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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대신 매각 택한 AP위성, 컨텍 품에 안겼다 오너2세 경영의지 크지 않아…이성희 컨텍 대표 CEO 내정

서하나 기자공개 2024-06-12 11:44:3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항공우주산업 1세대 역군으로 통하는 류장수 AP위성 대표이사 회장(이하 류 회장)이 회사 경영권을 매각했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지배력을 유지해왔지만 오너2세의 승계 의지가 크지 않아 결국 매각을 택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류 회장은 당분간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겠지만 대표이사 자리는 인수자 측인 컨텍에 내어줄 예정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P위성은 최근 최대주주 류 회장과 특수관계인 홈스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율 24.72%(372만9400주)를 새 최대주주 컨텍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약 634억원, 1주당 가격은 1만7000원이다. AP위성 최근 주가가 1만5800원선이었음을 감안하면 대충 7%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거래가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류 회장은 평소 친분이 있고 교류가 많았던 이성희 컨텍 대표이사와 오랜 논의 끝에 매각을 결정했다. 류 회장은 만 72세로 고령이라 경영권을 두고 고민이 있었다. 오너 2세인 류승환 홈스 대표이사 등의 경영권 승계 의지가 크지 않아 최종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류승환 대표는 현재 AP위성 상무로 재직하고 있으나 매각 이후 특수관계에 놓인 홈스로 이동해 경영 활동을 이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류 대표는 1979년생으로 미국 네바다대를 졸업하고 2015년 3월부터 홈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2017년 9월부터는 AP위성 임원을 겸임하며 해외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류 회장의 또 다른 자녀인 류나영씨는 지난해 중 이미 보유하고 있던 지분 11만6000주(0.77%)를 매각했다.


AP위성 관계자는 "컨텍은 대전에 기반을 둔 우주 지상국 서비스사로,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코스닥까지 성공적으로 상장했을 만큼 굉장히 성장세가 높다"며 "이성희 컨텍 대표가 출중한 영업력이 있고 위성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양사간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으로 컨텍은 AP위성 지분율 24.72%(372만94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대신 류 회장의 지분율은 20.37%(307만2925주)에서 8.01%(120만8225주)로 감소했고 특수관계인 홈스의 지분율 20.22%(205만653주) 역시 7.86%(118만5953주)로 줄었다.

류 회장은 당분간 사내이사 멤버로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겠지만 머지않아 남은 지분을 마저 정리하고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 대표엔 이성희 컨텍 대표이사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류 회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부터 10년간 국방과학연구소에 재직하면서 미사일·로켓 분야를 처음 접했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소에서 관련 연구에 매진하며 우주 산업 전문가로 성장했다. 2000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의 위성사업부가 분리되면서 해당 분야 인력들과 의기투합해 AP위성의 모태인 아태위성산업을 세웠다.

AP위성은 당시 신생기업이었지만 일찍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과학기술부, KT 등과 R&D 및 생산 계약을 맺었다. 설립 3년 차였던 2003년엔 세계 3대 위성통신서비스회사인 아랍에미레이트(UAE) 투라야(Thuraya)와 제2세대 위성 통신용 칩 개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AP위성은 이 과정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의 납품으로 비용 부담을 낮춰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투라야에 위성 통신 휴대폰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다.

AP위성이 속한 우주 관련 산업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영역으로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꾸준한 R&D 및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일찍부터 든든한 캐시카우를 마련한 덕에 외부 자본조달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배경은 류 회장이 오랜 기간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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