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밸류 분석]'해외 첫 수주' 가온칩스, 일 토요타 손잡는다삼성 2나노 고객 확보 공헌, 올해 미국까지 진출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23 07:14:36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온칩스의 해외 시장 공략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일본 고객을 유치한 데 이어 토요타 계열사와 동맹을 맺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의 핵심 조력자로 부상하는 분위기다.22일 가온칩스는 토요타 그룹의 토멘 디바이스와 일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수주 활동 확대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가온칩스는 파운드리 회사와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간 가교 역할을 하는 디자인하우스다. 설계 지원, 후공정(OSAT) 업체 연결 등 전후방 지원이 메인 업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 협동하는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소속이기도 하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2/22/20240222154306392.jpg)
토멘 디바이스는 매년 3조~4조원을 내는 일본 최대 규모 반도체 상사다. 삼성전자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유통, 판매한다. 1992년 설립 이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노하우 및 글로벌 90여국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일본에서의 주문형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 사업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가온칩스의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술력과 토멘 디바이스의 현지 시장에 대한 전문성 및 세일즈 네트워크를 내세워 프로모션할 계획이다.
가온칩스는 2022년 하반기 일본지사를 세운 바 있다. 약 1년 반이 흐른 이달 8일 가온칩스는 일본 첫 수주를 이뤄냈다. 556억원 규모로 2022년 연매출(432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일본 프리퍼드네트웍스(PFN)를 거래 대상으로 추정한다. PFN은 현지에서 촉망받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토요타, 화낙 등 자국 기업은 물론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업체와 협력하기도 했다.
당초 PFN은 TSMC를 통해 AI 반도체를 생산해왔다. 1~2세대까지 TSMC에 제작을 맡기다 3세대부터 가온칩스가 삼성전자 쪽으로 끌어오게 됐다. 아직 검증 작업이 남긴 했으나 추후 PFN은 삼성전자 2나노미터(nm) 공정을 통해 차세대 칩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가온칩스는 연이어 토멘 디바이스와의 협력 관계까지 구축하면서 일본법인 효과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소니, 닌텐도, 파나소닉, 르네사스 등 팹리스 업계는 탄탄하나 디자인하우스가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토요타 측과 연결고리가 생긴 만큼 중장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등으로도 협업 범위가 넓어질 수도 있다.
올해 초 가온칩스는 미국법인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신공장을 짓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부터 정보기술(IT) 스타트업까지 무수한 팹리스 회사가 포진한 나라다.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진출한 가온칩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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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가온칩스는 삼성전자와 200건 이상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해외로 무대를 넓힌 만큼 양사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2023년 연간(연결기준)으로 매출 636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6.81%와 11.90% 상승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적자 전환할 정도의 불황 속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있다.
가온칩스는 "주요 고객 매출 증가 및 신규 고객 발굴로 수주금액이 늘었다"며 "엔지니어 확보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 극대화로 영업이익이 높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용 신경망처리장치(NPU)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더불어 주가 흐름까지 긍정적이다. 작년 말부터 등락을 반복하더니 일본발 계약이 공개되면서 급등했다. 22일에는 상한가를 치면서 2022년 5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했다. 이날 11만300원으로 마무리됐다. 토요타와의 협력 소식이 힘을 보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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