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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의 '아폴로 프로젝트' [thebell note]

박완준 기자공개 2024-07-03 08:21:2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three), 2(two), 1(one), FIRE.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에 첫걸음을 내디딘 아폴로 1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순간이다. 전 세계인이 텔레비전을 지켜본 가운데 달 착륙까지 성공하며 역사적인 인류의 첫 발자국을 찍었다.

아폴로 프로젝트. 달에 갔다 오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지구에 한정된 인류의 터전을 화성으로 넓히기 위한 전초기지를 구축해 새로운 문명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발전 및 성장 가능성의 한계를 끌어올려 무궁무진한 미래를 계획하기에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4년 전 한국에서 아폴로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계승한 기업이 나타났다. 애경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대전에 위치한 애경케미칼의 연구소를 인천 송도로 이전해 대규모 종합기술원을 짓겠다고 선언한 2020년 1월 21일이 기점이다. 기획안의 명칭은 '아폴로 프로젝트'였다.

청년인재 확보에 어려운 지방을 벗어나 수도권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목표가 아폴로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한다. 실제 부산과 대구 등 5개 광역시는 모두 매해 1~2%의 청년인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전체 청년층(만19~34세) 인구 중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 비중은 어느덧 54%까지 치솟았다.

고향을 등지는 젊은이에게 왜 떠나는지 이유를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두 가지로 모인다. 하나는 '일자리를 찾아서' 또 하나는 '학업적 이유'다. 그런데 학업적 이유라 대답한 이들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일자리와 관계가 깊다. 수도권에서 공부해야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경그룹도 이같은 배경에 아폴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19의 여파로 제주항공 등 애경그룹 계열사의 경영이 악화되며 결국 무산됐다. 미래 경쟁력 확보에 실패해 주요 경영진 모두가 큰 아쉬움을 표현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 애경그룹은 묵혀 둔 아폴로 프로젝트 기획안의 먼지를 털어내고 있다. 송도 다음은 인천 등 경기도 지역이 거론된다.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만큼 인재 확보 필요성이 다시 내부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에서다.

애경그룹의 아폴로 프로젝트 1호는 실패였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 혁신의 여정은 실패도 필수적인 과정으로 평가된다. 다시 준비하는 아폴로 프로젝트 2호는 애경그룹의 반전 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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