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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지니언스, MS발 IT 대란 '반사이익'[특징주]수년간 쌓은 클라우드 NAC·EDR 내공, 글로벌 독식시장 '대안' 주목

이종현 기자공개 2024-07-22 13:44:4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네트워크·엔드포인트 보안기업 지니언스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니언스는 22일 오전 11시 43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7.39% 오른 916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은 54만1551주다. 개장 후 30여분 만에 올해 최대 일일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니언스의 주가는 올해 그다지 힘을 받지 못했다. 지난 19일에는 831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9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1만6000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거래량이 미미했던 영향이 컸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일일 거래량이 10만주를 넘은 것은 이날로 6일이다. 1개월에 한번꼴로 10만주를 겨우 넘겼다. 특히 기관 매도세가 강했다. 지난 2월부터 7월 19일까지 개인이 54만2610주를 사들이는 동안 기관은 40만1631주를 팔았다. 외국인도 11만4850주를 매도했다.


◇Public Announcement

지니언스는 2005년 설립된 보안 솔루션 기업이다. 주력 분야는 네트워크 센서로 연결된 모든 기기의 정보를 탐지·식별·분류하는 네트워크 접근제어(NAC)다. 수년 전부터 '차세대 백신'이라 불리는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솔루션을 개발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것은 2017년이다.


NAC는 기업의 네트워크 영역을 지키기 위한 솔루션이다. 정보기술(IT) 기기가 사내망에 접근하기 전에 적절한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게 기본 구조다. 허가받지 않은 기기가 사내망에 접속해 데이터를 훔쳐 가거나, 악성코드를 전파하는 등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방화벽과 자주 혼동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방화벽이 건물 출입을 위한 출입문과 도어락 역할을 한다면 NAC는 폐쇄회로(CC) TV와 같은 감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비유하곤 한다. 일차적인 출입 자체는 방화벽이 수행하되 세부적인 정책 설정이나 문제 발생시 추적 등에는 NAC가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상호 보완한다.

NAC가 전통적인 먹거리라면 EDR은 지난 수년간 공 들여온 신규 시장이다. EDR은 기기(엔드포인트)의 프로세스 생성, 레지스트리 변경, 인터넷 접속기록, 파일 다운로드 등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이상 행위가 발견될 때 대응하는 솔루션이다.

'백신'으로 통칭되는 안티바이러스 솔루션과 흡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백신이 파일 기반의 탐지에 집중하는 반면 EDR은 악성 활동의 초기 접근, 측면 이동 등 행위를 탐지하고 특정 프로세스를 종료하는 등의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안티바이러스 솔루션도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EDR로 진화하는 추세다.

지니언스는 NAC와 EDR을 앞세워 코로나19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28억원으로, 2019년 249억원에서 4년 만에 72% 늘었다. 최근에는 NAC와 EDR 등 강점을 조합한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솔루션을 출시해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Peer Group

지니언스는 NAC 분야에서 국내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신흥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EDR에서도 공공시장 점유율 1위다. 국내 첫 대형 EDR 사업인 NH농협은행 사업을 수주하면서 민간 시장에서도 선두권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NAC와 달리 EDR은 초창기 시장인 만큼 NAC 만큼 지위가 공고하다고 하긴 어렵다. 국내에서는 'v3’의 안랩, '알약'의 이스트시큐리티가 주요 경쟁사로 꼽힌다. 대상을 넓힌다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카본블랙(VM웨어), 사이버리즌 등 한국에 진출한 EDR 솔루션 기업들과도 부딪히고 있다.

이날 안랩은 전거래일 대비 0.83% 상승한 6만800원, 이스트시큐리티의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는 2.45% 하락한 1만631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거래량 10만주 이하로, 눈에 띄는 주가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지니언스와 직접적인 제품 경쟁을 하지는 않는 보안 업종 기업들의 경우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은 SGA솔루션즈로 14.65% 상승했다. 모니터랩(9.06%), 라온시큐어(7.52%), 샌즈랩(5.77%), 신시웨이(4.92%), 케이사인(3.76%) 등도 상승했다.

지니언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Shareholder Status

지니언스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이동범 대표다. 이 대표는 지니언스 지분율이 30.32%(286만3699주)를 차지해 개인 1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미국법인장인 김계연 지니언스 부사장이 6.78%로 64만주를 보유했다. 회계지원본부장인 정유주 지니언스 전무도 지분 0.65%인 6만1035주를 보유했다. 1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37.75% 지분율로 경영권 유지에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주주 구성 중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지분율이다. 지난 19일 기준 지니언스의 외국인 보유율은 19.85%로 보안 기업 중 특히 높은 편이다. 미국 투자자문사 미리캐피탈매니지먼트가 지분 12.63%, 119만3169주를 보유하고 있다. 미리캐피탈매니지먼트는 지니언스의 2대주주다.

◇IR Comment

더벨은 이날 주가 상승과 관련해 문의하기 위해 지니언스 IR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IR 담당자는 "MS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클라우드 솔루션의 경우 모든 데이터나 이벤트를 클라우드로 보낼 수 없는 만큼 기기(엔드포인트)에 가해지는 부하가 큰 편이다. 에이전트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니언스는 클라우드 EDR을 제공 중이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수년간 클라우드 NAC·EDR을 강조했다. 다만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클라우드 제품이 아닌 온프레미스 제품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전략을 수정 중이다.

그는 "클라우드가 주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미국 기업이라는 것이 걸림돌"이라며 "중동 등에서는 데이터를 미국 기업에게 보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오히려 고객이 온프레미스 EDR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온프레미스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인된 만큼 더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부연했다.

시장에선 이날 지니언스의 주가 상승이 전 세계 IT 마비 사태와 연관이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장애로 이를 이용하는 기업·기관의 서비스도 먹통이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사태의 원인 제공자는 글로벌 1위 EDR 기업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클라우드 기반으로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원격지에서 업데이트를 일괄적으로 할 수 있는 등의 강점을 지닌다. 다만 이번 사태에서는 그런 편의성이 독이 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가 MS의 시스템과 충돌해 전 세계적인 피해를 야기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에서도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지니언스를 필두로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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