감축에 성공해야 한다.

여기에는 석유화학·정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차세대 이차전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옮기겠다는 사업적 목표가 포함된다. 현재 환경과학기술원은 저탄소를 주제로 한 R&D 과제를 선정해 이러한 신사업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

투자 규모 역시 점차 키워가겠다는 목표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1조2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저탄소 R&D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저탄소 R&D 투자에 투입한 금액은 1236억원으로 이는 전체 R&D 비용(4177억원)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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