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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해외투자개발 포커스]대우건설, 글로벌 포트폴리오 3개축 '새판짜기'2017년부터 베트남서 매출 인식 본격화…추가 도시개발사업 '눈독'

김지원 기자공개 2024-05-16 07:35:37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새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단순 도급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눈을 돌려 신규 수주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정부에서도 최근 투자개발형 사업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책을 연이어 내놨다. 더벨이 주요 건설사들의 투자개발형 사업 진행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건설 명가 대우건설이 투자개발형 사업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02년부터 진행해 온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인식하고 있다. 2년 전 중흥그룹의 품에 안긴 뒤 사업 지역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북미, 나이지리아를 해외사업의 세 축으로 삼고 투자개발형 방식을 통한 주택사업과 신도시 개발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이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건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전환이다. 해외 건설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단순 도급 사업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보다 긴 호흡으로 투자개발형 사업에 집중해 시공에 따른 건설수요를 창출하는 데 더해 지분 투자를 통해 개발이익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개발사업 '순항'

대우건설이 추진 중인 투자개발형 사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건 베트남 하노이 THT 신도시 개발사업이다. 한국 최초로 해외 신도시 개발에 진출한 사례로, 2002년 처음 사업에 뛰어든 이후 현재 진행형인 장기 프로젝트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단순도급형이 아닌 투자개발형으로 진행해 성과를 낸 첫 신도시 개발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노이 시청으로부터 북서쪽 5km 위치에 총 186.3ha 면적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게 사업의 골자다. 사업장은 1단계(114.8ha)와 2단계(71.5ha)로 나뉘어있다. 개발기간은 1단계 2010년~2024년, 2단계 2017년~2028년으로 총 19년이다. 총사업비는 약 24억달러에 달한다. 사업 기획부터 토지 개발, 매각, 분양까지 대우건설이 책임졌다.

대우건설은 2002년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뒤 이듬해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코오롱건설, 대원, 동원하이빌, 경남기업 등 4개 사와 지분을 20%씩 출자해 2006년 투자허가서를 획득했다. 이후 2011년 8월 4개 사의 지분을 인수하며 대우건설 자체개발 사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대우건설이 사업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지분 인수를 마치며 대우건설의 투자금액은 2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우건설은 해당 자금을 통해 초기 토지 보상을 진행한 뒤 산업은행으로부터 약 200만달러의 PF대출을 받았다.

이후 2014년 1단계 사업장 인프라 공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해 토지 매각, 빌라 및 아파트 분양에 따른 자금을 순차적으로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해당 자금을 활용해 다음 사업장의 토지 보상을 진행한 뒤 토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체 사업장을 한 번에 개발할 경우 자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2단계 사업장의 토지 매각까지 대부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사업의 주체는 대우건설이 베트남 현지에 설립한 단독 투자법인 THT development Co., Ltd.다. 2014년 3월 1단계 사업장에서 인프라 공사에 돌입해 2017년 3월 준공했다. 이후 2016년 7월 1차 빌라 단지 분양을 시작으로 2017년 1월 2차 빌라, 7월 3차 빌라, 2018년 6월 4차 빌라 분양을 차례로 진행해 전 세대 분양에 성공했다.


THT Development Co.,Ltd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인식하기 시작한 건 2017년이다. 분양이 원활하게 진행됨에 따라 THT Development Co.,Ltd에서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잡히기 시작했다. 2017년 매출 2462억원, 당기순이익 469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수천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2단계 사업장에서 토지보상과 인프라공사를 진행 중이다. 1단계 사업과 마찬가지로 빌라와 아파트에 대한 분양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020년 5월 2단계 1차 빌라 분양을 시작해 전 세대 분양을 마치고 2022년 11월 준공해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2단계 아파트 착공을 위한 설계를 진행 중으로 향후 토지 매각 및 분양이 이뤄지면 매출과 영업이익을 추가로 인식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해당 법인의 실적을 '기타사업' 부문 실적에 포함하고 있다. 해당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6.6%로 아직 큰 수준은 아니다. 다만 대우건설이 장기 목표로 설정한 '고수익·고성장 분야 중심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핵심 부문으로 꼽히는 만큼 해당 부문의 매출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올해 기타사업 부문의 매출 목표를 3000억원으로 잡았다.

◇다음 행선지 '북미' 낙점…아프리카로 사업 확장 계획

2022년 중흥그룹에 편입된 이후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해외 부동산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사업 지역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동남아시아, 북미, 나이지리아 3개 지역을 해외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우선 베트남에서는 스타레이크 신도시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 경험을 발판 삼아 추가 신도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신도시뿐만 아니라 거점 시장에서의 사업공종을 다각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산업단지와 물류센터 개발사업 등도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이 다음 타깃으로 삼고 있는 투자개발형 사업지는 북미다. 2022년 미국 현지 법인 DAEWOO E&C USA INVESTMENT INC를 설립해 미국 진출의 첫 삽을 떴다. 이듬해 4월에는 이지스자산운용과 미국을 포함한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MOU도 체결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겠단 계획이다. 현재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사업을 위한 토지 매입 작업을 진행 중이고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일부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토론토는 이민자의 꾸준한 유입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현지 법인 DAEWOO E&C USA INVESTMENT INC에서 인식한 매출은 없다. 실제 사업에 돌입하더라도 주택 분양이 이뤄진 뒤에 실적이 본격적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진출 이후에는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에서 도시개발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그간 나이지리아 법인을 통해 도급형 사업을 주로 수주해 왔으나, 최근 정부의 해외 도시개발 사업 확장 주문에 발맞춰 투자개발형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이미 해당 지역에서 40년 넘게 도급형 사업을 진행하며 풍부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쌓아둔 만큼 사업성을 빠르게 검토해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소규모 블록 단위의 사업에서 시작해 신도시 개발 사업으로 프로젝트 규모를 순차적으로 키워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투자개발형 사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수익을 인식하고 있는 곳은 베트남 한 곳"이라며 "사업에 돌입해 성과를 내기까지 수십 년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해외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성 높은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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