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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신사업 마술사' 조휘준 전무, 윤활유 '성장가도' 이끈다③전사 최적화부터 윤활유까지…사업 다각화 '진두지휘'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17 07:45:50

[편집자주]

'탈(脫) 정유'.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외치는 구호다.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경유·중유 등을 만들어 파는 정유업은 국제 유가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해 실적 부침이 심한 탓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2030년까지 정유업 매출 비중을 45%까지 줄이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지만,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정유업 매출 비중은 90%를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신규 설비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에 여전히 발목도 잡혀 있는 모습이다. 올해 사업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HD현대오일뱅크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사는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휘발유·경유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하는 사업 구조로 이뤄져 있다. 돈을 내고 원유를 사 오는 만큼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유가 변동에 민감하고 정제마진 하락 시 수익성이 떨어진다.

HD현대오일뱅크는 실적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활유 사업에 뛰어들었다. 다만 경쟁사보다는 한발 늦은 선택이었다. 사업의 키는 조휘준 윤활유사업본부장 전무가 쥐고 있다. 그는 윤활유 시장 침투에 초점을 맞춰 전략과 운영, 기획 부문에 힘을 줬다는 후문이다. 후발주자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신뢰 파트너십 강조…'전략·운영' 능력은 강점

"고객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릇 장사란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 전무가 25년간 HD현대오일뱅크에서 몸담으며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다. 고객이 신뢰하는 판매자가 돼야 사업이 성장하고 지속 유지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문제를 해결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중시해 거래처와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조 전무는 1966년생으로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1년 한화에너지 인천공장 생산기획팀으로 입사해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99년 현대오일뱅크 운영기획팀으로 둥지를 옮겼다. 조 전무는 입사 후 운영과 전략, 기획 부문의 경력을 쌓으며 주요 사업의 콘트롤 타워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특히 조 전무는 2012년 운영최적화팀장으로 선임되며 공장의 최적화된 운영시스템을 새로 설계한 인물이다. 제품별로 가장 적합한 공장가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그는 2013년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연 50만톤(t) 규모의 BTX 생산시설을 총 150만t 규모까지 확장하는 제2 BTX 공장의 상업 가동을 정상화 궤도에 올린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효율화 작업을 마친 제2 BTX 공장의 영향으로, 기존 연 50만t(파라자일렌 38만t, 벤젠 12만t)에서 약 150만t까지 석유화학 부문 생산능력을 3배 가까이 늘렸다. 특히 제2 BTX 증설로 전체 매출액에서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9%에서 14%로 늘어났다.

조 전무는 2018년 전략지원부문장으로 올라서며 전사 최적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한 석유화학 사업, 윤활기유 사업 등을 정유사업과 연계해 운영시너지를 창출했다. 아울러 원유에서 생산된 찌꺼기 유분을 분해해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 투자를 추진했다.

조 전무는 2021년부터 윤활유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석유화학 등 신사업 발굴에 성과를 낸 부분이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윤활유는 정유 대비 매출 비중이 작아 그간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등 대외적 요인에 따른 변동이 적어 HD현대오일뱅크의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사업 확장 '최전선'…'캐시카우' 윤활유 키운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전동화 시대를 맞아 전기차용 윤활유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전기차의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키는 전용 윤활유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윤활유 사업은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비정유 사업이다. 정유사는 휘발유, 경유 등에서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를 재처리해 윤활유 원료인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윤활기유에 산화안정제, 내마모제 등 여러 첨가제를 더하면 윤활유가 된다.

조 전무는 올해 윤활유의 국내와 해외 시장 전략을 따로 구축했다. 성장 속도에 맞춰 최적화된 판매 전략을 꾀하기 위해서다. 내수시장은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판단에 프리미엄 제품과 경제형 제품을 신규 개발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 개발에 총력 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해외 시장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미진출 국가 판매량 확대에 주력한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올 2월부터 북미 시장에 진출한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 윤활유 '엑스티어'를 공급하고 있다. 북미 장벽을 선제적으로 극복한 후 윤활유 시장을 전 세계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연평균 28.8%씩 성장해 2031년 약 174억1290만 달러(약 2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무는 "국내 윤활유 시장은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현재 90여 개 국가에 윤활유를 수출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윤활유 부문의 매출액을 25% 이상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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