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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대해부] 3N 시대 저무나…1N 넥슨 '독주' 시동①엔데믹 후 게임업계 불황 불구 올해 5조 매출 기대감, 신작 연달아 흥행

황선중 기자공개 2024-07-18 10:08:19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계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양상이다. 세 회사는 10년 가까이 '삼국지'처럼 국내 게임시장을 삼분하며 각축전을 벌여 왔지만 최근에는 넥슨 홀로 질주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 넥슨만의 성장스토리와 지배구조, 성장전략, 키맨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게임업계 최강자로 군림하는 과정은 끝없는 경쟁의 연속이었다. 엔씨소프트부터 넷마블, 크래프톤 같은 막강한 경쟁자가 끊임없이 등장했다. 하지만 넥슨은 좀처럼 '왕좌'를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다시 독주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최대 적수

넥슨의 전통적인 적수는 단연 엔씨소프트다. 1997년 3월 넥슨이 <바람의나라>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지배하던 때였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1998년 9월 하나의 온라인 게임을 선보인다.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등장이다.

두 게임의 공통점은 송재경이었다. <리니지>는 넥슨에서 <바람의나라>를 개발하다 떠난 송재경이 만들었다. 하지만 두 게임의 색깔은 확연히 달랐다. 가장 큰 대척점은 <리니지>는 다른 이용자의 캐릭터를 직접 죽이는 행위(PK)를 허용했다는 점이다. <바람의나라>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행위였다.

엔씨소프트 대표작 <리니지>

사소한 차이는 생각보다 커다란 격차를 낳았다. <리니지> 이용자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사수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캐릭터를 육성해야만 했다. 다른 이용자와 합심해 혈맹도 구축했다. 캐릭터 능력을 향상시키는 아이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근래 게임업계 화두였던 이른바 '페이투윈(P2W·돈을 써야 승리하는 구조)'의 시작이다.

두 회사의 실적 변화가 당시 상황을 대변한다. <리니지> 등장 이듬해였던 1999년 매출액을 살펴보면 넥슨 99억원, 엔씨소프트 80억원으로 넥슨이 앞섰다. 하지만 2000년에는 넥슨 268억원, 엔씨소프트 582억원으로 역전됐다. <바람의나라>로 승승장구하던 넥슨이 불과 1년 만에 후발주자에게 압도적으로 추월 당한 것이다.

◇한때 넷마블에 '왕좌' 내줘

그때부터 국내 게임업계는 넥슨·엔씨소프트로 대표되는 '빅2' 구도가 한동안 이어졌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필두로 계속해서 질주했다. 넥슨은 <바람의나라> 외에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같은 다양한 흥행작을 기반으로 다시금 자존심을 회복했다.


빅2 구도에 균열이 발생한 것은 2010년대 중반이다. 게임 시장의 무게추가 모바일게임으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당시 국내 게임사 중에서 넷마블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세븐나이츠>, <레이븐>, <리니지2 레볼루션> 같은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내세우며 연속 흥행홈런을 쳤다.

결과적으로 넥슨은 2017년 게임업계 최대 매출 왕좌를 넷마블에 내줬다.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17년 세 회사의 연간 매출을 살펴보면 넷마블 2조4248억원, 넥슨 2조2987억원, 엔씨소프트 1조7587억원이었다. 이때부터 국내 게임업계 지형도를 상징하는 표현은 빅2가 아니라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됐다.

2020년대 들어서는 신흥강자 크래프톤이 급부상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넥슨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북미 시장을 단번에 장악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도 <오딘:발할라라이징>을 필두로 몸집을 빠르게 키웠다. 일각에서는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까지 포함한 3N2K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최근 신작 연달아 흥행…매출 5조 기대감

하지만 최근 넥슨은 다시 홀로 달려나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찾아왔던 깜짝호황이 사라진 것이 분기점으로 작용했다. 국내 게임업계에는 먹구름이 드리웠고 여타 게임사의 성장세도 예전만 못해졌다. 하지만 넥슨의 경우 신작 게임을 연달아 흥행궤도에 올려놓는 저력을 보이면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넥슨의 체급 격상을 대변하는 것은 매출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넥슨은 전년보다 13% 성장한 매출 3조9284억원을 찍었다.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매출이었다. 콘솔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 흥행으로 서구권 이용자의 눈길까지 잡았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전년대비 30.8% 떨어진 1조7798억원, 넷마블은 6.4% 감소한 2조5020억원이었다.

올해에는 넥슨 매출이 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넥슨이 지난 5월 중국 시장에 출시했던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현지에서 인기 순위 최상위권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내놓은 PC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전세계 동시접속자가 수십만명에 이를 만큼 초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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