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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리바운드 전략]혹독한 체질개선, 과감한 빅배스…한방은 '혁신신약' 도전외형 줄인 대신 1600억 유동성 확충…콘테라파마 구심점, 도입신약도 '고민'

최은수 기자공개 2024-05-22 09:16:52

[편집자주]

OCI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지 2년, 부광약품이 변곡점에 섰다. 적자전환한 실적을 아직 흑자로 돌려놓진 못했지만 부실을 털어내는 등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신약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임상 결과가 속속 도출되면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하는 기로에 서기도 했다. 제약바이오 사업을 드라이브 걸고 있는 OCI그룹의 분명한 의지 하에 부광약품은 어떤 전략으로 어떤 변신을 꾀하고 있는지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와 성장 기로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부광약품이 혹독한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거버넌스가 OCI그룹으로 바뀌면서 전략적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고 역대 최대치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신약으로 추진하던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후기임상 결과도 기대되는 포인트다.

◇적자 및 체질개선 위한 부실제거, 10년치 R&D 비용 확보

2023년 부광약품의 매출은 1259억원이다. 부광약품이 한 해에 1000억원 초반 대의 실적을 낸 걸 확인하려면 최소 10년 치의 재무제표를 되짚어봐야 한다. 2023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801억원의 매출을 내며 전년 동기 795억원 대비 소폭이나마 증가된 실적을 나타냈지만 하반기부터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결국 9년을 CEO로 재직한 터줏대감 유희원 대표가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를 떠났다. 당시 각자 대표이사로 있던 이우현 회장이 단독대표로 오른 뒤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빠르게 내부를 수습했다.


이 회장을 거쳐 이제영 대표 체제로 전환한 시간을 겪으며 부광약품은 빅배스를 단행하며 체질개선을 꾀했다. 빅배스는 부실자산을 회계연도에 반영해 위험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밀레니엄 시대 이후 단 한번도 별도 기준 영업적자를 낸 적이 없었던 부광약품은 2023년 1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연결 기준으로 적자는 374억원이었다.

수익성 기준으로 보면 창립 후 최악의 실적이다. 2024년 1분기에도 볼륨업에 실패했다. 부광약품은 전년동기대비 10% 줄어든 343억원의 매출을 냈다. 약 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도 달성하지 못했다.

고강도 빅배스 속에서 2022년 900억원에 육박하던 매출채권은 올해 1분기엔 200억원 초반으로 줄었다. 그리고 여전히 볼륨업보다 다운사이징마저 감수하는 체질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우현 회장도 IR을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재고자산을 낮추고 매출채권회수기일을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섰다"며 지금은 인내의 시기임을 공식화한 상태다.

부광약품이 격통을 감내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미래를 지향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체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빅배스를 감내한 부광약품의 올해 1분기 현금성자산은 연결기준 162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제반 사업이 모두 부진하지만 올해 1분기 현금 보유고는 2023년말 대비 오히려 100억원 이상 늘었다. 빅배스를 통해 단순 계산으로도 최소 10년의 R&D를 견뎌낼 유동성을 확보했다. 2023년 부광약품이 지출한 전체 경상연구개발비는 155억원이었다.

◇'1형 당뇨' 과감히 접고 콘테라파마는 R&D '증원'

부광약품은 재무체력을 끌어올리는 담금질과 함께 R&D 조직도 개편했다. 기존 신제품개발본부 명칭을 연구개발본부로 바꾸는 과정에서 외부 조직으로 있던 중앙연구소를 본부 내 부서인 연구소로 새롭게 편제했다. 기존에 하나였던 해외사업팀을 2개팀으로 확대했다. 향후 해외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변화는 핵심 파이프라인 재정비다. 작년 11월 미국 바이오텍 밀러파마(Melior Pharmaceuticals)로부터 기술도입(L/I)한 1형 당뇨 치료제는 한 달만에 권리를 반환하는 대신 상업화 이후의 수익구조를 50%씩 안분하는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더불어 고강도의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개편 속에서도 해외 자회사이자 혁신신약 해외 전초기지인 콘테라파마의 R&D 인력은 오히려 늘렸다. 콘테라파마는 최근 파이프라인을 추가하고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물론 아직 콘테라파마를 통한 부광약품의 세부 R&D 전략은 명료하게 나타나거나 공식화되지 않았다. 다만 일련의 조직개편과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 재편을 감안하면 핵심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년의 침체기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미래 사업 비전을 콘테라파마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콘테라파마의 임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신약이 가야할 길이라는 점에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자금 환경에서나 가능하다는 점을 OCI그룹은 여러 실패를 통해 경험했다. 콘테라파마 임상 전략에 따라 혁신신약 전략이 개량신약이나 도입신약 중심으로 바뀔 개연성도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유동성을 어떻게 활용할 지는 아직 공개하기 어려우나 내부에서 운용의 묘를 통해 본격적인 체질 개선과 자회사 R&D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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