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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우정' 이재용·저커버그, 미래사업 전방위 협력 기대 3세대 AI반도체 삼성에 위탁 가능성, 양사 XR 기기 개발 속도 전망도

이상원 기자공개 2024-06-14 07:45:5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미국에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올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당시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4개월 만에 우정을 다지고 기술 파트너십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XR)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XR 기기 개발을 두고 LG전자와 메타 간의 협력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진 이틀 뒤 두 사람의 만남이 공개됐다. 그만큼 이번 만남에 다양한 의미가 부여되는 중이다.

◇메타, 3세대 AI칩 개발 중…저커버그 "삼성 중요한 위치"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11일(현지시간) 저커버그 CEO와 단독 면담을 가졌다. 저커버그 CEO의 초청을 받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위치한 그의 자택에서 단독 미팅 형식으로 이뤄졌다. 앞서 2월 저커버그 CEO가 방한할 당시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한 지 4개월 만이다.

2011년 두 사람의 첫 만남 역시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총 8번을 만날 정도로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각별한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 2016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저커버그 CEO가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직접 참석해 삼성전자를 지원사격하는 등 공고한 협력 관계를 강조해 왔다.

이번 만남에서 두 사람은 AI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메타는 작년 AI 프로그램 구동을 위해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 '메타 트레이닝·추론 가속기(MTIA)'를 발표했다. 올 4월에는 2세대 모델을 선보인 가운데 현재 3세대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메타 입장에서는 이를 안정적으로 제작해줄 파운드리와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AI 반도체를 두고 엔비디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제작에 들어간 곳들을 중심으로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AI 반도체와 여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양사 간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2월 방한 당시 저커버그 CEO는 양사 간의 협력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의 MTIA 1세대에 이어 2세대 모두 TSMC를 통해 위탁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메타와 손잡고 AI 반도체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메타와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내년 상용화 앞두고 메타·LG, XR 협력 지연, 삼성 빈자리 꿰찰까

이번 만남에서는 VR과 XR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LG전자가 최근 메타와 협업해오던 XR 사업 계획을 미뤘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 두 사람의 만남이 전해지면서 파트너십의 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LG전자는 앞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당시 XR 헤드셋 개발에 나선 메타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LG전자가 제품 제조 등 하드웨어를 맡고 메타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는 방식이었다. 운영체제(OS)는 LG전자의 '웹 OS'를 탑재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LG전자 조주완 사장은 저커버그 CEO와의 만남 후 이례적으로 양사의 협력 사실을 공개했다. XR 기기 상용화 시점을 2025년으로 전하며 콘셉트는 잡았고 개발 단계에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발표 4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 양사 간의 협력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메타는 차질없이 XR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이 회장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VR 헤드셋의 경우 OS를 외부에 개방하는 등 XR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미 개발이 어느정도 진행된 만큼 삼성전자와 XR 기기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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