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동 'R&D 협업' 승부수]뭉쳐야만 산다, 신약에 진심인 제약사들 첫 '파트너십' 탄생영업에서 연구로 파트너십 확장, 아이디언스 양그룹 합작사 형태
정새임 기자공개 2024-05-21 08:05:3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웅섭과 강정석 두 오너의 친밀함, 이재준과 박재홍 두 전문경영인의 협업니즈까지. 일동제약그룹과 동아쏘시오그룹이 경쟁자에서 동업자로 변신한다.일동제약그룹 신약개발 자회사 아이디언스가 전략적 투자자(SI)로 동아쏘시오그룹의 동아에스티를 맞이하면서다. 양사는 신약 합작사를 공유한 파트너가 됐다.
코프로모션은 흔하게 협업모델을 만들었지만 신약으로 협업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부터 공동판매 등으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던 양사는 서로의 니즈를 확인하고 빠르게 딜을 성사시켰다.
◇아이디언스에 250억 투자한 동아에스티, '베나다파립' 공동개발
동아에스티는 일동홀딩스 자회사 아이디언스의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투자하면서 총 1914만2420주를 확보하게 된다. 지분율로 따지면 약 30% 수준으로 점쳐진다.
동아에스티는 일동홀딩스에 이어 2대주주 지위가 된다. 일동홀딩스는 올해 우선주를 전환하는 절차를 거쳐 1대주주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그룹과 동아쏘시오그룹을 대주주로 둔 JV 형태가 된다. 동아에스티는 이달 22일 1차로 150억원을 납입해 신주 1148만5455주를, 2차로 12월 17일에 100억원을 납입해 765만6965주를 확보한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20/20240520122543648.jpg)
R&D에 진심이던 일동제약그룹이 신약으로 유치하는 첫 펀딩을 제약업권으로부터 확보하게 됐다는 점은 꽤 이례적이고도 의미가 있다. 역시 신약에 진심인 동아에스티는 좋은 물질을 확보하는 한편 제약업 내에서 시너지를 내보겠다는 목표로 이번 딜을 추진하게 됐다.
동아에스티는 아이디언스의 신약 후보 물질 '베나다파립'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베나바타립은 일동제약이 후보물질을 발굴해 아이디언스에 기술권리를 이전한 PARP 저해 표적항암제로 현재 임상 2a상 단계다.
아이디언스는 앞으로 동아에스티와 베나다파립을 공동개발한다. 동아에스티는 자체 개발 중인 항암 신약 'DA-4505'와의 병용 가능성을 점친다.
◇JV 모델 꾀하는 일동-동아, 끈끈한 신뢰관계로 파트너십 확장
양사의 계약은 그간 제약업계서 보기 힘들었던 협업 모델이라는 데 주목된다. 국내 제약사 간 생산·유통·판매를 협업하는 경우가 많아도 연구개발(R&D) 영역에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꾀한 적은 없었다.
R&D에서는 주로 개별 파이프라인에 대한 협업, 제약사-바이오텍 간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M&A), 국내 제약사와 해외 제약사 간 협업 등이 주를 이룬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JV 모델을 추진하는 첫 사례다.
이번 딜은 비교적 최근 논의를 시작해 빠른 속도로 협의가 진행됐다. 그만큼 양사가 오랜 기간 탄탄한 신뢰관계를 쌓아왔고 이번 계약에서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의미다.
일단 같은 시기 제약업 경영 전면에 선 윤웅섭 일동제약그룹 부회장과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돈독한 관계로 전해진다. 각각 1967년생, 1964년생으로 비슷한 연배인데다 10여년 전 주력사 대표이사로 올라 단독 제약경영을 맡게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쟁사이기 전에 협업을 타진할 만한 친밀함이 있었던 셈이다.
사업적으로도 양사는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일동제약은 2019년 동아에스티의 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 항궤양제 '가스터'를 공동 판매하며 파트너십을 맺었다. 소화기계 분야에서 뛰어난 영업력을 지닌 일동제약이 우군으로 가세했다.
시너지는 확실했다. 일동제약이 뛰어든 뒤로 모티리톤의 처방실적은 200억원 초반에서 300억원으로, 가스터는 80억원대에서 170억원대로 확대했다.
R&D에서도 서로의 니즈를 확인하며 영업으로 맺어진 양사의 파트너십이 확대됐다. 일동제약그룹은 신약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크지만 어려운 자금여력으로 투자자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일동제약의 R&D 자회사 유노비아의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면서도 신약 개발 의지를 꺾지 않았다.
반면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동아에스티는 우수한 신약 기술력을 내재화하는 일이 필요했다. 그 즈음 일동제약그룹과 논의가 시작됐고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 부회장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에 오르며 국내 제약사 대표들과 활발히 소통해온 것도 빠른 딜 체결을 이끌어내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윤 부회장은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많은 공을 들였다. 과거 동아에스티에서 재직했던 이재준 일동제약 사장도 힘을 보탰다.
동아에스티의 R&D 총괄인 박재홍 사장은 2022년 부임한 이후 줄곧 제약사끼리의 협업을 강조하기도 했다는 점에 양사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제약산업이 신약을 구심점으로 똘똘 뭉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이 사장과 박 사장은 모두 해외 빅파마에서 근무한 경험을 공통분모로 갖고 있는 인물들로 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재준 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아이디언스는 동아에스티라는 든든한 SI와 함께 JV 모델을 꾀하고 있다"며 "향후 베나다파립에 대한 좋은 데이터를 기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추가 파트너링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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