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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통합 셀트리온]셀트리온, 짐펜트라가 신약? 혁신신약 '오픈이노베이션' 말곤 답없다2027년까지 본임상 10건 예고, 히트물질 20여종…가시화 된 전략은 '아직'

최은수 기자공개 2024-05-17 08:08:5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의 비전은 애초 바이오시밀러를 너머 혁신신약을 만드는 '빅바이오텍'이었다. 올해 셀트리온제약 2차 합병을 마무리하면 신약개발이라는 꿈을 이룰 진짜 무대가 완성된다.

하지만 혁신신약 빈칸을 어떻게 채울 지에 대한 비전은 통합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 박수를 받으며 물러났던 서정진 회장이 대관도 미루고 통합을 서두른 것과 대조된다.

신약개발을 두곤 셀트리온 특유의 속도감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루는 물질의 무게감이나 타깃시장을 보면 비용이나 시간적으로 속도내기 쉽지 않다. 본임상 목표 시점으로 잡은 3년 내라는 목표를 고려하면 오픈이노베이션 말고는 대안이 없다.

◇현재 히트물질 20여종, 본임상 위한 예열 단계

"2027년까지 다양한 모달리티의 신약 후보물질 10개 이상을 본임상으로 끌어올린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 통합을 하며 밝힌 신약 목표다.

하지만 통합 셀트리온의 첫 실적을 알린 2024년 1분기 IR 자료에선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가 없다. 당장은 시가총액 40조원을 넘는 공룡 바이오텍을 완성하는데 방점을 찍은 분위기다. 외형 확장을 완성하는 데 기여할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전면에 배치했다.

하지만 결국 통합 셀트리온의 방향성은 혁신신약에 있다. 세부적으로 20여종의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전임상을 거쳐 본무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담금질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램시마 바이오시밀러의 피하주사(SC) 제형인 짐펜트라를 '신약'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도 '신약'으로의 체질개선을 미리부터 홍보하기 위해서다. 짐펜트라는 FDA에서 신약 지위를 인정했다. 내부적으로 연간 5000억원의 매출액을 낼 신약으로 소통한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에 방점이 찍혔던 기업 정체성을 바꾸기 위한 물꼬를 튼 셈이다.

물론 혁신신약으로 볼 때 짐펜트라는 대상이 될 수 없다. 제대로 된 신약을 만들기 위해선 셀트리온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혁신신약 비임상 프로그램의 별다른 '디밸롭' 이슈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꽤 고심하고 있다는 건 여러 징후에서도 알 수 있다.

셀트리온 2023년 4분기 IR 자료 참고

비임상 단계인만큼 기술의 우열을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몇가지 아이템으로 관심 과제를 꼽아놓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현재까진 초기물질 발굴 단계로 20여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부적으로 면역관문억제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최근 핫한 모달리티는 모두다 테이블에 올린 셈이다.

◇저분자화합물·케미컬 제외하고는 파트너십 통한 비용·시간 절감

"신약개발 전략은 여러 기업들과 투자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모달리티의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이다" 서 회장이 역시 통합 셀트리온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얘기다. 혁신신약을 하더라도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는 점을 그도 알고 있다.

사실 셀트리온이 본임상 진입을 고려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비용 측면에서 무게감이 상당한 모달리티다. 타깃 적응증 역시 흔한 임생 실패가 목격되는 라인업인만큼 혼자 끌어안기엔 부담이 크다.

더욱이 2027년까지 본임상 프로그램 10건이라는 목표를 가정하면 현재 보유한 물질 가운데 절반 이상은 본임상에 진입해야 한다. 사실상 쉽지 않은 가능성이다. 셀트리온이 혁신 신약 전략을 '오픈이노베이션'에 방점을 둔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셀트리온은 비교적 무게감이 덜한 저분자화합물 및 케미컬 계열 신약(지방간염·당뇨병)을 제외하면 모두 파트너십을 꾸리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하는 면역관문억제제의 경우 국내 바이오벤처 중 지뉴브와 손잡았다. 항체 라이브러리 기업인 와이바이오로직스와도 파이프라인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고바이오랩과는 2022년 3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진출을 위해 손잡았다. 이 역시 협업 초기 단계라 결과물이 수면 위로 올라오진 않았다. 다만 아토피피부염과 과민성대사증후군 등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항체와 페이로드를 덧대는 ADC도 눈여겨 보는 영역이다. ADC는 빅파마조차 R&D와 생산을 병행하기 어렵다. 이 역시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활로를 찾는다.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엔 지분투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국내 피노바이오에는 투자와 옵션딜을 병행했다.

이 모든 신약개발 작업은 최소 10년지대계를 전제한다. 심지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전제로 파트너사와 호흡도 잘 맞춰야 한다. 대부분의 협업을 통한 결과물은 아직 비임상 또는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머물러 있고 셀트리온이 신약과 관련해 가장 가시적인 분기점은 2027년이다. '속도'를 생명으로 여기던 셀트리온도 지금은 협업 과정에서 개발 템포를 조절하는 단계로 읽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여러 기업들과 투자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모달리티의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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