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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EM 1년 점검]유일의 동박 흑자, 변화 '시작점' 말레이②하이엔드 중점, 수익성 '압박' 국내공장 대신 글로벌 생산거점 다양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4-02-16 07:34:44

[편집자주]

롯데그룹 화학사업의 총괄격인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 속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빅딜'을 성사하며 외형을 키웠다. 2000년대 현대석유화학을 시작으로 주로 범용 화학제품군을 생산하는 업체를 인수했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간 속에서 롯데케미칼도 고부가 첨단소재 분야로 몸집을 키워야 했고 이를 위해 다시 한번 꺼내든 카드가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 인수였다. 다음달이면 롯데케미칼이 롯데EM을 인수한 지 1년을 맞는다. 더벨이 인수 이후 롯데EM의 변화와 성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의 시선은 줄곧 해외로 향해 있다. 전기료 인상으로 국내공장의 수익성 압박이 심화하는 가운데 생산거점을 다변화해 저가 중국산 동박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와 저렴한 전기료·인건비 등을 기반으로 한 원가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방시장이 전기차 업황 둔화와 함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롯데EM은 신규 글로벌 진출 지역을 하이엔드 제품 생산거점으로 탈바꿈해 향후 다가올 반등시점에 맞춰 성장세를 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그룹에 편입된 첫해(2023년) 수익성이 80% 넘게 줄었지만 경쟁사와 달리 흑자를 유지하며 잠재된 저력은 보여줬다.

롯데EM 앞에는 이제 글로벌 증설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미 국내공장의 생산능력을 뛰어넘은 말레이시아 공장의 추가 증설과 국내공장의 신소재 라인 전환이 그 변화의 시작점이다.

◇말레이 진출 학습효과, 글로벌 전략 수립

국내 익산공장을 중심으로 동박 생산을 이어오던 롯데EM은 일진머티리얼즈 시절이던 2017년 말레이시아법인을 세우고 현지 거점 구축에 돌입했다. 2019년 1공장을 준공하며 첫 상업생산에 돌입했고 롯데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인 2022년 3·4공장까지 가동하며 생산능력을 4만톤으로 끌어올렸다.

초창기임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법인은 공장 가동과 동시에 흑자를 내며 해외 진출 효과를 입증했다. 2017~2018년 순손실 상태였던 말레이시아법인은 2019년 1공장 가동과 함께 1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고 2020년에는 순이익 규모가 10배 넘게 증가한 194억원까지 올라갔다.


2021년부터는 일진머티리얼즈가 해외 사업 중간지주사 아이엠지테크놀로지(현 롯데EM글로벌)를 출범하며 말레이시아법인만의 별도 실적을 확인할 수 없으나 연결기준 중간지주사는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진출 성공은 사전에 확보한 안정적인 수요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8년 삼성SDI와 연 1만2000톤 규모의 이차전지용 동박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익산공장의 생산능력이 2만톤에 불과했던 시점에서 롯데EM 입장에서 생산력 증대를 위해 신규 거점을 찾아야 했고 국내 전기료 인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가 낙점된 것이다. 말레이시아가 삼성SDI의 아시아 주요 생산거점이라는 점도 일진머티리얼즈의 진출 배경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 진출 전략은 일진머티리얼즈가 롯데그룹에 편입된 뒤에도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경쟁사 중 가장 빠르게 해외로 나가 경험을 쌓은 덕에 유럽과 북미 지역 증설도 비교적 순조롭게 전략을 짤 수 있었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경우 올 하반기 5·6공장을 가동하며 생산능력을 6만톤으로 높일 계획이며 스페인공장은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올해 우선 18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미국 생산공장 역시 올해 1분기 중에 부지를 선정한다.

본래 유럽공장은 스페인이 아닌 헝가리에 구축할 계획으로 일진머티리얼즈는 과거 말레이시아법인 아래 헝가리 현지법인까지 설립했다. 그러나 스페인정부로부터 자금 지원과 반값 전기요금 등 인센티브를 약속받으며 방향을 선회해 구축 예정지를 스페인으로 바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5일 익산2공장에서 김연섭 대표이사(사진 가운데)와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파일럿 설비 착공식'을 진행했다.(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끝나지 않은 국내공장 역할, 신소재 R&D 전환

글로벌 증설의 최종 목적지는 2028년 연간 24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중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이 9만톤으로 가장 크고 국내 익산공장은 2만톤으로 생산 규모가 가장 작다.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롯데EM의 중심축이 해외로 뻗어가고 있지만 익산공장의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차전지 신소재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 마더팩토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롯데EM이 계획 중인 동박 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전고체 전해질,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실리콘음극재 등이 있다. 이들 소재 모두 아직 시장에서 검증이 필요한 차세대 소재로 분류되며 국내외 경쟁사들이 사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롯데EM은 우선 익산공장 내에 연산 70톤 규모의 전고체 전해질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나선다. 주요 수요처인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이차전지 3사가 전고체 기반의 제품 생산을 위한 R&D를 지속하고 있어 최종제품의 상업화 시기에 따라 양산 계획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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