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Inside the Musical]<프랑켄슈타인> 고독과 운명의 대결, 10년의 서사시EMK뮤지컬컴퍼니 창작극, 웅장한 스케일과 탄탄한 스토리로 흥행

이지혜 기자공개 2024-07-15 08:23:2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818년 『프랑켄슈타인: 현대판 프로메테우스』가 세상에 나왔다. 19살짜리 영국 소녀가 쓴 소설이었지만 파급력은 엄청났다. 산업혁명과 함께 갈바니즘(생체전기로 생명활동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려 했던 이론)이 서구 지식인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던 시기와 맞물려 이 작품은 현대 SF장르의 시초격으로 불리며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로부터 200년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창작자들이 『프랑켄슈타인』에 도전했다. 창작자라면 어떻게 끌리지 않겠는가.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인간, 생명의 본질, 처절한 외로움까지. 괴물이라는 소재도 매력적이었지만 생명과 외로움이라는 소재와 정서가 창작자를 매혹시켰다. 연극, 라디오, TV, 영화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의 대결을 그린 이유다.


EMK뮤지컬컴퍼니와 왕용범 연출가와 이성준 작곡가도 그랬다. 이들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프랑켄슈타인』을 뮤지컬로 만드는 데 도전했다.

왕 연출가는 10년 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초연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은 스무살 때부터 꿈꿨던 작품”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창작자의 의지는 관객에게도 전해졌다. 초연 이후 지금까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보려는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5번째 시즌을 맞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2014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이래 2015년, 2018년, 2021년에 각각 거듭 공연됐고 3년 만에 다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관객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프랑켄슈타인>은 2024년 6월 총 티켓예매액 기준으로 뮤지컬부문에서 1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 <영웅>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쳤다.

<프랑켄슈타인>의 흥행 비결은 압도적 스케일에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초연이었던 10년 전에도 제작비를 40억 원이나 투입할 만큼 스케일을 크게 만들었다. 당시로서 순수 창작 뮤지컬에 이 정도 제작비를 투입한 사례는 국내 뮤지컬사에서 손에 꼽히는 일이었다. 이런 스케일은 지금도 변함없다. 10주년을 맞은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효과는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탄탄한 서사도 한몫했다. 탄탄하다고 해서 원작에 기댔다는 뜻은 아니다. 왕 연출가는 "이야기의 뼈대만 남기고 모든 것은 다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과 괴물, 북극, 이들의 대결, 외로움이라는 큰 틀만 놔둔 채 대부분의 설정을 바꿨다. 원작과 달리 작품의 배경은 전쟁으로, 주인공의 가정환경도 훨씬 불우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결말까지도.


사실 원작이 있는 작품은 서사를 바꿨을 때 리스크가 크다. 캐릭터의 개연성이나 행동의 설득력 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은 변화를 줬는데도 오히려 원작의 감성에 충실했다. 지나치게 괴물이라는 크리처에 몰두하지도 않았고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을 비판하는 데 치우치지도 않았다.

대신 극의 상당 부분을 괴물과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운명적 외로움과 고독함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또 선하던 괴물의 마음이 왜 타락했는지,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왜 생명을 만드는 데 집착하게 됐는지를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는 스토리로 설명한다.

덕분에 이들의 운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처절한 고독으로 빠져드는 서사에 관객도 깊이 공감하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이 대중성은 물론 평단의 호평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 작품은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총 9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 밖에 제3회 SMF예그린어워드 흥행상, 제14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뮤지컬상 등도 받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는 유준상, 신성록, 규현, 전동석 배우가 캐스팅됐다. 앙리 뒤프레 역과 빅터의 피조물인 괴물 역은 박은태, 카이, 이해준, 고은성 씨가 맡았다. <프랑켄슈타인>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8월 25일까지 공연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