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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 한미약품 단독대표 안건 상정, 결국 '오너경영'2일 임시 이사회 소집, 박재현 대표 통제 수단…7대 3 구도로 가결 불투명

정새임 기자공개 2024-09-02 10:34:3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장남 임종윤 사장을 주력 계열사 한미약품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다뤄진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차남 임종훈 대표가 맡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약품 경영권까지 완벽하게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주축으로 송영숙·임주현 오너측 모녀가 협업하는 대주주 3자 연합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밀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다. 결국 임종윤·종훈 사장은 장·차남 오너경영을 이루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이사회 구도가 3자 연합에 쏠린 상태라서 오너경영 구축 목표를 이루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재현→임종윤 대표 변경 요구, 북경한미 동사장 선임안도 상정

한미약품은 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 사내이사인 임종윤 사장 요청에 따라 열리는 임시 이사회다.

임종윤 사장은 이날 두 건의 안건을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자신을 한미약품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장 의장)을 자신의 측근인 임해룡 씨를 임명하는 건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로 이끌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박 대표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의 해임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임종윤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만 올려 추후 어떻게 처리할 방침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임종윤 사장의 요청대로 안건이 통과되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차남인 임종훈 대표가, 핵심 사업법인인 한미약품은 장남 임종윤 사장이 경영을 맡게 된다. 신동국-송영숙-임주현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전문경영인의 독자경영을 반대하고 오너경영체제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8월 30일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출근 중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선임안을 올린 것은 한미약품이 임종윤 사장을 겨냥해 실시 중인 내부감사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자회사 북경한미약품과 임종윤 사장의 개인 회사 코리그룹 간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거래 의혹을 감사하고 있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상태에서 이사회가 열리지만 임종윤 사장이 요청하는 안건에 대한 이사회 투표가 진행될 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안건을 논의한 후 추후 날짜를 정해 결의할 가능성도 남겨뒀다. 갑작스럽게 소집된 만큼 이사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임종윤 사장의 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도가 대주주 3자연합 7인 대 임종윤·종훈 형제 3인 구도로 형성돼 있어서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해임 및 선임하는 경우 정관에 결의요건을 달리 정한 바가 없다면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의 과반수로 결정한다. 3자연합 측이 7명에 달해 이사 과반 출석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형제 측 "박재현 대표 정관 위반" 주장, 다른 이사 참여 여부 오리무중

임종윤·종훈 형제는 7월 한미약품 이사회에 진입했으나 대표이사를 변경하지는 않았다. 당시에도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 대표이사에 오를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신 회장이 같은 편에 서 있었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화해무드를 보이던 시기라 곧바로 대표이사를 변경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3자연합과의 갈등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박 대표가 선봉에 서 한미약품의 독립경영에 드라이브 걸자 임종윤·종훈 형제측이 대표이사 변경 카드를 꺼냈다. 한미약품이 자회사 북경한미 감사를 통해 임종윤 사장을 압박하면서 대표이사 변경 필요성이 높아졌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박 대표가 물러날 근거로 정관 위반 및 해사 행위를 들었다. 이들은 30일 저녁 보도자료를 배포해 "박 대표가 독자적으로 인사조직을 신설하고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으로 본인을 셀프 임명한 행동은 △지주회사 체제 취지와 방향을 부정했고 △이사회를 패싱했으며 △계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 내 인사 등 부서 신설은 중요한 의사결정이므로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이를 독자적으로 결정해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의미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41.42% 지분을 보유한 압도적 최대주주이므로 이사회 구성 역시 지주사 체제로 귀결되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했다.

한미약품 본사 내부

임시 이사회에 박 대표는 의장으로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2일 오전 8시 50분께 회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을 향해 "잠시 후 설명드리겠다"는 짤막한 말만 남겼다. 임종훈 대표는 오전 7시께 출근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 임종윤 사장 등 다른 이사들은 원격 참여 혹은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오전 10시 30분 임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나 다른 이사들의 참석여부 등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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